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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메이저야구 '쉰들러' - 우간다 소녀 36명 구출

배남준 2019. 3. 11. 08:08


美프로야구 '최저연봉' 보이드, 아프리카에 돌봄 단체 설립
훈련하며 기금 모금행사 열어


야구는 '홈(home)'에 들어와야 이기는 스포츠다. 미국 메이저리그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의 좌완 투수 매슈 보이드(28)는 야구장 너머 아프리카에 홈을 지었다. 우간다에서 조혼(早婚)과 성매매에 내몰리는 14세 미만 소녀들을 구출해 돌보는 집이다.

보이드는 올 초 아내와 함께 비영리 자선 단체 '킹덤 홈(Kingdom Home)'을 설립했다. 제2차 세계대전 때 유태인을 구했던 '쉰들러 리스트' 같은 역할이다. 현재 우간다 소녀 서른여섯 명이 보이드 부부가 후원하는 집에서 하루 세끼 밥 먹고 공부하며 꿈을 키운다. 이들은 태어나자마자 버려지거나 아홉 살부터 성매매를 강요당하는 등 기구한 유년기를 보냈다. 보이드는 최근 디트로이트 프리프레스와 인터뷰에서 "아이들이 아이답게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다"며 "우간다에서 여성을 성 노예처럼 다루는 악습을 근절하는 게 최종 목표"라고 말했다.

미국 메이저리그 야구 선수인 매슈 보이드(맨 앞줄) 부부가 작년 메이저리그 시즌이 끝나자마자 우간다로 날아가 자신들이 만든 비영리 자선단체 '킹덤 홈'에 머무는 소녀 서른여섯 명과 만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미국 메이저리그 야구 선수인 매슈 보이드(맨 앞줄) 부부가 작년 메이저리그 시즌이 끝나자마자 우간다로 날아가 자신들이 만든 비영리 자선단체 '킹덤 홈'에 머무는 소녀 서른여섯 명과 만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킹덤 홈


우간다엔 기아와 인신매매, 에이즈가 창궐한다. 특히 1970년대 독재자 이디 아민과 1986년부터 집권 중인 요웨리 무세베니 대통령에 대항해 반군 세력이 등장하면서 30년 넘게 내전 중이다. UN에 따르면 우간다 어린이 열 명 중 한 명꼴로 인신매매를 당하고, 소 한 마리와 딸을 바꾸는 조혼 풍습과 여성 할례가 만연하다.

보이드는 고액 연봉을 받는 스타 선수가 아니다. 그가 지난 4년간 야구로 번 돈은 164만달러(약 19억원). 매년 메이저리그 최저 연봉만큼 벌었다. 작년 봄 우간다의 상황을 지인을 통해 알게 된 것이 계기였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보이드 부부는 마침 첫 딸을 얻었던 터라 더욱 사명감을 느꼈다고 한다. 보이드는 10만달러(약 1억1400만원)를 내 재단 설립을 추진했고, 동료에게도 후원 참여를 서약받고 구단 사회 공헌팀과도 논의했다. 부부는 작년 메이저리그 시즌이 끝나 고선 우간다로 날아가 수도 설비를 깔아줬다.

매달 120달러(약 14만원)면 킹덤 홈에 머무는 소녀가 의식주부터 공부까지 두루 혜택을 받는다. 입소를 원하는 소녀들이 급증하자 보이드는 요즘 훈련과 기금 모금 행사를 병행하고 있다.

그는 "팀 동료와 코치진도 흔쾌히 함께해줘서 고맙다"면서 "아이들이 성매매 위협에서 해방돼 살 수 있는 길을 내고 싶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