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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미대 김병종 교수의 바보 예수전 - 유럽 전시에서 호평

배남준 2016. 7. 13. 19:14

          전주미술학원빛과그림자 / 전북도립미술관 김병종 30년"생명을 그리다" 공연안내

                출향문화 인사이야기 - 서울대 김병종교수





이 세상 그 누가 감히 예수를 가리켜 바보라고 할 수 있는가? 이 시대의 뛰어난 동양화가이자 서울대 미술관장인 김병종(52) 화백이 예수 이름 앞에 ‘바보’를 붙이고 있다.

어쩌다가 한두 차례 그렇게 하는 것이 아니라 그는 줄기차게 ‘바보 예수’를 그리면서 ‘바보 예수’를 말하고 있다.

김 화백이 지금까지 그려온 ‘바보 예수’들을 모아 책에 담았다.

지금까지 그려온 그의 ‘바보 예수’ 작품 하나하나에 관련 성경 말씀과 묵상을 붙여 ‘묵상 바보 예수’(솔과학?02-725-8655)라는 제목으로 내놓았다.

김 화백은 철저하게 예수를 따르고 사랑하며 존경하는 신앙인이다.

성남시 분당 할렐루야교회 안수집사인 그에게 있어서 ‘바보 예수’ 연작은 엄청난 의미를 갖고 있다.

‘바보 예수’는 그에게 그림이면서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 바로 그의 신앙 고백이고 애절한 기도이다.

김 화백은 지금까지 ‘바보 예수’를 그려오면서 많은 고뇌를 했다.

바보라는 호칭 뿐만 아니라 자유로운 화법으로 인해 간혹 “신성 모독이 아니냐”는 소리를 들었지만 사실 그건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자신의 감정이 문제였다.

존귀한 하나님의 아들을 대하는 자신의 태도에 문제는 없을까라는 생각이 오랫동안 머릿속을 짓누른 것이다.

그는 ‘바보 예수’ 작가라는 명패를 떼버리고 싶을 때도 많았다.

그러나 결코 그럴 수 없었다.

살아갈수록 더욱 ‘바보 예수’에 대한 애착이 강해진 것이다.


          김병종作



최루탄으로 대변되는 1980년대의 산물인 줄로만 알았는데 자신도 모르게 이어진 연작들이 오늘에까지 이르게 됐다.

그 자신 에벤에셀 하나님의 섭리로 여기고 있다.

그러나 이번에 책으로 엮으면서는 많이 망설였다.

그는 “본업인 그림이야 자신의 뜻을 담아 표현할 수 있지만 그분의 이름을 빌려 글까지 쓴다는 것이 가당치 않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한다.

용기를 낼 수밖에 없었다.

이 또한 애정의 표현으로 여기기로 했다.

어린 아이가 “엄마 바보야”라고 말하고 연인 사이에 “자기 바보야”라고 말하듯이 애정의 우회적 표현으로 치부했다.

그리고 그는 “그냥 한 화가의 그림이야기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가 처음 ‘바보 예수’를 그리던 때는 지금 생각해도 눈물겹다.

대학에 연일 최루탄이 난무했고 대치된 증오는 그 최루탄보다도 매웠다.

아침저녁으로 최루탄 가스를 헤치고 캠퍼스를 오르내리면서 2000년전 유대광야를 걸어간 한 남자를 떠올렸다.

그가 다시 저 최루탄 가스 속에 서 있다면 어떤 모습일까를 생각해보았다.



                 생명의 노래 >김병종 화백<



왜 그랬을까. 그 최루탄 속에서 왜 예수가 떠오른 것일까? 그는 아버지 하나님을 위해,인류를 위해 십자가에 달려 피를 흘리신 분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곤 그가 바보 같다는 생각을 떠올렸다.

바보 예수를 발표하던 그해 겨울 뜻밖의 사고를 당해 병원에서 생사를 넘나들 때는 죄값이라도 받는 줄 알았다.

하지만 그는 그때 남몰래 흘린 자신의 속깊은 눈물을 예수 그분만은 알아주실 것으로 믿었다.

어쨌든 그의 ‘바보 예수’ 연작 개인전은 서울을 출발,독일 구아르드니 미술관과 프레데라키아 갤러리,헝가리의 기욜시립 미술관과 폴란드의 베즈티루트 갤러리로 숨가쁘게 순회하며 분에 넘치는 호평을 받았다.

그리고 그의 이름 앞에는 ‘바보 예수 작가’라는 타이틀이 붙었다.

그는 ‘바보 예수’를 그리면서 또 다른 주제를 발견했다.

바로 ‘생명의 노래’이다.

‘바보 예수’를 그리면서 같은 뿌리에서 ‘생명’이라는 주제가 걸려든 것이다.

“나는 바보 예수와 함께 화가생활을 시작했고 어쩌면 삶의 마지막 장도 또 다른 예수 연작과 함께 맞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는 그는 바보 예수에 인생을 걸고 있었다.

정수익기자 sag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