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은뉴스=온라인 뉴스팀] 점심시간이라 부르는 오후 12시부터 오후 1시 사이가 되면 식당들은 그 어느공간 보다 바빠진다. 특히 많은 이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맛을 지녀 ‘맛 집’ 칭호를 얻은 곳은 북적대는 손님들로 항상 손이 모자라는 점심시간을 보낸다. 서울 영등포의 작은 공간, 식당이 아닌 식당 ‘토마스의 집’ 역시 여타 맛 집 만큼 분주한 점심시간. 이곳만의 특별한 메뉴는 없지만 ‘사랑’을 듬뿍 담아주기로 정평이 나 늘 손이 모자라는 점심시간 이다
▲ 매일 250~300명가량 인원이 ‘토마스의 집’을 찾아 한 끼 식사를 해결한다. 건너편 멀지 않은 곳에는 신세계 백화점이 있다. |
서울 영등포역에서 신도림 방향으로 약 500미터에 위치한 건물 모퉁이에는 파란 바탕에 흰색으로 쓴 간판을 건 ‘토마스의 집’이 있다. 점심시간을 제외하면 찾아오는 사람도 거의 없고 늦은 오후에는 문을 닫는 이곳은 벌써 내년이면 20주년을 맞이하는 노숙인 및 생활이 곤란한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무료 급식소이다. 25명이 앉을 수 있는 작은 공간이지만 하루 평균 250~300명이 식사를 하며 북새통을 이룬다.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이 없다면 불가능 할 꾸준함
1993년 2월 12일부터 김종국(세례명 토마스 아퀴나스)신부와 봉사자들이 시작한 활동은 배식된 식사 양을 어림잡아도 천 만 인분이 넘는다. 그간 이 곳을 거쳐 간 봉사자들의 수는 물론이고 주린 배를 채운 이들의 수는 세는 일이 무의미 할 정도다.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이 없다면 불가능 할 꾸준함을 이어오고 있는 것이다.
물론 긴 세월과 거쳐 간 인원만 보더라도 알 수 있듯 모든 일이 순조롭게 진행되진 않았다. 무엇보다 100% 후원을 통한 무료 급식이다 보니 국가 경제사정에 따라 존립이 흔들리는 일도 많았다. 특히 ‘IMF 사태’와 ‘2008년 금융위기’ 때는 ‘다음 번’을 기약하기 힘든 상황에 처하기도 했다. 주변 식 업소로부터는 매출 저하 등을 원인 삼은 따가운 눈총을 매일 받아야 했고, 게다가 만취해 소동을 피우거나 길거리에 가래침을 뱉는 일부 사람들의 행동으로 봉사자 ․ 행인 모두 색안경을 쓰게 되는 상황이 일어나는 등, 수많은 어려움이 내․외부에서 필연 처럼 따라다녔다.
채워지지 않은 부족함은 여전히 쌓인 채 도움의 손길 필요해
다행히 긴 세월 묵묵히 이어 온 무료 봉사가 차츰 세간에 알려져 도움을 주는 기업 및 단체들이 생겼고, 무엇보다 언론의 조명으로 인해 새로이 찾아오는 자원봉사자들이 있어 운영에 큰 도움이 되고 있지만 채워지지 않은 부족함은 여전히 쌓인 채 도움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비록 무료 급식이긴 하지만 봉사자들이 무보수로 일을 하진 않는다. 긴 시간 봉사를 해온 박경옥 총무는“식사를 마치고 너무너무 잘 먹었습니다, 아주 잘 먹었어요. 그렇게 인사를 하고 나가시거든요. 그럴 때 진짜 많은 보람을 느껴요.”라며 값진 ‘보람’을 보수로 얻음을 피력했다.
서울시 교통의 중심지 중 하나인 영등포역은 오늘도 많은 사람들이 어디론가 떠나거나, 원래 머물던 곳으로 돌아가기 위해 찾아온다. 그리고 ‘토마스의 집’을 지켜온 이들이 바라는 것 또한 식사를 마친 이들이 원래 있던 자리로 돌아가 행복한 가정을 꾸리며 사는 것이다. 이를 위해 따뜻한 밥과 국을 만드는 ‘토마스의 집’의 아침은 서울의 그 어느 식당보다도 맛있는 냄새가 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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