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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스바 여왕의 나라'에 신학을 전수하다 / 사랑의 교회

배남준 2017. 2. 10. 09:53

‘스바 여왕의 나라’에 한국 제자훈련 지혜 전했다 기사의 사진

오정현 사랑의교회 목사가 8일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 복음주의신학대에서 에티오피아 하나님의말씀교회 소속 교회 지도자 1000여명에게 제자훈련의 핵심원리를 소개하고 있다.




3000년 전 솔로몬을 방문한 스바 여왕은 그의 지혜가 여호와 하나님으로부터 왔다는 사실을 알고 크게 감동한다(왕상 10). 그 ‘스바 여왕’의 나라 에티오피아에 한국 제자훈련의 ‘지혜’가 전수됐다.

서울 사랑의교회는 8∼9일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 복음주의신학대에서 ‘디사이플 메이킹 리더스 서밋 2017’을 개최하고 ‘에티오피아 하나님의말씀교회(EKHC)’ 소속 교회지도자 1000여명에게 제자훈련의 핵심원리를 소개했다. 

사랑의교회가 9200㎞떨어진 이곳 아디스아바바까지 달려 온 것은 에티오피아가 갖는 지정학적·영적 상징성 때문이다. 에티오피아는 아프리카연합본부(AU) 유엔아프리카경제협의회(UNECA) 등 국제기구가 있어 ‘아프리카의 관문’으로 불린다. 선교학적으론 이슬람의 남하를 막는 요충지로 손꼽힌다.


8일 강단에 선 오정현 사랑의교회 목사는 3차례 강의를 통해 EKHC 지도자들에게 성경적 교회론, 목자의 심정, 온전한 제자의 삶 등 제자훈련의 핵심원리를 제시했다.  

오 목사는 “우리는 늘 ‘신학을 왜 하는가’ 반문해야 하는데, 그 이유는 교회를 살리는 신학이 있는 반면 쇠락시키는 신학도 있기 때문”이라면서 “교회를 정말 살리고 싶다면 인간·철학중심의 신학이 아닌 하나님·성경중심의 신학을 붙들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오 목사는 베드로후서 3장 9절에 나온 목자의 심정이 제자훈련의 기본철학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가난한 미자립교회 목회자의 아들로서 교회를 개척하고 수만명이 모이는 교회를 담임하면서 사역의 수많은 기쁨과 열매, 고통과 절망을 경험했다”면서 “지난 37년간 많은 아픔과 상처를 극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목자의 심정에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목자의 심정은 돌아온 탕자를 측은히 여기는 아버지의 심정, 자식을 많이 둔 가난한 어미가 배고픈 자식에게 하나라도 더 주고 싶어 하는 마음과 같다”며 “그 마음을 가지려고 노력했을 때 놀라운 하나님의 도우심을 경험할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한반도 5배 크기인 에티오피아에는 1억237여만명이 거주한다. 종교별로는 이슬람이 34%, 에티오피아정교회가가 44%를 차지한다. 복음주의 교인은 18%에 육박하는 1800만명 정도다. 이런 영적 지형에 있는 에티오피아 교회 지도자들에게 오 목사는 바른 교회론과 교회부흥의 비결을 제시했다.  

그는 “교인수가 얼마가 됐든 예수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는 교회는 영광스럽다”면서 “로마 가톨릭은 교회가 모든 면에서 완성됐다고 말하지만 평신도가 주체인 개신교는 성령의 임재를 간구하며 하나님 나라 완성과 영광스런 재림을 위해 달려가는 미완성의 교회”라고 설명했다.  

오 목사는 “교회 부흥의 비결은 목회자의 비전에 동의하는 평신도 지도자가 얼마나 있느냐에 달려있다”면서 “사역의 최우선 순위를 영적 재생산이 가능한 평신도 제자화에 두라”고 당부했다.

1927년 설립된 에티오피아 최대 개신교단인 EKHC에는 9000여 교회가 소속돼 있다. 그러나 목회자가 1100명밖에 되지 않아 평신도 사역이 절실한 상황이다. 게르마 메기르사(43)씨는 “공무원으로 일하면서 교회에선 평신도 리더로 활동하고 있는데 제자화가 중요하다는 건 어렴풋하게 아는 정도였다”면서 “이번에 그 의미를 확실하게 알게 돼 큰 감동이 있었다. 교회로 돌아가서 목사님과 함께 평신도 제자화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사랑의교회는 2006년에 브라질 장로교 총회, 2010년에 중국 삼자교회와 가정교회에 제자훈련의 콘텐츠를 전수했다.  

아디스아바바(에티오피아)=글·사진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