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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자활위해 '예온공방 운영' -김정식 목사 ( 전 코메디언)

배남준 2017. 6. 24. 16:42

개그맨 출신 김정식 목사, 장애인 자활 위해 ‘예온공방’ 운영… 하나님 은혜로 살도록 ‘뚝딱∼’ 바꿔줘야 기사의 사진

김정식 목사와 이미혜 사모가 예온교회 근처 예온공방 작업장에서 박승기 집사(오른쪽부터)와 함께 활짝 웃고 있다.


경기 파주 헤이리 예술마을을 지나 한적한 대로변에 위치한 자그마한 예온교회를 21일 찾았다. 10여년간 장애인 사역을 해온 예온교회 김정식 목사와 이미혜 사모가 새로운 사역을 시작한다는 소식에 부부를 만났다. 김 목사는 오른손에 붕대를 감고 있었다. 

“우리는 교회에 일할 사람이 없어서 다 막일을 해야 해요. 사모도…. 손이 방아쇠증후군으로 아예 굳어버려서 꺾이질 않아요.” 

김 목사는 굳은 손으로 연신 공구 만지며 새 사역을 소개했다. 2013년부터 장애인의 인식 개선과 자활을 위해 예온공방을 운영하고 있다고 운을 뗐다. 장애인 사역은 ㈔한국문화예술교육협회의 씨앗스토리에서 시작됐다. 2004년 장애인을 위한 ‘사랑의소리’ 인터넷방송이 막 시작됐을 때 뇌병변 1급인 황지형 시인을 만나면서부터다. 황 시인은 ‘평행선’이라는 시로 꽤나 유명했고 사랑의소리 방송작가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를 소개할 때 장애인이라는 소개말이 붙자 선입견으로 아무도 그에게 일을 맡기지 않았다. 


“‘황 시인이 이 분야에서 전문가였다면 장애인이라 평가절하하지 않았을 텐데…. 그러기 위해선 본인이 잘해야 한다’란 생각이 들더군요. 이 사역은 비장애인의 인식을 바꾸기 위해 시작한 게 아니라 장애인의 인식, 관점을 개선하기 위해 시작했어요.” 

‘내가 이렇게 살았더니 행복하더라’는 사람의 은혜가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로 살 수 있도록 바꿔줘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시작한 게 예온공방이었다. 지금까지 30여명의 장애인이 공방에서 공정을 배웠다. 김 목사는 강사인 박승기 집사와 각 장애에 맞는 작업을 찾아내기 위해 많은 시간을 연구했다. 장애에 따라 작업대도 달리 했다.  

지금까지 촛대 십자가 명함꽂이 방향제 디퓨저 책꽂이 스마트폰 나무스피커, 우드버닝액자 등 다양한 소품을 제작했다. 여성들에겐 사모가 초 비누 방향제 제조를 가르치고, 재봉 전문가가 재봉기술을 가르쳤다. 공방에선 체험학습도 할 수 있다. 주문하면 집에서 보드게임 하듯 조립할 수 있는 제품도 만든다. 만든 제품들은 박 집사의 블로그(blog.naver.com/emflaxla2007)를 통해 판매했다.

처음에는 여러 곳을 전전하며 공방을 운영하다 지난해 가을 80여평 작업장을 마련했다. 은퇴 목회자로 확대해 취미반도 운영할 계획이다. 작은 교회, 미자립 교회 목회자들에게 목공기술을 가르쳐 경제적 자립의 꿈을 키우도록 할 방침이다. 

“지금까지 홍보하지 않은 이유는 선입견 때문이에요. 제 교회 전도를 위해 한다는 선입견을 가질까 봐요. 작은 교회를 살리고, 교회 패러다임을 바꾸겠다는 선한 목적이 오해받으면 안 되잖아요.”

김 목사는 공방의 장애인은 대부분 예온교회 성도가 아니거나 기독교인이 아니라고 덧붙였다.

지금까지 사례비나 특강비 전액을 장애인 구제와 자활에 쏟아부은 김 목사는 이 사역을 다른 교회에 전수하며 판로 개척과 공구 마련, 뜻을 함께하는 분들의 후원이 필요하다고 토로했다. ‘꾸미루미(www.cmjm.co.kr)’라는 인터넷 쇼핑몰은 이미 구축했으나 각종 공구가 고가여서 박 집사의 전문공구를 빌려 사용해 왔다. 장애인들이 자유롭게 사용할 공구 10세트 정도가 필요한 상태다. 물질 후원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장애인들에게 진취적으로 살고자 하는 희망을 줘야 합니다. 장애인은 소외계층이었는데 내 손으로 헌금할 수 있다는 자존감을 세워주면 그때부터 교회에 오고 싶어질 겁니다. 새로운 교회 패러다임을 만들자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