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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할 때 강함되시네 작곡자 탈동성애 - 평안 찾아와

배남준 2016. 12. 9. 07:28

탈동성애 사역자 데니스 저니건

'탈동성애' 찬양사역자 데니스 저니건씨가 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공원로 국민일보 사옥에서 인터뷰를 갖고 자신이 작곡한 '약할 때 강함 되시네'의 창작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데니스 저니건(56)씨는 '약할 때 강함 되시네(You are my all in all)'의 작사·작곡가이자 탈동성애자다.

“공중화장실에서였습니다. 다섯살 소년이던 제게 한 남성이 다가와 자신의 성기를 보이며 성적 접촉을 시도했죠. 그날 이후 제 삶은 고난의 늪으로 점점 빠져 들었습니다.” 

신앙생활도 행복하지 않았다. 세상과 교회에 오직 두 종류의 사람만 있는 것 같았다. 그와 동성애 관계를 유지하는 사람과 동성애를 경멸하는 사람이었다. 동성애를 “큰 죄악”이라며 손가락질하는 교사와 목회자들의 얘기를 들으며 ‘하나님도 분명히 날 싫어하겠구나’란 생각은 날로 커졌다. 성도들 앞에서 기쁨으로 찬양하면서도 동성애에 대한 죄책감으로 이중 신앙생활을 하던 데니스는 극심한 괴로움 끝에 멘토로 여기던 한 목회자에게 동성애를 고백했다. 그러나 오히려 자신에게 동성애 관계를 요구하는 목회자의 모습에 큰 충격을 받았다.

“자살을 하려고 자취방에서 가스밸브를 열어놓고 누웠는데 ‘정말 죽을 준비가 돼 있느냐’는 음성이 들려왔습니다. 정신이 번쩍 들어서 가스밸브를 잠갔죠.” 

이후 한 세미나에 참석한 데니스는 “하나님께선 누군가의 숨겨진 모습과 고통도 다 알고 계시며 그 모습까지 사랑하신다”는 메시지를 듣고 삶의 전환점을 맞았다. 그는 “지나온 모든 순간을 하나님 앞에 쏟아낸 뒤 용서와 사랑을 구하자 비로소 평안이 찾아왔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매일 아침 피아노 앞에 앉아 말씀을 묵상하고 기도하면서 하나님이 주시는 영감을 악보 위에 그려낸 곡이 바로 ‘약할 때 강함 되시네’로 탄생했다. 1983년 멜린다 휴릿과 결혼해 9명의 자녀를 둔 가장으로 살아가고 있다. 

‘퀴어문화축제’ ‘차별금지법 제정’ 등으로 동성애 문제가 뜨거운 논란이 됐던 지난해 9월엔 그의 삶과 고백, 음악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싱 오버 미(Sing over me)’가 국내 개봉돼 큰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다. 저니건씨는 “미국 내에선 이 영화가 단 한 개의 영화관에서도 상영되지 못했다”며 “아직 한국엔 희망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동성애 논란을 겪고 있는 오늘의 한국사회에서 1970년대 미국의 모습을 보고 있었다.

“인식의 변화는 법과 교육을 변화시키는 출발점입니다. 1970년대 미국 사회에서 영화, 드라마를 통해 미화된 동성애가 사람들 인식을 바꿔놨던 걸 기억해야 합니다. 한국엔 아직 기회가 있습니다. 동성애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담은 문화 콘텐츠가 활발하게 생산돼야 합니다.” 

저니건씨는 1989년부터 28년째 미국과 남미 지역을 순회하며 찬송과 예배, 치유와 회복 사역을 펼치고 있다. 그가 무대에 선 현장, 그의 간증이 담긴 유튜브 동영상 등을 접한 수천명의 동성애자들이 “탈동성애자로 살 수 있게 해줘 고맙다”고 감사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크리스천 음반사 휫셔뮤직(대표 유지연 장로)의 초청으로 지난 3일 입국한 그는 11일까지 전국 교회, 대학, 영화관 등에서 간증 콘서트를 열며 삶과 신앙을 전한다.

“동성애 뿐 아니라 모든 죄를 위해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돌아가셨음을 알아야 합니다. 아시아 여러 나라에서 동성애로 시름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들었는데 이번 방문을 계기로 더 많은 이들을 직접 만나 위로하고 치유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 사진=강민석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