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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브르박물관 속에 숨겨진 성경속 흥미로운 역사적 사실들

배남준 2017. 1. 26. 13:32


[미션&피플] 파리 루브르박물관 ‘성경투어’ 가이드 안성규씨 기사의 사진

안성규씨가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63스퀘어 앞에서 밝게 웃으며 프랑스 파리 루브르 박물관에 숨겨진 성경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모압은 이스라엘에 조공을 바치던 족속이다(삼하 8:2). 당시 다윗이 통치하던 이스라엘은 황금기를 누리고 있었다. 그러나 하나님을 멀리하면서 분열을 시작했고 이를 틈타 기원전 810년쯤 모압의 메사왕은 반란을 도모한다(왕하 3:4). 북이스라엘의 왕 여호람은 유다왕 여호사밧과 에돔왕과 연합해 모압을 정벌하려 하지만 실패한다. 메사왕은 승리를 기념하기 위해 비석을 세운다. 이 '메사의 석비'는 현재 프랑스 파리 루브르 박물관에 전시돼 있다.

루브르박물관 ‘루브르성경투어’ 가이드인 안성규(35)씨는 “이 비석은 타락한 이스라엘을 하나님이 어떻게 심판하셨는지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기원전 516년 페르시아의 다리오왕 때에 예루살렘성전이 재건된다. 느부갓네살왕에 의해 성전이 파괴된 지 정확히 70년 만이다. ‘바벨론에서 70년이 차면 내가 너희를 돌보고 나의 선한 말을 너희에게 성취하여 너희를 이곳으로 돌아오게 하리라’(렘 29:10)는 예언이 실현된 것이다. 루브르에선 다리오왕의 궁전에 서 있던 황소 모양의 기둥장식을 볼 수 있다. 안씨는 “이 장식을 보면 거대한 제국의 힘 앞에서 믿음을 지키려 애썼던 이스라엘 백성들의 모습을 떠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루브르를 찾는 관광객들은 모나리자나 비너스 조각상 같은 명작은 빼놓지 않고 보지만 메사의 석비나 다리오왕 궁전의 기둥장식에는 별로 관심을 갖지 않는다”며 “이 유물 속에 있는 성경의 역사를 그냥 지나쳐버리는 게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메사의 석비나 페르시아 궁전의 기둥장식 말고도 루브르엔 아브라함의 여정에서부터 바울의 2차 전도여행까지의 성경 속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유물들이 많다. 르네상스와 바로크, 근대미술 작품에도 성경 말씀을 소재로 한 것들이 적지 않다. 안씨는 루브르에 전시된 작품으로 하나님이 실제 역사하셨던 일들을 알리기 위해 지난해 4월 루브르성경투어를 시작했다. 지금까지 10여 팀이 참여했다. 

중앙대 불문과를 졸업한 안씨는 2008년 1월 이곳에 왔다. 처음엔 어학공부를 하고 석사학위를 따겠다는 목적이었다. 하지만 현지 선교센터인 ‘예수님의 마을’에서 열린 선교 콘퍼런스에 참여하며 개신교 인구가 2%에 불과한 프랑스에 복음을 심어야겠다는 사명감을 갖게 됐다. 파리7대학에서 예술과 미학 석사학위를 취득한 뒤 현지 여행사 인디고파리에서 루브르성경투어를 시작했다. 안씨는 “홈페이지에 이 투어를 설명하는 글을 올리기 위해 문구를 작성한 날 프랑스 공인가이드 자격증 시험 합격 소식을 듣게 됐다”며 “이 땅에서 복음을 전하는 사명을 다하라는 하나님의 사인처럼 느껴졌다”고 말했다. 

안씨는 루브르를 찾은 관광객들에게 이곳에 남아 있는 성경 속 역사를 소개하지만 오히려 본인이 받는 은혜가 더 크다고 했다. 지난해 11월엔 의정부광명교회 교인들이 안씨와 헤어지기 전 리옹역 뒤편 광장의 한적한 골목길에서 ‘벌떼 축복기도’를 해줬다. 홈페이지에는 이 투어에 참여했던 이들의 후기가 적혀있다. 김지아씨는 “미지의 세계와도 같았던 구약시대를 보다 생생하게 머릿속에 그려볼 수 있었다”고 적었고, 김예은씨는 “평소 막연히 믿던 성경 속 이야기를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었다”고 남겼다. 

안씨는 “성경 속 이야기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멀게 느껴질 수 있지만 루브르에서 유물을 보며 성경 속에 갇혀있던 하나님이 아닌 실제 역사하신 하나님을 체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