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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경의 열매]19.끝/ 인도 23년 배정희선교사 - 복음전도 감사한 삶

배남준 2016. 12. 21. 14:26

[역경의 열매] 배정희  <19·끝> ‘좋은 소식’ 전하는 길, 고단하지만 감사한 삶 기사의 사진

2008년 2월 인도 콜카타 지역의 마더 테레사 수녀가 운영했던 ‘죽음의 집’에서 한 할머니의 얼굴을 만지며 눈물 흘리는 배정희 선교사.



2015년 9월 미션센터 건축 마무리를 위해 바쁘게 지내는 내게 국제 NGO인 굿피플로부터 연락이 왔다. 내가 코이카(KOICA·한국국제협력단)의 대한민국 해외봉사상 수상자로 추천됐다며 필요한 서류를 보내달라고 했다. 대한민국 해외봉사상은 한국을 대표해 현지인들에게 헌신적인 봉사를 한 사람들을 격려하기 위해 마련된 상이었다.

주님의 부르심에 따라 이뤄진 인도 사역이었다. 특별히 상 받을 이유가 없다고 생각돼 주저했지만 결국 주변의 강권에 따라 지난 22년간의 인도 사역을 정리해서 보냈다. 그리고 잊고 있었다. 얼마 후 굿피플에서 연락이 왔다. 내가 코이카 해외봉사상 수상자로 최종 확정됐다며 왕복 비행기표까지 보내줬다. 그 해 11월 25일 코이카 본부에서 열린 제10회 대한민국 해외봉사상 수상식에 참석했다. 함께 했던 수상자들의 빛나는 이력을 보니 내가 설 자리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울보였던 나를 위로하시는 하나님 은혜의 손길을 느꼈다.

코이카 수상을 계기로 지난 사역을 뒤돌아 볼 수 있었다. 교회 개척과 선교 외에 빈민촌 아이들 교육, 의료캠프, 나환자촌 봉사 등 민간외교사절 활동을 했다. 주님이 하라는 대로 했을 뿐인데 과분한 관심을 받게 하고 상까지 주시는 하나님의 배려에 감격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하나님은 내 눈물을 기쁨으로 바꿔 주셨다. 재 대신 화관을 씌워 주셨다.  


윌리엄 캐리 선교사의 초라한 묘비에 쓰여 있는 글을 떠올려 본다. ‘가엾고 비천하며 연약한 벌레 같은 내가 주님의 온유한 팔에 안기다.’ ‘현대 선교의 아버지’로 불린 그는 진정으로 낮은 마음을 지닌 사람이었다. 그는 세상의 환호를 받기보다는 하나님의 주목을 받는 벌레가 되길 더 원했다. 그러나 그는 많은 사람들을 옳은 데로 돌아오게 했다.  

난 인도 사람들에게 좋은 소식을 전하기 위해 인도 땅에 왔다. 좋은 소식은 주 예수 그리스도 외엔 없다. 주위를 돌아보면 모두 주가 필요한 사람들이다. 어느 누구도 예외는 없다. 가난하거나, 부유하거나, 누구나 주가 필요하다. 그들에게 생명의 주님을 전해야 한다. 그리스도의 대사로서 우리에겐 많은 사람들을 옳은 데로 돌아오게 할 책임이 있다. 

지난 23년간 기갈 속에 허덕이는 인도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해 진력했다. 그들을 옳은 길로 돌아오게 하는 것 자체도 내 힘으론 할 수 없다. 나에겐 하나님 아버지를 기쁘게 할 아무런 힘이 없다. 사실 만군의 주이신 그분은 나 없어도 자신의 구원 역사를 이뤄갈 수 있는 능력의 분이시다. 나는 오직 그분이 하시는 일에 참여하는 기쁨만을 누릴 수 있을 뿐이다. 그래서 윌리엄 캐리 선교사는 스스로를 가엾고 비천하며 연약한 벌레로 칭했을 것이다.

이 글을 마치면서 좋은 소식은 주 예수 그리스도 밖에 없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 난 주 예수님께 인생을 걸었다. 주님의 사역에 조금이라도 동참할 수 있었기에 의미 있는 나날들이었다. 인생은 한 번 사는 것. 이 단 한 번의 삶을 영원한 가치를 위해 투자하는 사람은 결코 어리석지 않다. 우리 인생에 좋은 소식은 주 예수 그리스도 밖에 없다. 그분이 우리를 보고 계신다. 이제 함께 그분 집으로 가자. 내 사랑하는 주님 계신 집으로…. 역경의 열매의 지면을 허락하신 국민일보에 감사드리며, 영광은 하나님께 올려드린다.

정리=이지현 선임기자 jeeh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