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철기, 허운석 부부 선교사 -
가슴찢는 회개
유기성 목사님의 소개
지난 맥추감사주일 설교 때, 올해의 감사 증인으로 아마존에서 사역하시는 김철기선교사님을 소개했습니다.
김철기선교사님은 [내가 왕 바리새인입니다]라는 책을 내신 고 허운석선교사님의 남편되시는데, 이번에 [가슴 찢는 회개]라는 제목으로 책을 내셨습니다.
한국이 배출한 가장 훌륭하고 헌신적이고 모범적인 선교사요 언더우드 선교 대상도 수상한 분이 도데체 무슨 ‘가슴찢는 회개’를 한단 말입니까?
아내인 고 허운석선교사의 죽음을 통하여 자신이 진정 주님의 종이 아니라 종교적인 열심으로 일 중독에 빠졌던 사람임을 깨달았다는 고백입니다.
“나는 사역을 진행할 때 가장 먼저 아내인 허운석선교사가 도와주기를 바랐다. 그것도 아주 흡족하게 잘해 주기를 바랐다. ‘나도 선교사이지만 너도 선교사다. 마땅히 너도 이만큼 해 주어야 하지 않겠느냐’ 하는 마음이 있었던 것이다. 뿐만 아니라 주변의 사역자들에게도 내가 원하는 만큼 일해 주기를 강요했다. 모두 나로 인해 힘들어했다.
나는 왜 그랬올까? 종교적 야망이었다. 나는 생명의 주님을 따른 것이 아니라 내 거룩한 야망을 따랐다. 그것이 야망일 뿐임을 알아차린 것은 아내가 내 곁을 떠난 뒤였다. 나는 가장 가까이 있는 아내도 사랑하지 않으면서 인디오 형제들을 위하여 목숨을 바치겠다고 맹세했다. 나는 희대의 사기꾼이었다. 위선자 중에 위선자였다. 그렇게 마귀에게 속아서 수십 년을 살아왔음을 알았을 때는 이미 돌이킬 수 없는 강올 건넌 뒤였다.
나는 58세에 홀아비가 되어 있었다“
”아내인 허 선교사의 죽음은 하늘 꼭대기에 있던 내가 낭떠러지 아래로 떨어지는 충격이었다. 충격은 장이 끊어지는 슬픔이 되었다. 그 슬픔은 나를 회개의 자리로 이끌었다. 회개의 자리는 내 인생 전체가 사기였음을 드러내는 자리였다.
허 선교사가 떠난 것은 내 인생에서 가장 큰 고통과 충격이었다. 그런데 주님은 그것을 뛰어넘는 탁월한 선물을 주셨다. 바로 주님과의 연합이었다. 내가 평생을 두고 소원했던 주님과의 영적인 연합을 선물로 주셨다.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나니 그런즉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요 오칙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시는 것이라 이제 내가 육체 가운데 사는 것은 나를 사랑하사 나를 위하여 자기 자신을 버리신 하나남의 아들을 믿는 믿음 안에서 사는 것이라" (갈 2:20)는 말씀이 삶에서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기를 소원한다.
그런데 주님과의 그 연합이 내게 이루어졌다.
주님이 선물로 주신 주님과의 연합이 이루어진 후 은혜들이 내 안에 머물고 있다.
주님과의 연합으로 절대로 실수하지 않는다는 의미가 아니다. 하지만 놀라운 것은, 평생을 이 변화를 구하며 몸부림쳤는데, 한순간에 주님이 밀고 들어와 연합을 이뤄 주신 것이다. 주님과의 연합은 우리를 향한 주님의 계획이다. 이를 위해 주님은 끊임없이 기회를 주신다.
주님께서 아내를 취하여 가심으로 나는 아내를 잃었다. 나는 비통했고 억울했고 괴로웠다. 그러나 주님은 아내를 취하시고 대신 주님 자신을 내게 주셨다. 세상의 어떤 가치로도무엇으로도 환산할 수 없는 영원으로 이어지는 절대 최선인 주님과의 연합을 선물로 받은 것이다. 그러므로 내 것이라고 알던 것들은 사실은 주님이 임시로 주신 것들이다. 이제 주님께서 그것들을 다시 취하실 때, 그것들을 잃어버릴 때 감사한다.”
[가슴찢는 회개]를 읽으면서 제 마음을 치는 몇 구절이 있었습니다.
아내에게 암이 재발된 뒤, 선교사님은 한국에는 아내를 간병하고 또 아마존에 가서 사역하였답니다. 정신이 없었답니다. 한국에 있으면 아마존이 걱정이고 아마존에 있으면 한국에 있는 아내가 걱정이었습니다. 그렇게 허둥지둥대며 지냈는데, 지금 돌아보니, 그때 그 순간이 아내와 함께 했던 얼마되지 않는 축복의 시간이었음이 깨달아졌다는 것입니다.
남아 있는 시간이 그렇게 짧을 줄 알았다면, 그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 시간인 줄 알았다면, 아내와의 시간을 좀 더 사랑함으로 좀 더 감사함으로 보냈을 것을, 하는 아쉬움이 든다고 했습니다.
아내가 임종하던 날 이야기도 그랬습니다.
“아내가 기쁜 숨을 몰아 쉬며 이제 정말 마지막이라 생각했는지 그 고통 중에 남편인 나를 향해 큰 웃음을 지어 보이고는 혼수상태에 들어갔다. 보호자 보조 침대에 누워 있다가 기계장치에서 숨이 멈추었다는 경고음이 울리는 것을 듣고 벌떡 일어나 ”여보!“ 하며 아내를 다급하게 불렀다.
그 순간 내 머리를 때리는 생각이 있었다. 아내가 살아 있을 때, 그처럼 간절하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아내를 불러본 적이 있었는가?
충격이었다. 나는 아내를 진정으로 사랑한 적이 없구나. 단지 내 필요를 위해 아내를 이용했을 뿐이구나. 나를 위한 사랑만 했구나. 나의 위선이 적나라하게 까발려졌다“
김철기선교사님의 책을 읽으면서 제 아내에 대하여 생각하였습니다.
제 아내에게 얼마나 감사하지 못하고 살았나, 많은 순간, 아내와 함께 있는 것 자체만으로 감사하였어야 했는데 하는 후회가 제게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정말 사랑으로 아내를 불러 보았는지도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러다가 하나님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는 하나님께 얼마나 감사하며 살고 있는가? 주님을 만날 때, 너무나 죄송할 것 같았습니다. 정말 하나님의 은혜에 걸맞는 감사를 드려 보았나, 정말 마음 속에서 터져나오는 감사로 주님을 외쳐 보았나? 주님으로 기뻐하고 감사하며 그렇게 순간 순간 살았는가 깊이 회개하였습니다.
그래서 감사주일을 지키게 하신 것이었습니다.
감사주일 설교를 위하여 그렇게 몸부림치면서 묵상하게 하신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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