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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상의 찬송가 여행] 세상은 천국을 향해가는 여행길

배남준 2018. 6. 10. 07:12


저 높은 곳을 향하여’(491장)

아름다운 꽃의 계절이 지나고 어느새 청량한 나뭇잎을 가득 피워낸 나무들을 보니 마음까지 시원해진다. 하지만 시원함도 잠시 곧 모두가 견디기 힘든 여름이 찾아올 것이다. 계절은 우리가 느끼는 것보다 훨씬 빠르게 변하고 흘러간다. 우리의 인생을 계절에 비유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일 테다.

흔히 인생을 잠깐 떠나는 여행에 비유한다. 그래서 베드로는 성도를 ‘나그네’(벧전 1:17, 2:11)라고 표현했는지 모른다. 성도에게 지금 살고 있는 이 세상은 단지 잠깐 머무르는 여행길임을 말해준 것이다. 필자도 지나간 인생을 돌이켜 보니 고난과 역경을 겪으며 힘들 때는 그 시간이 빨리 지나가기만을 바랐다. 지금은 훌쩍 흘러간 세월이 아쉽게만 느껴진다.



‘저 높은 곳을 향하여’(491장)는 장례식장에서 예배를 드릴 때 가장 많이 불리는 찬송이다. 빛과 사랑이 넘치는 천국에서 안식하고 있을 고인을 떠올리며 부른다. 이 찬송은 존슨 오트만(1856~1922) 목사가 1898년 찬송시를 썼다. 원제목이 ‘Higher ground’다. ‘더 높은 땅’ 즉 천국을 의미한다. 같은 해 찰스 가브리엘(1856~1932) 목사가 작곡했다. 이 찬송을 우리말로 번역한 사람은 이은상(1903~1982) 선생이다.

가브리엘 목사는 독학으로 음악을 공부했다. ‘샤론의 꽃 예수’ ‘주님의 마음을 본받는 자’ 등 9곡의 찬송가를 지었다. 작시자 오트만 목사는 괴로움 많은 이 세상에서 ‘저 높은 곳’을 그리며 ‘내 마음이 약해질 때에 땅끝에서부터 주께 부르짖으오리니 나보다 높은 바위에 나를 인도하소서’(시 61:2)란 말씀을 잡고 기도했다. 그리고 이 찬송시를 썼다고 전해진다.

잠시 머무르는 세상이지만 우리는 항상 갈림길에서 갈등한다. 사람들에게 상처받고 하루도 편한 날 없이 살아간다. 그것이 인생임을 오트만 목사는 잘 알았고 가사에 절절히 표현했다.

찬송에서 ‘저 높은 곳’은 세상에서 욕망으로 올라가는 지위나 명예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이 세상의 지위나 명예는 높이 올라가면 갈수록 찬송에서 의미하는 저 높은 곳, 천국과는 점점 더 멀어지게 된다. 세상의 재물을 좇아서 살아가는 인생도 마찬가지이다. 주위에서 재산이 많은 사람일수록 더 많이 가지기 위해 집착하는 모습을 흔히 보게 된다. 예수님께서도 ‘약대가 바늘귀로 들어가는 것이 부자가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쉽다’고 말씀하셨다.

세상의 욕망을 비워내고 주님의 뜻대로 살아가는 일은 천국으로 향하는 길도 쉽지 않음을 말해준다. 하지만 찬송가 5절 가사에 나와 있듯 오직 주님께서 우리를 이끌어 주실 때 우리 인생은 잘 만들어진 계단을 오르는 것처럼 기쁨으로 가득 차게 된다. 그리고 짧은 여행이 끝날 때 주와 함께 저 높은 곳, 천국에서 영원한 안식을 누리게 된다.

우리 인생은 세상의 높은 곳을 좇다가 후회하며 허비하기엔 너무 짧은 여행길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여러 가지 어려움으로 쉽지 않은 인생길이지만, 미끄러질 때마다 나의 발을 든든히 붙드사 세워주시는 주님을 믿고 저 높은 곳을 향해 나아가기를 기원한다.

백석예술대 교수·성악가

[출처] - 국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