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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교회, 10대들이 돌아왔다 - 10년새 4배로 증가

배남준 2017. 6. 22. 19:52

영국교회, 10대들이 돌아왔다 기사의 사진

영국 성공회 길포드 교구 소속 청소년들이 교회당 앞에서 성경책을 들고 “복음을 전하자”고 외치고 있다. 길포드 교구 홈페이지 캡처




영국의 10대 크리스천 비율이 지난 10년 사이 4배로 증가했다. 영국 매체 텔레그래프는 최근 “영국 10대 청소년 5명 중 1명은 스스로를 신실한 크리스천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영국에 사는 11∼18세 청소년의 21%는 스스로를 예수의 가르침을 따르고 있는 신자라고 밝혔다. 13%는 매주 교회에 출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06년 교회통계학 전문가 피터 브리얼리 더럼대 교수가 발표한 통계와 큰 차이를 보인다. 당시 조사에서는 자신을 크리스천이라고 밝힌 청소년이 11∼14세는 6%, 15∼18세는 5%에 불과했다. 10년 새 영국 10대 크리스천 비율이 4배로 치솟은 것이다. 

이번 설문조사는 원래 지난해 12월 실시됐으나 지난달 24일에서야 공표됐다. 설문 결과를 분석한 업체에서 10대 크리스천 비율이 예상보다 높게 나오자 오류가 없는지 재확인한 뒤 발표했기 때문이다.


영국 성공회의 청소년 전도 담당자인 지미 데일은 이번 설문조사를 분석하면서 “10대 크리스천 숫자가 너무 높아 처음엔 믿을 수 없었다”며 “이번 조사는 10대 청소년들이 기독교에 열린 자세를 갖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고무적 결과”라고 말했다.  

텔레그래프는 최근 영국 십대선교회(YFC·Youth for Christ)가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고 전했다. 

청소년들이 크리스천이 된 이유는 다양했다. ‘가족들이 교회에 다녀서’가 45%로 가장 많았고 ‘미션스쿨에 다니면서’(17%) ‘교회학교에 다니면서’(15%) ‘성경을 읽다가’(15%)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또 ‘교회당을 방문했다가’(13%) ‘교회에서 열리는 결혼식 장례식 세례식 등 예식에 참여했다가’(13%) 크리스천이 된 경우도 있었다. 이 밖에 ‘다른 교회 행사에 참석했다가’(12%) ‘청소년 모임을 방문했다가’(11%) ‘영적 체험을 통해’(10%) 등으로 답해(중복응답) 예배당 방문이나 예식 참여, 행사·모임 등이 복음의 접촉점이 된 것으로 조사됐다.  

영국 성공회는 청소년 전도에 있어 미션스쿨과 교회 건물 개방이 중요하다는 분석을 내놨다. 데일 담당자는 “미션스쿨은 10대들이 신앙을 갖는 데 빼놓을 수 없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스터 주교인 존 잉게는 “교회를 방문하는 경험이 신앙을 갖게 만드는 데 영향을 끼친다”고 말했다.

잉게 주교는 최근 영국 런던과 맨체스터 테러 이후 교회 건물을 폐쇄하려는 움직임에 맞서 교회 개방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그는 “영국의 대성당들은 역사적으로 소중한 건물이지만 동시에 10대 청소년들에게 신앙심을 심어줄 수 있는 장소여야 한다”고 말했다.

영국 냇센(NatCen)사회연구소에 따르면 영국의 무종교인 비율은 1983년 31%에서 2009년 51%까지 증가했으나 이후 큰 변화가 없었다. 냇센은 지난달 스스로를 영국 성공회 교인이라 밝힌 숫자가 2009년 16.3%에서 2015년 17.1%로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영국 기독교청년단체인 HRP(Hope Revolution Partnership)가 여론조사 업체인 컴레스(ComRes)에 의뢰해 실시했다. 컴레스는 지난해 12월 7∼19일 영국에 거주하고 있는 11∼18세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조사를 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