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간증

극작가 오혜령씨 3개월 시한부생명에서 만난 하나님

배남준 2017. 1. 29. 18:36

시인으로 돌아온 극작가 오혜령 

 

오혜령씨

 

그녀는 60년대 70년대에 가장 인기 있는 극작가였고, 당시 젊은이들을 잠 못들게 했던 ‘별이 빛나는 밤에’라는 라디오 프로그램 DJ로 최고 인기를 누리던 한 시대를 풍미했던 여성이었습니다. 그녀는 엘리트 중에 엘리트였습니다(이화여고 졸업, 연세대 영문과를 졸업, 64,65년 중앙일간지 신춘문예에 당선, 연극영화예술상 신인상, 연극대상도 수상, 76년에는 36살의 나이로 세계 언론인작가대회 사무총장에 선임).


 

그러나 그렇게 잘 나가던 그녀에게 시련이 닥쳐왔습니다. 77년도에 그녀는 큰 교통사고를 당했습니다. 72시간 후에야 겨우 의식을 되찾았습니다. 소생은 했지만, 그 때에 얻은 관상대동맥경련증은 하루에 한 번씩 그녀를 생사의 경계로 떠밀곤 했습니다. 조금만 과로해도 숨이 멎고 졸도를 하곤 했습니다. 그러다가 이듬해 78년 2월에는 말기 위암 진단을 받았습니다. 그 때 나이 38세였습니다. 암세포는 이미 십이지장과 임파선까지 온 몸으로 전이되어 있어서 수술도 불가했습니다. 3개월 시한부 선고를 받았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걸어 다니는 종합병원’이란 별명이 붙을 정도로 병치레를 많이 한 그녀는 숱한 질병의 고통 속에서도 용케 살아왔는데, 그것도 모자라 이런 고난을 당해야 하느냐고 욥처럼 하나님께 항변했습니다. “하나님 안에서 진리를 추구해 온 제게 왜 매를 드십니까. 당신이 살아 계신다면 말씀해 주십시오. 이 고통 중에 말씀해 주시지 않으면 전 당신을 믿지 못하겠나이다.” 통증은 24시간 동안 단말마로 다가오는데, 너무 고통스러워 차라리 죽고 싶었다고 했습니다. 죽음을 기다리며 달력의 숫자판에 빨간 색연필로 빗금을 쳐 나갔다고 합니다. 예정된 죽음의 날짜인 6월 26일에 빗금이 쳐 진지 며칠이 더 지나고 있었다고 합니다. 물만 먹어도 토했고 혈변을 보는 고통은 계속 되었습니다.


 

그때 그녀에게 매주 꽃을 보내주는 사람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날도 “희망을 버리지 말라”는 메모와 함께 백합 50송이를 보내왔습니다. 그녀는 반시간 가까이 꽃에 얼굴을 파묻고 가만히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어쩐 일인지 갑자기 정신이 몽롱해지기 시작했고, 그때 어디선가 그녀의 목덜미를 강하게 낚아채는 손길을 느꼈고, 그 순간 그녀는 정신없이 방바닥에 나동그라졌습니다. 그녀는 직감적으로 살아 계신 주님께서 자기를 찾아오셨음을 느꼈습니다. 그녀는 반사적으로 이렇게 외쳤다고 합니다. “당신은 대체 누구십니까? 왜 죽음의 한복판에까지 따라오시는 겁니까?” 그 말을 내뱉고 나자, 그 동안 주님을 외면하고, 마음대로 살았던 죄에 대한 두려움이 엄습해 왔습니다. 어디서부터 회개해야 할지 몰라 눈물만 쏟아졌습니다. 며칠 동안 화선지에 붓글씨로 자기 죄를 쓰면서 회개를 하게 되었는데, 수 십 개의 양초가 녹아내릴 때까지 회개하고 또 회개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회개하기를 반년 가까이 된 어느 날이었습니다. 그날도 기도와 찬양을 하며 혼자 예배를 드리고 있었는데, 온몸에 오한이 덮쳐 왔습니다. ‘이제 죽는 시간이 다가왔구나!’ 그녀는 죽음을 예감했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일어났습니다. 너무 추워서 이불깃을 잡아당기는데, 겨드랑이에 잡히던 임파선 암 덩어리가 만져지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어깨에 나 있던 복숭아씨만 하던 멍울도 사라져버렸고, 복수로 차올랐던 배도 완전히 꺼져 있었습니다. 그는 살아 계신 주님께서 두 번째로 자기를 찾으신 것을 알았습니다.


 

그때부터 그녀는 완전히 새로운 인생을 살기 시작했습니다. 덤으로 얻은 생명을 주님께 드리며 소외된 자들을 돌보는 인생을 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부터 약 21년 전인 87년 7월 17일 남편 권오정 목사와 함께 화성군 비봉면에 무의탁 노인들을 돌보는 평화의 집을 개원하고 지금까지도 헌신적인 사역을 펼쳐오고 있습니다. 
그녀는 암에서 고침을 받았지만, 여전히 몸에는 여러 가지 병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심근경색에다 좌골신경통, 신우염, 방광염, 통풍관절염, 저혈압(60-40)등, 그녀의 삶은 암에서는 고침을 받았지만 여전히 난치병과의 싸움으로 점철되고 있었습니다. 그녀는 주님을 만난 후부터 하루 종일토록 기도하는 삶을 살기 시작했는데, 요즘도 그녀는 여전히 하루에 아홉 시간씩 기도하면서 주님을 깊이 만나고 있다고 합니다. 

그녀는 전에는 무의탁 노인들을 섬겼는데, 지금은 27명의 의지가지없는 아이들을 섬기고 있다고 합니다. 최근의 사진을 보니까 40여 가지가 넘는 난치병을 앓았던 사람처럼 보이지 않을 만큼 아주 건강한 얼굴이었습니다. 한 2년 전에 성지 여행을 갔다가 주님의 기적적인 은혜를 경험하면서 이렇게 건강해졌다고 합니다. 참으로 놀라운 하나님의 은혜가 아닐 수 없었습니다. 그녀의 간증을 읽으면서 제 마음속에 나도 그녀처럼 더 깊이 주님을 만나고 싶고, 더 깊이 교제하고 싶다는 갈망이 일어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