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치, 선수’를 통한 하나님 나라의 확장 전략FCA Korea
1954년, 미국에서 설립된 스포츠 선교 단체 FCA(Fellowship of Christian Athletes). 복음으로 무장된 코치와 선수들을 양성, 믿음 안에 뿌리내린 기독 스포츠인이 되도록 돕기 위해 설립되었다.
빌리 그레이엄 목사는 “코치 한 명이 1년 동안 미치는 영향력이 일반인이 평생 동안 미치는 영향력보다 크다”라고 말했다. 코치는 선수들의 재능을 발견, 기술을 가르치고, 운동선수로서 성장을 돕는다. 하여, 선수의 삶에 코치는 엄청난 영향을 끼친다. 코치들을 사명자로 기르고, 코치와 선수의 영향력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에 의해 변화된 세상을 꿈꾸는 FCA! 지난해 9월, 한국에서도 이 단체가 출범했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렸다.
신도림 디큐브 현대백화점 4층 카페에서 ‘FCA Korea’ 대표 김태완 목사를 만났다. 깃을 세운 흰색 반팔 셔츠와 청바지를 입고, 길이 잘 든 가죽 가방을 메고 들어온 김 목사의 모습에서 여름의 뜨거운 생동감이 전해졌다. 엄숙한 정장 차림에 넥타이를 매고 올 것이라 기대하진 않았지만, 막상 김 목사와 대면하니 그의 선교 현장이 ‘필드’라는 사실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취재 이승연
FCA Korea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2017년 9월에 출범했어요. 본격적인 사역은 올해 1월부터 시작하게 되었고요. 한국에서도 크리스천 선수나 코치들이 있지만, 그간 선교적 영향력을 끼치지는 못한 것이 사실입니다. 스포츠인들의 영향력으로 복음을 전하고, 다음 세대들을 변화시키는 것이 저희가 가진 비전이에요. 이를 이루기 위해 가장 핵심적인 사람이 바로 ‘코치’들입니다. 이들을 깨워서 변화시키고, 스포츠 현장에서 만나는 선수들과 다른 코치들에게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사역자로 세우는 것이 저희의 전략이죠.
이를 위해 최근 ‘코치들의 아침 식사’라는 모임을 개최하셨지요?
맞아요. 5월 16일, 조찬 모임을 가졌습니다. 크리스천 코치 30명 정도를 초대했는데요. 실제 코치의 삶을 살아가면서 크리스천으로서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분을 강사로 모셨습니다. SK 와이번스의 트레이 힐만 감독! 이분은 미국 FCA에서 오랜 시간 동안 사역을 해왔다고 하더군요. 이날 모임에서 힐만 감독은 ‘크리스천 코치들의 소명과 영향력’이란 제목으로 강연을 해 주셨어요.
감동적인 간증 하나가 있습니다. 시흥시 리틀야구단 이현기 감독도 이번 조찬 모임에 참석했어요. 크리스천 코치로서 야구단 아이들에게 어떻게 영향을 끼칠 수 있을까? 고민하던 차에, 힐만 감독의 강연을 듣게 된 것이죠. 그날 저녁, 이 감독은 아이들을 다 불러 놓고 이렇게 이야기했대요. “얘들아, 감독인 내가 너희들에게 화내고, 짜증 내고, 무엇보다 너희들을 온전히 사랑하지 못한 거 미안해.” 눈물을 흘리면서 사과했더니 아이들도 다 울었다고 하더군요. “내가 너희들을 더 사랑할 테니, 감독님 믿고 따라와 줄래?” 이후 이 감독은 FCA Korea 간사와 함께 성경 공부를 하고 있어요. 시흥과 안산 지역의 다른 야구 감독 코치들과 모임을 조성해서 FCA 비전을 공유, 코치들의 변화를 위해 힘써야겠다는 꿈을 꾸고 있습니다.
트레이 힐만 감독은 크리스천 코치로서 선수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나요?
우선, SK 와이번즈의 많은 선수가 그런다고 하네요. 내가 힐만 감독님이 있을 때 선수로 뛰는 것이 감사하다고. 힐만 감독이 조찬 모임에 왔을 때 이런 이야기를 하더군요. 그 전날, 두산 베어스와 SK 와이번스가 공동 1위였는데, 3차전 첫 경기를 치렀습니다. 9회 말 2아웃까지 SK가 3대 2로 이기고 있었어요. 그런데 구원투수가 마운드에 서서 2아웃까지 잡고, 마지막 공 하나를 남기고 동점을 허용했습니다. 그리고 역전 홈런을 맞았어요. 결국 SK가 두산에게 패하고 말았죠. 힐만 감독은 그날 한숨도 잘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뒤숭숭한 마음을 가라앉히고 조찬 모임에 온 것이죠. 힐만 감독이 이렇게 말했어요. “이 모임을 끝내고 팀에 돌아가서 가장 먼저 할 일이 있습니다. 홈런을 허용한 그 선수를 안아 줄 것입니다. 그리고 사랑한다고 말할 것이지요. 그 선수는 내가 자신을 안아주면서 사랑한다고 말할 것을 이미 알고 있을 것입니다.” 힐만 감독은 하나님이 원하시는 ‘우승’은 경기에서 승리하는 것이 아니라 선수들을 사랑하고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는 것이라고 하더군요.
아무튼 그날 조찬 모임에서 90% 이상의 코치들이 응답했습니다. 선수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삶을 살고 싶다고.
말씀하신 대로 한 ‘코치’가 너무 중요하네요. 그래서 FCA Korea가 현재 집중하고 있는 사역은 코치들을 섬기는 것이겠군요?
그렇습니다. 이를 위해 ‘3Es’를 적용하고 있어요. 그러니까 Engage, Equip, Empower. 첫째 Engage, ‘관계’를 맺습니다. 경쟁과 가족 관계 등에서 오는 어려움을 들어주고, 기도해 주고, 도우면서 깊은 사귐을 갖습니다. 둘째 Equip, ‘훈련과 자원’을 제공합니다. 코치들은 스포츠 기술을 가르치는 데는 최고 전문가들이지만 선수들에게 영향력을 끼치고 변화시키는 데 있어서는 훈련이 안 되어 있어요. 특히 영적인 부분은 더욱! 코치들에게 이런 부족한 부분들을 훈련 시킵니다. 셋째 Empower, ‘위임’ 즉 사역의 기회를 제공합니다. 코치들은 선수, 선수의 부모, 관계자들에게 영향력을 가진 자로 다가갈 수 있어요. 하여, 코치들이 실제적으로 아이들에게 성경 공부 소그룹 모임을 할 수 있도록 사역을 위임하는 것이죠. 그래서 저희는 코치들이 필요로 하는 성경 공부 교재나 스포츠 현장에 맞는 성경책을 지원합니다.
FCA에서는 소그룹 모임을 ‘허들(Huddle)’이라고 부르던데요?
허들은, 가령 이런 것이죠. 미식축구에서 공격 팀이든 수비 팀이든 스크럼 후방에서 쿼터 백을 중심으로 원을 이루어 정렬하고, 다음 작전을 짜는 것을 말하는데요. 동그랗게 모여 소그룹 성경 공부 모임을 스포츠 용어로 허들 모임이라고 부릅니다. 허들 모임 때 사용하는 성경 공부 교재는 매년 주제를 만들어요. 올해는 ‘STRONG’입니다. 크리스천 선수들이 경기에서 이기기 위해서 열심히 훈련해 강해져야 하듯이, 영적 영역에서도 어둠과 싸우기 위해 강해져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어요. 코치들은 이런 교재를 가지고 스포츠 현장에서 스포츠 언어로 선수들에게 영적인 가르침을 줄 수 있죠. FCA Korea에서도 미국 FCA에서 만든 교재를 번역해서 보급하고 있습니다.
여름입니다. 교회마다, 기독 단체마다 여름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FCA Korea에서도 여름 프로그램을 진행하는지요?
7월 23일부터 25일까지 ‘FCA스포츠캠프’를 합니다. 이번 캠프에서는 축구, 야구, 락크로스에 대해서 아이들이 보고 배우고 경험할 예정인데요. 스포츠 페스티벌처럼 서로 팀도 만들고, 경기도 하고, 응원도 하고, 저녁에는 영성 집회를 통해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은혜를 누리는 시간을 가지려고 합니다. SK 와이번즈의 트레이 힐만 감독, 넥센 히어로즈의 제이크 브리검 선수, 두산 베어스의 조쉬 린드블럼 선수 같은 FCA 소속 유명 감독과 선수들도 와서 간증을 전하고 아이들과 함께 운동하는 즐거운 시간을 보낼 계획이죠.
그 외에 FCA에 소속된 유명 선수들은 누가 있나요?
‘LA 다저스’의 클레이튼 커쇼. 아시죠? 이 선수는 FCA 허들 리더 역할을 하면서 신앙이 더욱 성장하게 되었어요. 그는 “공인으로서 크리스천이 어떻게 사는지 보여 주는 게 전도”라는 신앙 고백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농구 선수 중에는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스테판 커리가 있는데요. 자기는 하나님을 위해 코트를 뛴다고 말하곤 하죠. 미식축구 선수 팀 티보, 대만계 농구 선수 제레미 린, 한국에서는 야구 선수로 ‘LG 트윈스’의 타일러 윌슨, ‘NC 다이노스’의 재비어 스크럭스 등이 있죠.
앞서도 언급했지만 한 코치가 아이들에게 기술만 가르치고 이기는 것만 강요하는 게 아니라, 복음을 가르치고 삶으로 신앙인의 모습을 보여 줄 때, 선수들은 코치를 보고 영향을 받기 마련입니다. 훗날 이 선수들이 복음으로 아이들에게 끼칠 영향은 정말 어마어마한 것이죠.
미국 FCA 규모는 어느 정도 되는지요? 그간 맺어 온 사역의 열매를 수치화할 수 없겠습니다만, 대략적으로나마 짐작할 수 있을까요?
FCA와 관련된 아이들이 거의 2백만 명 정도 됩니다. 미국 FCA 사역자, 스태프들은 해외 사역자들까지 포함해서 대략 1700명입니다. 2016년에 성경 17만 권을 배포했고, 허들 모임은 약 1만 7300개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한 모임당 5명씩 잡아도 모임에 참석하는 수가 10만 명 가까이 되는 거죠. 그리고 선수를 대상으로 하는 1일 집회를 510회 했는데,
이 집회에 19만 2000명이 참석했어요.
마지막 질문입니다. 왜 스포츠 선교여야 하는가요?
시대마다 하나님 나라를 확장해 가는 어떤 영역들, 도구들이 있었어요. 비즈니스, 문화나 예술 등 다양한 도구를 이용한 선교가 있지만, 스포츠는 이 시대에 하나님이 사용하시는 강력한 선교 도구라고 생각합니다. 일단 스포츠는 그 자체가 하나의 언어죠. 언어가 통하지 않아도 축구공 하나로 관계를 맺을 수 있고, 그 관계를 지속시킬 수 있어요. 최근 들어서 미디어의 발달로 월드컵이나 올림픽의 파급력을 실감할 수 있지 않습니까? 중국에서 프리미어 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FC’ 팬만 5천만 명이라고 하더군요.
지금껏 스포츠는 정치적, 상업적 도구로 이용되었습니다. 스포츠도 선교적 도구로 엄청난 영향을 끼칠 수 있어요. 스포츠인들이 가지고 있는 영향력으로 어떻게 세상에 복음을 전할 수 있을까, 고민하고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할 시기입니다. 예수님께 헌신 된 비전을 가진 선수들을 발굴하고, 성장시키고, 그들이 가지고 있는 영향력으로 하나님 나라의 확장을 위해 쓰이게 해야 하는 것이죠. 스포츠 선교에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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