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5월 19일 첫 순결서약식을 열었다. 개최 이유는 제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설문조사를 하면서 중요한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학생 10명 중 1명꼴로 성관계나 성에 관한 안 좋은 일을 경험하고 있었다. 우리 아이들을 이대로 둘 수 없었다. 한동대에서 청년들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순결서약 프로그램을 벤치마킹해 청소년 눈높이에 맞춘 순결서약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초기에는 학교 옆 교회를 빌려 동아리나 학급별로 30∼50명의 학생을 초대해 순결서약식을 진행했다. 기독교학교가 아니기 때문에 당시 학교에서 기독교식으로 이런 행사를 진행하기엔 어려움이 많았다. 순결서약은 이미 순결을 잃은 학생들에겐 회복의 시간이요, 순결을 지키고자 하는 서약의 시간이며, 순결을 지키고자 할 때 피할 길을 달라는 간구의 시간이었다. 이런 의미를 담아서인지 순결서약식에 참여하는 학생들은 그 어느 때보다 진지했다.
하나님은 영훈고 학생들의 순결서약을 기쁘게 여기셨다. 교장 선생님의 마음이 움직였다. 2004년 7월 12일 1학년 학생 460명을 대상으로 영훈고 체육관에서 순결서약식을 개최했다.
이날 2학년 기독 학생들과 신우회 박수영 선생님이 ‘사랑은 언제나 오래 참고’를 은혜롭게 불렀다. 이어 교장 선생님의 축사가 있었다. 신성교회 이희수 목사님은 ‘순결의 중요성’에 대해 말씀을 전했고, 서약 시간이 이어졌다. 그리고 ‘순결배지 달아주기’ 시간에는 ‘순결’이라는 글자를 새긴 물고기 모양의 배지를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달아주며 서로 안아주고 축복했다.
마지막 순서는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으로 시작하는 축복송을 불렀다. 1학년 학생들은 미리 연습이라도 한 듯 힘차게 축복송을 불렀고 환하게 미소 지었다.
기독교학교가 아닌 영훈고에서 순결서약식을 통해 목사님의 메시지를 듣고 서로를 축복하는 찬양이 울려 퍼지다니…. 이 모습이야말로 하나님이 함께한 천국잔치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순결서약에 대한 학교 예산이 잡혀 있지 않아 학교의 지원은 받지 못했다. 1·2학년을 대상으로 모두 행사를 진행하려면 최소 150만원이 필요했다. 그래서 기도하며 매달렸다. 동역자들에게 기도 요청문도 돌렸다. 기도하는 가운데 동역자들이 감동의 메시지와 함께 순결서약에 필요한 물질을 보내줬다. 특히 신성교회에서는 288만원이라는 적지 않은 돈을 보내왔다. 금요 심야기도회 때 목사님께서 기독교학교가 아닌 영훈고에서 펼쳐지는 이 놀라운 역사하심에 감동을 받아 성도들에게 권면하고 기도 요청도 하셨다는 말씀을 들을 수 있었다. 순결서약식을 마치고 교회로 돌아가시는 목사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선생님, 참 감사합니다. 영훈고의 복음화에 대한 기도를 언젠가부터 하나님께서 많이 시키십니다.”
“네, 목사님. 저도 기도하고 있어요. 하나님께서 그 비전을 꼭 이루실 것입니다.”
순결서약식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지금까지 순결서약에 참여한 학생을 헤아려보면 2800명 정도 된다. 학교 여건상 전교생을 대상으로 하지는 못하지만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대로 학급별, 동아리별로 진행하고 있다. 앞으로도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 계속될 것이라고 믿고 있다. 할렐루야!
정리=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 -국민일보-
2004년 7월 9일 영훈고 2학년 학생 540여명이 순결서약을 하는 모습. 순결서약식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