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파주 헤이리 예술마을을 지나 한적한 대로변에 위치한 자그마한 예온교회를 21일 찾았다. 10여년간 장애인 사역을 해온 예온교회 김정식 목사와 이미혜 사모가 새로운 사역을 시작한다는 소식에 부부를 만났다. 김 목사는 오른손에 붕대를 감고 있었다.
“우리는 교회에 일할 사람이 없어서 다 막일을 해야 해요. 사모도…. 손이 방아쇠증후군으로 아예 굳어버려서 꺾이질 않아요.”
김 목사는 굳은 손으로 연신 공구 만지며 새 사역을 소개했다. 2013년부터 장애인의 인식 개선과 자활을 위해 예온공방을 운영하고 있다고 운을 뗐다. 장애인 사역은 ㈔한국문화예술교육협회의 씨앗스토리에서 시작됐다. 2004년 장애인을 위한 ‘사랑의소리’ 인터넷방송이 막 시작됐을 때 뇌병변 1급인 황지형 시인을 만나면서부터다. 황 시인은 ‘평행선’이라는 시로 꽤나 유명했고 사랑의소리 방송작가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를 소개할 때 장애인이라는 소개말이 붙자 선입견으로 아무도 그에게 일을 맡기지 않았다.
“‘황 시인이 이 분야에서 전문가였다면 장애인이라 평가절하하지 않았을 텐데…. 그러기 위해선 본인이 잘해야 한다’란 생각이 들더군요. 이 사역은 비장애인의 인식을 바꾸기 위해 시작한 게 아니라 장애인의 인식, 관점을 개선하기 위해 시작했어요.”
‘내가 이렇게 살았더니 행복하더라’는 사람의 은혜가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로 살 수 있도록 바꿔줘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시작한 게 예온공방이었다. 지금까지 30여명의 장애인이 공방에서 공정을 배웠다. 김 목사는 강사인 박승기 집사와 각 장애에 맞는 작업을 찾아내기 위해 많은 시간을 연구했다. 장애에 따라 작업대도 달리 했다.
지금까지 촛대 십자가 명함꽂이 방향제 디퓨저 책꽂이 스마트폰 나무스피커, 우드버닝액자 등 다양한 소품을 제작했다. 여성들에겐 사모가 초 비누 방향제 제조를 가르치고, 재봉 전문가가 재봉기술을 가르쳤다. 공방에선 체험학습도 할 수 있다. 주문하면 집에서 보드게임 하듯 조립할 수 있는 제품도 만든다. 만든 제품들은 박 집사의 블로그(blog.naver.com/emflaxla2007)를 통해 판매했다.
처음에는 여러 곳을 전전하며 공방을 운영하다 지난해 가을 80여평 작업장을 마련했다. 은퇴 목회자로 확대해 취미반도 운영할 계획이다. 작은 교회, 미자립 교회 목회자들에게 목공기술을 가르쳐 경제적 자립의 꿈을 키우도록 할 방침이다.
“지금까지 홍보하지 않은 이유는 선입견 때문이에요. 제 교회 전도를 위해 한다는 선입견을 가질까 봐요. 작은 교회를 살리고, 교회 패러다임을 바꾸겠다는 선한 목적이 오해받으면 안 되잖아요.”
김 목사는 공방의 장애인은 대부분 예온교회 성도가 아니거나 기독교인이 아니라고 덧붙였다.
지금까지 사례비나 특강비 전액을 장애인 구제와 자활에 쏟아부은 김 목사는 이 사역을 다른 교회에 전수하며 판로 개척과 공구 마련, 뜻을 함께하는 분들의 후원이 필요하다고 토로했다. ‘꾸미루미(www.cmjm.co.kr)’라는 인터넷 쇼핑몰은 이미 구축했으나 각종 공구가 고가여서 박 집사의 전문공구를 빌려 사용해 왔다. 장애인들이 자유롭게 사용할 공구 10세트 정도가 필요한 상태다. 물질 후원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장애인들에게 진취적으로 살고자 하는 희망을 줘야 합니다. 장애인은 소외계층이었는데 내 손으로 헌금할 수 있다는 자존감을 세워주면 그때부터 교회에 오고 싶어질 겁니다. 새로운 교회 패러다임을 만들자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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