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신앙칼럼,뉴스,시,그림

조선업 불황 부모님 위해 - 학교안 기도모임에서 기도

배남준 2016. 8. 17. 12:04

 [‘학교 안 교회’를 세워라] “조선업 불황에 근심하는 부모님 위해…” 기특한 기도 기사의 사진

경남 거제시 중곡로 거제중앙고의 기도모임 ‘우림’ 학생들이 올 여름방학 때 떠난 기도캠프에서 서로를 위해 기도하고 있다.




경남 거제시를 먹여 살렸던 조선업이 위기에 빠지면서 주민들도 시름에 빠져있습니다. 그런데 이곳엔 낙담해 있을 부모들을 위해 기도하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학교 안 기도모임을 응원하는 국민일보가 오늘은 거제중앙고 학생들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이 학교엔 ‘우림’이라는 기도모임이 있습니다. 히브리어로 ‘빛을 내다’라는 뜻이랍니다. 20여명의 아이들은 매일 수업이 끝나면 야간자율학습이 시작되기 전까지 30분 정도 영어교실에서 기도를 합니다. 기도가 필요한 아이들이 기도제목을 이야기하면 칠판에 적어놓고 함께 중보기도를 합니다. 아무래도 대학 진학에 대한 기도제목이 가장 많답니다. 다른 기도제목으로는 이런 게 있습니다. ‘좀 더 성숙한 신앙을 갖게 해 주세요’ ‘말을 예쁘게 하게 해 주세요’ ‘미워하는 사람이 있는데 용서하는 마음을 주세요’. 

가장 인상 깊었던 기도제목은 ‘근심에 빠진 부모님이 힘을 낼 수 있게 해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이 학교 학생의 80% 정도는 부모님이 조선업에 종사한답니다. 업계 불황으로 부모님 얼굴에 그늘이 지자 아이들이 부모님을 위한 기도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아이들의 마음이 너무 순수하고 예쁩니다.

매주 수요일엔 점심시간에 예배를 드립니다. 주일예배 때 들었던 설교나 한 주 동안 묵상했던 말씀을 친구들과 나눕니다. 영어교실을 다른 학생들이 사용할 때는 복도에서 무릎을 꿇고 기도합니다. 예수님을 안 믿는 학생들이 눈총을 보낼 때도 있지만 ‘우림’ 아이들은 기도를 멈추지 않았습니다. 

아이들은 1년에 두 번 여름방학과 겨울방학에 작은 개척교회를 빌려 기도캠프를 떠납니다. 모든 준비는 아이들이 직접 합니다. 레크리에이션도 아이들이 짜고, 직접 목회자에게 연락해 설교를 부탁하기도 합니다. 모든 게 자발적으로 이뤄지다보니 웬만한 교회 수련회보다 기도 분위기가 뜨겁답니다.

믿지 않는 아이들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해 ‘자살예방캠페인’을 펼친 적도 있습니다. 지쳐있는 친구들에게 “언제든 찾아오면 우리가 기도해줄게”라고 한 뒤 이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위로해주고 기도해줍니다. 하나님을 모르던 친구들도 이렇게 위로를 받으면 하나님에 대해 관심을 보인답니다. 

기도모임을 이끄는 김나현(18·여) 학생은 고3 수험생입니다. “매일 기도모임을 갖는 게 부담되진 않냐”고 묻자 나현이가 대답했습니다. “물론 부담은 되지만 공부보다 더 우선인 게 기도잖아요.” 일이 바쁘다는 핑계로 기도에 소홀했던 제가 오히려 부끄러워지더군요. 

나현이는 학교에 기도모임 세우는 걸 망설이는 아이들에게 이렇게 조언했습니다. “학교에서 예수님 믿는 걸 티내지 않으려는 아이들이 많아요. 그러나 학교에서도 우린 기도해야 해요. 우린 학교에서도 크리스천이기 때문이죠.”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