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칼럼(하늘소망)

십자가 - 윤동주 시인의 열풍이 불고 있다

배남준 2020. 10. 13. 09:08

 

 

 

 

 

 

 

십자가
                                               윤동주
쫓아오던 햇빛인데
지금 교회당 꼭대기
십자가에 걸리었습니다.

첨탑(尖塔)이 저렇게도 높은데
어떻게 올라갈 수 있을까요.

종소리도 들려오지 않는데
휘파람이나 불며 서성거리다가,

괴로웠던 사나이,
행복한 예수 그리스도에게
처럼
십자가가 허락된다면

모가지를 드리우고
꽃처럼 피어나는 피를
어두워 가는 하늘 밑에
조용히 흘리겠습니다.

 

 

 

서시/윤동주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모두 교회의 장로였던 윤동주는 어려서부터 기독교 신앙의 터전 위에서 성장했으며, 그의 시도 대부분 기독교 정신을 바탕으로 하여 쓰여졌다. 흔히 십자가는 예수가 인류의 죄를 대신하기 위해 매달린 형틀을 가리키는데, 그것은 사랑과 봉사와 헌신 등의 기독교 정신을 상징하는 것이다. 
 윤동주 의 '십자가'는 일제 강점기에서 겪는 민족적 수난에 대하여, 시인이 스스로 그 비극의 속죄양이 되기를 원하고 나선 순교자적 심정과 염원을 잘 나타내고 있는 작품이다. 전체가 5연으로 구성된 이 시에는 특별한 기교가 보이지 않는다. 다만 십자가의 상징성을 통해 자신의 의지를 드러내 밝히고 있을 뿐이다.

 

 

 

노을지는 하늘과 교회종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