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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용자들 성경 읽기 열풍 - 죄 씻고 새삶 얻어

배남준 2016. 7. 13. 06:21

    수용자들 성경 읽기 열풍… 죄 씻고 새삶 얻어 기사의 사진

서울구치소 수용자들이 지난 4월 자신이 선택한 책을 읽고 독후감 발표회를 갖고 있다. 서울구치소 제공




“하나님은 탕자인 저를 위해 시련을 안겨 주신 것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수없이 많은 우여곡절 끝에 저는 이곳에서 하나님을 만났습니다.”(처음으로 성경을 읽은 수용자 박모씨·40대)

“우리의 행위는 많은 사람을 속일 수 있지만 하늘을 속일 수 없다는 글이 나를 부끄럽게 한다.”(팡차오후이의 저서 ‘나를 지켜낸다는 것’을 읽은 수용자 이모씨·40대) 

서울구치소(소장 최강주) 수용자들이 성경을 비롯한 양서(良書)를 읽고 독후감을 통해 밝힌 소감이다. 이 구치소는 지난해 10월부터 수용자를 대상으로 독후감 쓰기 및 발표회를 개최하고 있다.

최강주 소장은 12일 “수용자들이 책을 읽고 독후감을 작성한 뒤 발표하고 동료 수용자들은 발표 내용을 경청하면서 인성 함양의 기회가 되고 있다”며 “인간내면의 변화를 통해 새 삶을 모색해 재범 방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요즘 이들이 읽은 책은 ‘미움 받을 용기’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꿈꾸는 다락방’ ‘글자 전쟁’ ‘무소유’ ‘감정수업’ ‘정글만리’ ‘마음을 열어가는 101가지 이야기’ ‘당신 거기 있어 줄래요’ ‘고구려’ 등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들의 ‘깊이 읽기’ 책 1순위는 단연 성경. ‘갇힌 자’라는 특별한 처지 때문에 성경을 집어들기도 하지만 그들 안에도 성령이 거하기 때문에 그 이끄심대로 따른다. 서울구치소의 독서활동이 본격화되면서 400여권의 성경이 구치소 내에 비치됐다. 교회 기증 성경이다. 

또 매달 ‘신앙계’ ‘생명의 삶’ 같은 기독교잡지와 큐티집 등도 들어온다. 교도소 선교 등에 앞장서는 교회들이 보내온 것이다. 

독후감을 쓰는 수용자는 매달 평균 50여명. 구치소 측은 이 가운데 최우수상 1명, 우수상 2명, 장려상 3명 등 총 6명의 수용자에게 부상으로 개방 장소에서의 가족 접견을 제공하고 있다.

간증도 잇따르고 있다. 사업을 하다 사기죄를 지은 수용자 장모(53)씨는 ‘당신 거기 있어 줄래요’(기욤 뮈소)를 읽은 뒤 “우리는 누구나 인생을 살면서 크고 작은 선택을 한다. 크게는 직업을 선택하는 것부터 작게는 점심 메뉴 선택하는 것까지…. 앞으로 선택의 기회와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지고 받아들일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음주운전으로 감옥에 온 또 다른 수용자 전모(38)씨는 ‘돈’(오하라)이라는 책을 읽고 “돈이 많아지기를 소망하고 돈을 벌어들이는 방법에 대해서만 생각했지 어떻게 써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하지 않았고 배우지도 않았다”며 “진정으로 소유해야 되고 가치를 둬야 할 것이 무엇인가 생각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서울구치소 사회복귀과 김진환 교육팀장은 “한 권의 책이 수용자의 인생을 바꾸는 단초가 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구치소 내 책읽기 열풍이 식지 않도록 독후감쓰기 및 발표회를 지속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수용자들 성경 읽기 열풍… 죄 씻고 새삶 얻어 기사의 사진

                       한 수용자의 독후감. 서울구치소 제공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