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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외국인노동자의 대부로 불리는 김해성 목사

배남준 2016. 6. 26. 20:01

 

 협동조합 첫 사업이 '화장실 만들기'인 까닭은?

'최초의 이주민 협동조합' 지구촌협동조합, 25일 문 열어

 

외국인노동자의 대부로 불리는 김해성(52) 목사가 국내 최초로 외국인노동자 협동조합을 만들었는데

 글쎄 첫 번째로 벌인 사업이 뒷골목에 화장실을 만든 것이다. 생뚱 맞고 의아스러웠다.

'협동조합이 웬 화장실 사업을?'

하지만 그 사정을 들어보니 고개가 절로 끄덕여진다. 지하철 7호선 남구로역에서 가리봉시장까지의 일대에서는 새벽마다 인력시장이 선다. 경기가 좋을 때는 2000명가량의 외국인 일용노동자들이 모여들고, 요즘처럼 불황에는 700~800명가량이 모여드는데 대다수가 중국동포다.

사람이 모이면 생리문제가 발생하기 마련인데 이 일대에는 공중화장실도 없고, 시간도 새벽이라 건물 문들이 닫힌 상태다. 따라서 볼 일이 급한 사람들은 으슥한 뒷골목에 몰려가 소변을 처리해야만 했다. 이로 인해 문제가 발생했다. 한두 사람도 아니고, 하루 이틀도 아닌데다 간밤에 술까지 마신 경우엔 그 지린내는 더 지독했다.

▲  지구촌협동조합이 25일 문을 연 골목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고 가는 중국동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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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사람들은 오만상을 찡그리고 골목길을 지나 다녀야 했다. 때론 시비와 다툼이 벌어지는 등 무단방뇨를 둘러싸고 갈등이 심해지면서 동네 사람들의 원성이 김 목사의 귀에까지 들렸다. 중국동포 권익보호에 앞장서 온 김 목사는 지난해 12월 '지구촌협동조합'을 만들고, 마침 민원 현장 인근에 3층짜리 건물을 마련하면서 협동조합 사업에 대해 고민 중이었다.

김 목사는 외국인노동자들의 자긍심을 높이기 위해서 화장실을 짓기로 했다. 소변 볼 곳이 없어 전전긍긍하는 이들의 고민과 주민들의 원성을 동시에 해결하기로 한 것이다. 그래서 지난 4개월 동안 건물 리모델링과 화장실 공사를 진행했고, 25일부터 좌변기 2개, 소변기 2개짜리 뒷골목 화장실을 24시간 개방하게 됐다.

김 목사는 25일 "외국인노동자들이 마음 놓고 소변을 볼 수 있는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 협동조합의 첫 사업으로 화장실을 만들었다"면서 "이젠 일용노동자들의 방뇨 문제와 악취에 시달리던 주민들의 고통도 사라졌으면 좋겠다"고 화장실 효과를 기대했다.

불법체류 무국적 아동은 지구촌어린이마을에 맡기세요

▲  지구촌협동조합은 25일 서울 구로구 가리봉동 조합 건물에서 지구촌어린이마을 개원식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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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협동조합' 개소식과 '지구촌어린이마을' 개원식이 25일 서울 구로구 가리봉동 지구촌협동조합 건물에서 외국인노동자와 스리랑카, 콩고 출신 학부모와 어린이 등 200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이날 참석한 박영선 민주당 의원과 이성 구로구청장 등은 외국인노동자의 복지와 주민간의 화합을 도모하는 조합 활동을 기대했다.

이날 개원한 '지구촌어린이마을'은 보육 사각지대에 놓인 외국인노동자와 다문화가정 자녀를 위해 세워진 보육시설이다. 불법체류(미등록체류자) 외국인노동자 자녀이자 무국적 아동들은 돈이 없어서 한국의 보육시설을 이용하지 못한다. 하지만 지구촌어린이마을은 이들을 환영한다. 그래서인지 개원 홍보를 하지 않았음에도 48명의 아동들이 모여들었다.

여섯 살 난 아들와 함께 개원식에 참석한 안젤라(38·스리랑카·가명)씨는 "일반 보육시설에서는 저처럼 불법인 외국인노동자 자녀들은 받아주지 않는다"면서 "그런데 아이를 안심하고 보낼 수 있는 외국인 보육시설이 집에서 가까운 곳에 생겨 너무 다행스럽다"고 기뻐했다.

▲  지구촌어린이마을 개원식에 참석한 외국인 학부모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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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젤(38·콩고)은 조안나(6)와 아들 아리엘(5)을 '지구촌어린이마을'에 맡겼다. 개원식에 이어 열린 학부모 모임에 참석한 지젤은 "보육비 때문에 힘들었는데 집에서도 가깝고 보육비도 거의 들어가지 않는 지구촌어린이마을에 아이들을 맡기게 돼 너무 좋다"고 말했다.

중국동포 임현숙(42·중국 장춘시)씨도 딸(2)을 지구촌어린이마을에 맡기게 돼 한숨을 덜었다. 임씨는 "돈을 벌기 위해 한국에 왔는데 늦둥이 딸이 태어나면서 일을 하지 못했다"면서 "이제는 딸을 맡겨 놓고 일할 수 있게 돼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

김해성 목사는 어린이마을을 설립한 배경에 대해 "외국인노동자들은 아이들에게 먹을 것을 차려 놓고 밖에서 문을 잠그고 출근하는 경우가 있는데 만약에 불이 나면 어떻게 되겠는가?"라며 "방 안에 갇히다시피 하면서 돌봄을 받지 못하는 나홀로 아이들을 위해 안전한 둥지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지구촌어린이마을은 2세부터 7세까지의 아동들을 오전 9시부터 6시까지 돌봐준다. 학부모들은 매월 간식비 정도의 7만 원만 부담하면 된다. 일반 어린이집에선 50~60만 원 정도의 보육료를 받는다.

조합장 김해성 목사 "외국인노동자 스스로 서야 할 때가 됐다"

 지구촌협동조합 조합장을 맡은 김해성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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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사랑나눔은 외국인노동자와 다문화가정을 위한 급식소와 쉼터, 상담과 통역, 학교와 아동센터, 외국인노동자전용의원 등을 무료로 운영했습니다. 이들은 20년이 넘도록 나눔과 돌봄의 대상이 됐고, 저를 비롯한 후원자들은 사랑을 베푸는 착한 역할을 해왔습니다. 이제는 그들을 불쌍한 존재로 계속 남겨둘 수는 없습니다. 그들 스스로 서야 할 때가 됐습니다."

지구촌협동조합 조합장인 김해성 목사는 외국인노동자들의 자립과 자존을 위해 협동조합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지구촌협동조합원은 25일 현재 150명 조합원에 적립된 조합비는 1000만 원 가량이다. 우선 사업으론 중국동포 조합원들을 위한 '직업소개소'와 '급식소', '노동상담소'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김 목사는 "일자리를 찾는 중국동포들이 불법 또는 무허가 직업소개소를 통해 피해를 보는 경우가 속출하고, 살인사건까지 발생하고 있다"면서 "작년 말에 중국동포가 직업소개소 소장을 살해한 사건이 발생했는데, 취업시켜준 대가로 월급의 절반을 갈취한 비정상적인 직업소개가 원인이었다"며 지구촌협동조합 직업소개소가 그 대안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김해성 목사가 대표를 맡고 있는 (사)지구촌사랑나눔은 2004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외국인노동자전용의원'과 2011년 개교한 '지구촌학교'와 '지역아동센터' 등의 사업을 협동조합 운영방식으로 차츰 전환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조합원을 확대시켜서 신용협동조합과 주택협동조합 등의 사업으로 외국인노동자들의 경제 자립과 삶의 질을 개선시키겠다는 야무진 포부를 밝혔다.

▲  중국동포 밀집지역인 서울 구로구 가리봉시장 인근에 외국인노동자와 다문화가정 자녀들을 위한 보육시설 '지구촌어린이마을'이 25일 개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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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안동희
    글쓴이 : 사랑과지혜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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