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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신의 빵이 아닌 영혼의 빵을 전해야 - 이어령 교수

배남준 2016. 10. 18. 07:26

   [기독교사회복지 EXPO 2016]  “육신의 빵이 아닌 ‘영혼의 빵’을 전하는 게 기독교 복지” 기사의 사진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이 17일 서울 사랑의교회에서 개최된 제3회 한국기독교사회복지엑스포 ‘주제 콘퍼런스’에서 복지의 참된 의미와 한국교회의 섬김 사역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작은 사진은 이 전 장관이 강연하는 모습. 강민석 선임기자


“육체에 필요한 빵보다 생명의 ‘빵’을 전하는 게 진짜 복지입니다. 한국교회는 예수님이라는 생명의 양식, 즉 복음을 고통 받는 이웃에게 직접 행위로 전해야 합니다.”  

이어령 박사(전 문화부 장관)의 메시지는 간결하고도 분명했다. 진정한 복지는 물질을 분배하는 기계적 나눔이 아닌 영원한 영적 가치를 제시하고 필요를 채워주는 데 있다는 것이었다.

이 박사는 2016디아코니아코리아조직위원회가 한국기독교사회복지엑스포 둘째 날인 17일 서울 사랑의교회(오정현 목사)에서 개최한 ‘주제 콘퍼런스’에서 진정한 의미의 복지, 기독교 복지에 대해 이같이 역설했다.

이 박사는 ‘한국교회의 대사회적 섬김에 대한 평가와 한국교회 미래를 위한 교회의 통찰’이라는 주제로 열린 콘퍼런스에서 복지의 개념이 성경에서 시작됐다고 소개했다. 

그는 “레위기나 신명기, 룻기에서 볼 수 있듯 인류 최초의 복지개념은 추수 때 지역의 가난한 사람들이 먹을 수 있는 이삭을 남겨두라는 소극적 복지에서 시작됐다”고 말했다.  

또 밀레의 ‘만종’ 등 기독교 가치관이 녹아있는 명화를 보여주며 “메마른 땅에서 고된 노동을 했지만 구름이나 비 없이 자신의 노력만으론 절대 얻을 수 없는 곡식 앞에서 감사기도를 하는 게 진정한 복지의 자세”라고 강조했다.

이 박사는 “만약 이런 감사 없이 착취당하는 농민의 입장에서 사회 부조리를 드러내고 정치적 혁명을 도모한다면 끊임없는 갈등과 싸움이 벌어질 것”이라며 “그 결과물로 비참한 사람들을 구제하기 위한 복지만을 추구한다면 하나님의 은총, 감사라는 복지의 중요 조건이 없어지고 말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우리는 보통 밥을 나눠주고 물질을 나눠주는 게 기독교 복지인 줄 착각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가나의 혼인잔치에서 물을 포도주로 바꿔주신 예수님이 정말 바랐던 것은 육체적 만족을 위한 술이 아닌 영원한 생명, 말씀의 빵이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박사는 “영혼이 배어있지 않은 급식은 정치인들이 표를 얻기 위한 포퓰리즘, 돈 버는 데 이용하는 복지와 크게 다르지 않다”면서 “한국교회는 고통 받는 이웃에게 예수님이라는 생명의 양식을 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논찬에 나선 김성이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한국교회의 복지는 돈 중심이 아니라 희망 중심이 돼야 한다”면서 “복지의 기준은 10년, 20년 뒤 국민에게 얼마나 희망을 줄 수 있느냐에 있다. 교회도 사람들에게 희망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열린 국제 디아코니아 세미나에선 네덜란드와 중국교회의 섬김 사역이 소개됐다.

에버트 잔 하젤레거 네덜란드 개신교회 행동하는교회 국장은 “네덜란드 개신교회에는 1600개 교회, 180만 성도가 소속돼 있지만 막대한 해외 원조와 탄탄한 세계 네트워크 구축으로 국가와 교회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오 징웬 중국 애덕기금회 국장은 “애덕기금회의 모금액이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면서 “주로 청년층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프로젝트별로 모금을 해서 국경 언어 민족을 초월한 다양한 자선활동에 투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글=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사진=강민석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