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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내기 크리스천 '믿음의 메치기' 당찼다

배남준 2016. 8. 8. 11:38

    >리우올림픽<꿈 이룬 '악바리' 정보경


       

정보경이 6일(현지시간) 리우올림픽 여자 유도 48㎏급 4강전에서 쿠바의 다야리스 메스트르 알바레즈를 한판으로 이기고 기도 세리모니를 펼치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리우올림픽에서 6일(현지시간) 대한민국에 1호 메달을 안겨준 정보경(25·안산시청)은 결승 진출이 확정되자 기도 세리머니를 펼친 새내기 크리스천이다. 지난해 초 국가대표기독신우회장 안래현 장로의 인도로 태릉선수촌 수요예배에 참석하면서 신앙을 갖게 됐다.  

여자 유도 48㎏급 16강전을 한판승으로 따내며 올림픽 무대에 등장한 정보경은 승리할 때마다 유도 국가대표 선수들의 신앙 멘토로 알려진 이원희 코치와 기쁨을 나누며 금메달을 향한 도전을 이어갔다.

8강전에서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때 자신에게 패배를 안겼던 세계랭킹 1위 우란셋세그 문흐바트(몽골)를 꺾었을 때는 이 코치와 부둥켜안으며 한국 응원단을 향해 감사를 전했다. 준결승에서 다야리스 메스트르 알바레즈(쿠바)를 한판승으로 꺾고 결승 진출을 확정지은 뒤에는 매트 위에서 두 손을 머리 위로 모은 채 감사의 기도를 드렸다. 

정보경은 결승전에서도 우세한 경기를 펼쳤지만 파울라 파레토(아르헨티나)에게 통한의 절반승을 내주며 금메달을 양보해야 했다. 눈물을 보이며 경기장 아래로 내려 온 정보경을 가장 먼저 맞이한 것도 이 코치였다. 이 코치는 한동안 눈물을 멈추지 못하는 그의 어깨를 토닥이며 위로했다. 

안 장로는 전화통화에서 “신앙이 없이 처음 예배에 참석하는 선수들은 마지못해 예배를 드리는 경우가 많은데 보경이는 말씀에 호기심을 갖고 집중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알람을 켜두고 새벽에 일어나 응원했는데 기독 국가대표선수로서 1호 메달 소식을 들려줘 고맙다”며 “대한민국 국민들은 물론 하나님께 귀한 선물을 한 것”이라고 칭찬했다.  

리우로 출발하기 전 머리를 금메달의 금빛으로 염색했다는 정보경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스타트를 금메달로 끊고 싶었는데 미안한 마음이 든다”며 아쉬워했지만 “오늘의 패배를 딛고 금메달에 다시 도전하겠다”며 당찬 포부를 전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7일 축전을 보내 “작은 체구이지만 누구보다 힘차고 멋진 경기를 펼쳐 준 정 선수의 끈기와 도전 정신에 환호의 박수를 보낸다”며 축하했다. 

경기 후 정보경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는 축하와 격려 글이 잇따랐다. 누리꾼들은 ‘은메달 축하드려요. 정보경 선수가 대한민국 국가대표라 자랑스럽습니다(erie_01)’ ‘우는 거 보고 너무 속상했어요. 수고하셨어요. 감사합니다(cxxmj)’ 등으로 격려했다.  

리우 올림픽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 204명 가운데 기독 선수는 50여명이다. 8일에는 남자유도 세계랭킹 1위 안바울(66㎏급)과 인천 아시안게임 은메달리스트 김잔디(57㎏급)가 금빛 메치기에 나선다. 권한나 김온아 남영신 이은비 정유라 등 5명의 기독 국가대표가 포진한 여자핸드볼팀은 같은 날 저녁 스웨덴과 조별예선 2차전을 치르며 ‘우생순 신화’에 재도전한다. 

                 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