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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충격적 反기독교 공연 TV 방영

배남준 2017. 3. 28. 07:44

북한, 충격적 反기독교 공연 만들어 TV 방영 기사의 사진 


북한당국이 성직자가 십자가로 어린이의 이마를 내리쳐 살해하는 반(反)기독교적 내용의 발레공연을 TV방송에 방영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겉으로는 “종교 탄압은 없다”고 선전하면서도 실제로는 기독교 폄하는 물론 왜곡마저 일삼고 있는 북한당국의 실상이 드러난 셈이다. 

영국 기독교 전문매체 ‘프리미어’는 최근 “해커들이 북한 TV에서 방영된 정치 선전물을 녹화해 유튜브에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1시간1분짜리 이 영상엔 공연이나 정치 뉴스 등 각종 선전물이 담겨 있다. 초반 10분30초부터 시작되는 ‘미제는 승냥이’라는 제목의 8분짜리 발레공연은 노골적인 반기독교 내용으로 구성돼 있었다. 북한의 대표적인 체제선전 공연단 ‘피바다 가극단’이 제작한 것이다.  

이 공연은 엄마와 아들이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장면부터 시작된다. 바람개비를 든 아이가 여기저기 뛰어다니고, 엄마는 아들을 보며 흐뭇해한다. 그 순간 미국인으로 분장한 성직자가 등장하면서 분위기가 돌변한다. 목에 커다란 십자가를 맨 성직자는 감언이설로 엄마를 꾀어낸다. 성직자를 믿게 된 엄마는 아이에게도 하나님을 믿으라 권유한다. 그러나 성직자는 엄마가 없는 틈을 타 아이를 나무에 묶은 뒤, 이마에 십자가를 수차례 찔러 넣으며 살해한다. 엄마는 죽은 아이를 붙잡고 울부짖는다. 공연은 ‘잊지 말라 미제의 만행을!’이라는 글자가 나오며 끝난다.


영상은 북한이 기독교를 얼마나 탄압하는지 보여준다. 기독교 박해 감시단체 세계기독연대(Christian Solidarity Worldwide)의 벤 로저스 동아시아팀장은 “영상 출처는 아직 확인되지는 않았다”면서도 “영상의 존재만으로도 북한이 얼마나 끔찍하게 기독교를 탄압하는지 알 수 있다. 크리스천에게 북한은 세계 최악의 국가”라고 비판했다.

영국 런던에 본부를 둔 CSW는 그동안 북한의 기독교 박해를 고발해왔다. 지난해 펴낸 ‘북한의 종교와 신앙의 자유 침해’ 보고서에서는 예배를 드리다 적발된 북한주민은 정치범 수용소로 끌려가 온갖 강제노동과 고문에 시달리고, 살해되거나 성폭행당하는 경우도 속출한다고 명시했다. 또 북한에서는 기독교가 종교 가운데 가장 큰 탄압을 받는데, 이는 기독교가 외래종교로 간주되기 때문이라고 기술했다.  

북한 김정은정권이 기독교를 탄압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김일성 일가의 세습에 방해가 된다고 보는 것이다. 서울에 본부를 둔 시민단체 ‘성공적인 통일을 만들어가는 사람들’(PSCORE)은 최근 ‘북한의 학교교육은 김정은의 정통성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북한 주민들은 이미 종교를 잊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북한은 1958년 이후 종교인을 ‘적대계층’으로 분류하고 종교를 ‘혁명의식을 마비시키는 아편’으로 간주해왔다. 숙청과 처형의 공포에 음지로 숨어든 탓에 북한의 지하 기독교인 수는 아예 밝혀진 적이 없을 정도다.

다만 한국오픈도어선교회는 2014년 장로교 배경을 가진 지하교회 교인이 4만명, 감리교·성결교·침례교가 6만명, 수용소와 오지 등에 7만명, 중국을 왕래하며 신앙을 갖게 된 크리스천이 3만명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를 다 합치면 지하 기독교인이 20만명으로 추산된다. 박해 받는 교회와 성도를 돕는 ‘순교자의 소리’는 이 보다 훨씬 많은 50만명이 지하에서 몰래 하나님을 믿고 있다고 보고 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