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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복음주의 대표적지도자 존 파이퍼 목사 첫 방한 /목회자설교 무조건 믿지말라

배남준 2017. 5. 31. 08:15

“성경 읽는 목적은 성령 도움으로 하나님 영광을 아는 것” 기사의 사진

존 파이퍼 목사가 29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하나님 안에서 기뻐하는 삶에 대해 말하고 있다. 신현가 인턴기자


       - 목회자 설교는 반드시 말씀속에서 확인하고 믿어야 한다

             많은 목회자들이 성경밖에 자신의 얘기를 전하고 있다 -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한 존 파이퍼 목사는 29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서울호텔에서 가진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자신만의 목회철학인 ‘기독교 희락주의(Christian Hedonism)’에 대해 심오하면서도 명쾌한 해설을 이어갔다. 오직 성경책 한 권만을 들고 대답하는 그의 얼굴에선 여전히 하나님의 영광에 대한 갈망이 배어있었다.



-늘 세속적 삶에 맞닿아 살아야 하는 신자 입장에서 하나님 안에 기뻐하라는 메시지가 너무 추상적이다.


“고린도전서 10장 31절에 ‘너희가 먹든지 마시든지 무엇을 하든지 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하라’고 기록돼 있다. 이건 추상적 개념이 아니다. 오렌지 주스만 봐도 알 수 있다. 오렌지는 하나님이 창조하셨다. 오렌지는 레몬과 맛이 다르다. 이런 맛을 주신 하나님을 찬양할 수 있다. 이 모든 걸 자녀들에게 가르쳐보자. 교회는 신자들이 하나님으로 흠뻑 적셔지도록(God-saturated) 가르쳐야 한다. 추상적인 것은 우리의 언어다. 하나님 중심적인 삶을 살지 않는 게 문제다.” 

-방한 첫 강연에서 신자들에게 자신이 직접 성경구절을 확인하지 않는 한 설교자 말을 믿지 말라고 했다.

“그렇다. 신자들은 목회자가 전하는 설교가 말씀에 기반을 둔 건지 직접 확인해야 한다. 목회자들이 성경으로 확인 받지 않는다면 그건 잘못된 것이다. 많은 목회자가 본문만 읽고 성경책을 덮고 자신의 이야기를 한다. 말도 안 되는 일이다. 로마서 10장 17절은 믿음은 들음에서 나며 들음은 그리스도의 말씀에서 나온다고 했다. 기독교 신앙은 성경을 기초에 두지, 목회자의 말에 기반을 두지 않는다. 이는 로마가톨릭과 다른 개신교의 특징이다.”

-신자들은 성경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가. 말씀 속에서 무얼 찾아야 하나.

“성경을 읽는 궁극적 목적은 말씀 안에 계시된 하나님의 영광을 알아차리는 데 있다. 이건 성령의 도우심 없이 불가능하다. 인간의 한계로는 헤아릴 수 없다. 그렇기에 초자연적 성령의 역사에 전적으로 의지할 수밖에 없다. 성경의 단어와 문법, 배경을 아는 건 그 다음이다. 성경을 읽을 때 초자연적 성령의 역사(divine reality)와 연결되길 갈망해야 한다. 나는 성경에서 어떤 사상(ideas)을 찾지 않는다. 사상은 인간을 구원하지 못한다. 하나님만이 구원하신다.”  

-지난 목회 여정과 ‘디자이어링갓’ 사역 경험을 통해 한국교회 신자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나는 하나님의 영광과 인간의 기쁨의 관계에 대해 45년간 메시지를 전했다. 우리가 하나님 안에서 가장 만족할 때 하나님의 영광이 강하게 비춰진다는 것을 알게 됐고, 그걸 알았을 때 자유와 함께 충격이 엄습했다. 하나님 안에서 즐거워한다는 건 정확하게 하나님께서 우리 안에서 영광스러움을 본다는 의미이다. 모든 수단을 동원해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살기 바란다. 하나님의 아름다움과 가치, 지혜와 사랑, 그의 힘과 능력을 추구하라. 돈과 섹스, 권력과 술에 만족하지 말고 하나님 안에서 만족하라. 그러면 주님은 우리 안에서 영광을 받으신다.”

-오늘날 교회는 물질주의 인본주의 이슬람 동성애 등의 문제에 직면해 있다. 교회의 가장 큰 도전과 위기는 무엇인가.  

“외부적 요인이 가장 큰 위기라 생각지 않는다. 그런 위기와 도전은 수십 년간, 아니 지난 2000년 동안 계속돼왔다. 진짜 위기는 우리가 하나님을 알고 사랑하도록 창조됐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는다는 것이다. 물질주의와 번영 추구, 이슬람 극단주의의 위협, 동성애 등은 다 도전이요 넘어야 할 위기다. 그러나 우리 싸움의 핵심은 하나님을 더 갈망하며 그 안에서 만족하는가 하는 것이다. 하나님을 바라보는가. 주님을 사랑하는가. 위기 속에서도 사랑과 평화의 사람으로 살고 있는가 묻고 싶다.” 

-‘삶을 낭비하지 말라’는 책을 쓰기도 했다. 후반기 계획이 궁금하다. 

“인생을 허비하고 싶지 않다. 50년 일하고 죽기 전 20∼30년은 놀고 먹으라는 ‘미국식 은퇴’를 혐오한다. 예수는 그리스도인들이 이 땅에서 마지막까지 하나님을 위한 선교와 사역에 힘쓰길 바란다. 푸른 잔디에서 골프나 치고 해변에서 조개껍데기를 모으는 것을 원치 않으신다.” 

                                                                                            글=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 사진=신현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