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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의 선배, 3명 삶 기리는 발표회 가져- 이기풍,이성봉, 장기려

배남준 2016. 7. 20. 08:48

 신앙의 선배들 가신 길을 따라  고난·가난·섬김을 되새긴다 기사의 사진


신앙의 선배들 가신 길을 따라


-고난.  가난.  섬김을 되 새긴다 - 


“오늘의 한국교회는 역동성을 상실했습니다. 한국교회가 다시 일어나기 위해서는 초대교회처럼 역동성을 회복해야 합니다. 신앙 선배들의 역동적인 삶을 보고 배움으로써 지금의 위기를 극복해야 합니다.”

강단에 선 박명수 서울신대 교수가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교회목회자윤리위원회(한목윤·위원장 전병금 목사) 주최로 19일 오전 서울 양재동 온누리교회(이재훈 목사)에서 열린 ‘신앙선배들의 가난과 고난과 섬김의 삶을 기리며’ 발표회에서다.  

박 교수는 제주의 첫 선교사인 이기풍(1865∼1942) 목사의 삶을 소개하며 “그의 초기 사역이 제주도 복음화로 빛을 냈다면 말기엔 순교신앙으로 빛을 발했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신사참배를 끝까지 반대하다 일제의 고문을 받았고, 석방된 지 얼마 안 돼 숨졌다. 박 교수는 “그는 한곳에 머물러 왕국을 세우려하지 않았고, 순회하면서 사역했다. 한국교회는 바로 이 점이 부족하다”며 외형과 규모에 매몰된 한국교회에 쓴 소리를 했다.

한국복음주의협회장 김명혁 목사는 ‘말로 못하면 죽음으로’란 말을 남긴 부흥사 이성봉(1900∼1965) 목사의 삶에 대해 전했다. 김 목사는 “이 목사님은 잠자는 교회를 일깨우기 위해 농어촌 교회까지 찾아가서 부흥회를 인도하는 등 수고와 고난과 섬김의 삶을 살았다”며 “딸의 결혼식에 인사하러 올라가 전도 강연을 했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이어 물질에 빠진 한국교회를 비판했다. 그는 “이 목사님은 사례비를 작고 어려운 교회를 위해 사용하는 등 ‘청빈(淸貧)의 삶’을 사셨다”며 “현대 교회는 말로는 개혁주의 신학을 주창하면서도 실제로는 세상과 돈을 좋아하는 세속주의에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이상규 고신대 교수는 고신대병원 초대원장을 지냈던 장기려(1911∼1995) 박사에 대해 “선한 의사로 일생을 살며 기독교적 가치를 실천했던 의료인”이라고 소개했다. 장 박사는 우리나라 최초의 사설의료보험이었던 청십자의료조합을 설립해 가난한 이들을 치료했고 간암치료에 선구적인 업적을 남겼다. 작은 소유조차 부끄러워해 ‘바보 의사’로 불렸다. 이 교수는 “장 박사님에게 있어 소유는 남을 섬기는 수단이었다”며 “청빈과 가난은 그의 삶의 태도였고, 섬김은 삶의 방식이었다”고 설명했다. 

발표회에 참석한 100여명의 목회자들은 3명의 신앙선배들을 생각하며 가난과 고난과 섬김의 삶을 살기로 다짐했다. 한목윤 서기인 정주채 목사는 “주님 가신 길을 따르고자 묵묵히 고난의 길을 걸어온 세 분 신앙선배의 삶을 기리며 우리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 됐길 바란다”고 말했다. 발표회가 끝난 뒤 그가 읽어내려 간 낭독문엔 이런 내용이 있다. 

‘우리는 부와 명예와 권세의 유혹을 이기고 평생토록 낮은 자리에서 섬기는 자로 살 것을 다짐한다.’ ‘우리는 교회의 양적 성장주의 추구에 함몰되지 않도록 즉 세속화와 인본주의에 치우치지 않도록 자기를 지키며 교회의 갱신과 진정한 부흥을 위해 말씀과 기도에 더욱 전념할 것을 다짐한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