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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경의 열매]8 배정희 -오직 기도의 힘으로 세운 미션센타

배남준 2016. 12. 6. 20:51


[역경의 열매] 배정희 <8> 오직 기도의 힘으로 세운 미션센터 기사의 사진

2001년 9월 인도 델리의 ‘쿠툽 미나르’ 유적지에서 제자훈련 받는 학생들과 함께 한 배정희 선교사.



2002년부터 2년 동안 계속 기도하면서 인도 델리 주변의 땅을 보러 다녔다. 2004년 시장통교회 건물 주인의 아들 마이팔이 좋은 땅이 있다며 보러 오라고 했다. 경찰인 장인 소유의 땅으로 공항 근처에 있었다. 60평 정도의 부지로 상당히 좋아 보였다. 땅을 구입하려면 한국 돈으로 2000만원 정도가 필요했다. 돈이 없었다. 마이팔의 장인은 땅값은 차후에 받겠다며 명의 이전부터 해 주겠다고 했다. 한국 돈으로 약 100만원을 주고 등기이전을 했다. 난 믿음을 갖고 진행했지만 하나님은 이미 오래 전부터 교회 부지 마련 및 건축을 위한 세밀한 계획을 갖고 계셨다. 여의도순복음교회 서아세아선교회의 서영옥 장로님이 2만달러를 헌금해주셔서 매입할 수 있었다.

그러나 건축할 돈이 없었다. 국제교회성장연구소 이사로 있는 란짓 아브라함 목사님이 우리가 교회건축을 위해 땅을 매입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한화로 약 300만원의 돈을 빌려주겠다고 했다. 그래서 건축을 시작했다. 일단 공사에 착수했지만 어떻게 진행해야 할지 막막했다. 란짓 목사님이 빌려주신 돈은 갚아야 하고 건축이 완료될 때까지는 자재 구입 및 시공 등 많은 재정이 필요했다.  

인도 행정당국과 경찰 관계자들은 건축에 대해 이리저리 트집을 잡으며 은근히 뇌물을 요구했다. 거절했더니 온갖 방해를 하기 시작했다. 건축과정에서 심신이 피곤해져갔다.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밀려오는 압박감 속에 결단하며 기도를 했다. 2004년 8월 25일 밤에 난 얍복강가에서 씨름했던 야곱의 심정으로 하나님께 기도했다.


“하나님, 제 욕심으로 이 일을 하는 게 아니란 것 잘 아시죠. 지금 전 믿음으로 시작한 이 건축을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때 성령께서 말씀을 주셨다. “믿음과 은혜로 건축해라.” “그래요, 하나님. 은혜와 믿음으로 하겠습니다. 그런데 제게 기드온의 표적을 보여주세요. 제 개인 은행 계좌번호를 아는 사람은 다섯 명도 안 됩니다. 내일까지 누군가가 제 통장에 1000원을 입금하면 전 그것을 기드온의 표적이라고 생각하겠습니다. 믿음으로 건축을 진행하겠습니다.”

실제로 당시 내 통장 계좌번호를 아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누군가 입금할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았다. 다음날 통장을 확인해 보았다. 10만원이 들어 있었다. 절절한 마음으로 기도하던 그 시간에 누군가가 내 통장에 10만원을 입금한 것이다. 1000원을 구했지만 하나님은 백배 더 주셨다. 다시 깨달음이 왔다. ‘건축도 결코 내가 하는 것이 아니다.’  

당시 우리 교회는 자재비 등 외상값을 지불하지 못해 독촉을 받고 있었다. 며칠 후 경기도 파주에서 개척하신 김기식 목사님이 시무하신 교회에서 2500만원의 헌금을 보내주셨다. 놀라웠다. 난 시시콜콜한 것까지 걱정했지만 하나님은 모든 걸 계획하고 계셨다. 그는 우리의 위대한 장인(匠人)이셨다. 그 위대한 장인의 지휘 아래 건축을 마무리 할 수 있었다. 

인도에 온지 10년 만인 2005년 1월 9일에 미션센터 헌당예배를 드렸다. 3층 건물로 예배당 뿐 아니라 지역주민을 위한 유치원과 컴퓨터실 등 다양한 용도의 공간을 만들었다. 시장통 교회 쪽방에 마련된 제자훈련학교도 더 넓고 쾌적한 장소로 이전할 수 있게 됐다. 아이들이 “새 집이 생겼다”며 너무나 좋아했다. 그들의 행복한 모습을 보니 건축과정에서 겪었던 여러 어려움들과 고통이 눈 녹듯 사라지는 것 같았다.

정리=이지현 선임기자 jeeh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