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할머니가 하루에 1000원씩 1년 동안 모은 돈을 한국구세군(사령관 김필수) 자선냄비에 넣고 자리를 떠났다. 자원봉사자들이 인적사항을 물었지만 답하지 않았다.
지난 9일 오후 3시쯤 전북 전주 완산구에 설치된 자선냄비 앞. 한 할머니가 자선냄비 앞으로 다가오더니 가방에서 주섬주섬 뭔가를 꺼냈다. 3개의 두툼한 흰 봉투였다. 자선냄비에 넣으려 했지만 봉투가 두꺼워 잘 들어가지 않았다. 옆에서 지켜보던 구세군동전주교회 하지혜 부교가 도와주러 다가갔다. 2개의 봉투엔 1000원짜리 지폐가 담겨 있었고 나머지 봉투엔 500원짜리 동전이 담겨 있었다. 돈을 꺼내 다른 봉투에 나눠 담는 하 부교에게 할머니는 작은 목소리로 “하루에 1000원씩 1년 동안 모은 것”이라고 말했다.
작지만 큰 사랑에 감격한 하 부교가 성함과 나이 등을 물었지만 부끄럽다며 자리를 피하려 했다. “아름다운 선행의 모습을 남기고 싶다”고 졸라 옆모습만 겨우 두 장의 사진에 담았다. 할머니가 기부한 금액은 36만5000원보다 조금 많은 40만원 정도였다.
하 부교는 “요즘은 경기 탓인지 자선냄비에 기부하는 사람들이 많이 줄어 자원봉사자들이 외로움을 느낄 정도였는데 할머니의 모습을 보며 기운을 얻었다”며 “40만원이면 적지 않은 돈일 텐데 다시 한번 세상이 따뜻하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고 전했다.
김규한 구세군자선냄비본부 모금본부장은 “할머니는 매일 어려운 이웃들을 생각하며 돈을 모았을 것”이라며 “할머니의 마음을 생각하면 하루 1000원씩 모은 이 돈이 세상에서 가장 큰 기부금”이라고 말했다.
구세군은 오는 31일까지 전국 76개 지역 400여곳에서 자선냄비 모금활동을 펼친다. 올해 거리모금 목표액은 75억8000만원이다. 모금액은 전액 불우이웃과 긴급구호·위기가정, 사회적 소수자 등을 위해 사용한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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