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기간 뮤지컬계에서 정상을 지키고 있는 한세대 공연예술학과 김문정(45) 교수는 "하나님께 내 삶의 모든 계획을 다 맡겨버린다"고 말했다. 최근 JTBC의 오디션 예능프로그램 '팬텀싱어'에 심사위원으로 출연하며 솔직한 심사평으로 대중의 관심을 받듯, 그는 신앙 이야기를 할 때도 거침 없었다. 지난 16일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에서 김 교수를 만났다.
참가자들이 노래를 끝내면 김 교수는 서슬 퍼런 독설을 날린다. “원곡이 훨씬 더 좋습니다.” “노력은 했지만 하모니로 보이지는 않았어요.” 아픈 말만 하는 것은 아니다. 때론 “노래가 아름다워 눈물이 난다”며 극찬을 하기도 한다. 팬텀싱어는 오디션을 통해 남성 4중창 그룹을 결성하는 프로젝트다.
그는 ‘맘마미아’ ‘맨오브라만차’ ‘레미제라블’ ‘명성황후’ ‘시카고’ ‘레베카’ 등 내로라하는 뮤지컬의 음악을 책임졌던 섭외 1순위의 음악감독이다. 음악감독은 오케스트라 구성과 지휘, 무대의 템포 조절, 배우 선발, 보컬 트레이닝 등 공연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공연계, 더 좁혀 뮤지컬계는 화려한 듯 보이지만 현실은 냉혹하다. 매년 수십 편의 작품이 상연되고 수백명의 배우와 스태프들이 참여하지만 주목받는 것은 극히 일부다.
김 교수가 진지하게 음악을 접한 곳은 교회다. 그는 모태신앙의 크리스천이다. 성남 할렐루야교회(김승욱 목사) 성도로 서울 대치동 개척교회 시절부터 출석했다.
“1980년대 초 국내에서는 거의 최초로 저희 교회에 핸드벨이 소개됐어요. 당시 연주자로 참여했고 나중에는 재능을 인정받아 솔리스트까지 했죠. 음감이 있다는 걸 그때 알게 됐어요.”
이후 성가대 지휘 등을 하며 음악에 관심을 갖게 됐다. 이는 그가 서울예대 작곡과에 진학하는 데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공연장에서 그의 자리는 무대 아래 좁고 컴컴한 공간(오케스트라 피트)이다. 그는 공연을 하며 만난 배우·스태프들과 신앙적 교감을 나누는 것이 자신을 이끄는 동력이라고 했다.
“부와 명예를 얻기 위함이 아닌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기 위해 일을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 열정과 기쁨이 생깁니다. 이를 위해 매 공연 시작 20분 전 배우와 스태프들이 모여 각오를 다질 때 크리스천들은 기도를 해요. 지방공연 일정 중에는 지역의 교회를 수소문해 주일을 지키죠.”
그는 배우 조승우 등을 대표적인 동역자로 소개했다. “조승우씨는 제 태블릿 PC에 기독교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 해주며 설교를 들어보라 권유하기도 했어요.”
김 교수는 올해 뮤지컬 ‘도리안 그레이’의 넘버 작곡을 맡기도 했다. 도리안 그레이는 작가 오스카 와일드의 장편소설 ‘도리안 그레이의 초상’을 각색한 창작 뮤지컬이다.
“당시 인간관계 등에 문제가 생기는 등 개인적으로도 힘든 일이 많아 우울감에 시달렸어요. ‘하나님 저 어떻게 해요’ 라며 울며 매달렸죠.”
그러나 위기가 기회가 됐다. 작품에 등장하는 영국의 귀족 청년 도리안 그레이는 영원한 아름다움을 향한 탐욕으로 자신의 초상화와 영혼을 맞바꾸고 향락과 사치에 빠진 인물이다.
“그레이의 암울함을 묘사하는데 당시 제 우울감이 큰 도움이 됐어요. 돌아보니 그것 역시 하나님의 선물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작품은 평단의 극찬을 받았다.
김 교수는 ‘하나님의 사람’이 되는 것이 최종 목표라 했다. “수많은 시험과 유혹이 있는 세상이지만 하나님이 제 매니저이시기 때문에 넘어질까 염려되지 않아요. 나중엔 멋진 가스펠을 작곡해서 하나님의 은혜에 보답하고 싶어요.”
글=이사야 기자 Isaiah@kmib.co.kr, 사진=김보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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