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 고등학교 직업 십계명
대부분의 학교들이 오로지 입시공부에만 매달려 합격률을 높이기 위하여
매진할 때, 거창고등학교는 미션스쿨로 학생들에게 농사일은 물론 가축도
키우게 하고, 눈 오는 날 전 교직원과 학생들의 합동 토끼몰이, 눈싸움에,
예술제에 야영활동까지 해가며 공부를 시킨다.
그런데도 전인교육은 물론 놀라울 정도의 대학 진학률을 자랑하는 학교.
한국내는 물론 외국에 살고 있는 교민들에 이르기까지 이곳으로 역유학을
시도하는 <실질적 대안학교>의 표본으로 손꼽히는 학교다.
1956년 고(故) 전영창 선생이 교장으로 취임, 헌신적인 노력으로
폐교 직전의 학교를 재건하고 그 후에 풀무원을 창립한 농부 원경선 선생,
<한국의 슈바이처>라고 불리우며 무소유의 삶을 살다간 고(故) 장기려 선생이
이사로 취임하여 1차적인 학교의 틀과 거창 고등학교 정신을 세운 후,
전영창 선생의 뒤를 이은 전성은, 도재원 선생이 교장으로 취임, 샛별초등학교,
샛별중학교, 거창고등학교로 이어지는 참 교육의 터가 닦여왔다.
거창고등학교 전영창 선생님
믿음의 사람들
경상남도 거창군에 가면 거창고등학교가 있다. 이 거창고는 기독정신에 따라서 운영되는 지방 명문학교로 아주 이름이 나 있다. 거창고는 세계적인 지휘자인 정명훈 씨가 두 아들을 보낸 학교로 유명하다.
시골에서 대학진학률 88%의 경이로운 기록을 세운 학교인데다 180명 정도 되는 졸업생 중에서 4분의 1이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에 진학한다고 한다.
거창고등학교가 이렇게 되게 된 배경에는 한국 최초의 미국 유학생이었던 전영창 선생님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유학생활을 마치고 귀국하자마자 대학부총장이라는 확실한 지위와 평탄한 미래를 버리고 재정문제로 폐교직전에 있는 시골학교인 거창고에 부임을 하게 된다.
교장취임식에 참석한 학생은 모두 8명. 얼마나 재정이 열악하였든지 교사회의에서 자신이 먼저 학교를 위하여 월급을 반으로 줄이겠다고 선언을 하자 교사들도 여기에 동조를 하여 이때부터 흩어진 학생들을 모으고 거창 땅에 전인교육의 기틀을 마련한 분이다.
이렇게 시작을 하였지만 이미 학교가 진 빚이 너무 많아서 해결할 길이 없었다. 결국 1958년 4월 학교가 넘어가게 되었을 때 그는 성경과 찬송, 담요 1장을 가지고 거창읍에서 40리나 떨어진 산 중턱의 동굴속으로 들어가서 자리를 펴고 1주일 금식기도를 시작했다.
“하나님 제가 미국에 갔다 와서 이 나라에 좋은 고등학교 교육을 해보려고 하는데 이렇게 학교가 부채로 넘어가게 됐으니 어떡하면 좋습니까? 하나님 해결해 주세요”
사흘이 지나도 아무런 응답도 없고 가슴만 답답했다.
하나님의 응답이 없자 그는 나흘 째 마침내 이렇게 기도했다.
“하나님. 제가 1주일 동안 금식기도 하는 이 기간내에 응답해 주시지 않으면
1주일 금식기도를 마치는 날 서울로 올라가 ‘일간신문에 하나님은 안 계십니다’ 하고 광고를 내겠습니다.”
기도를 마치고 내려오니 조우복이라는 미국의 한 성도가 보낸 수표 1장이 도착해 있었다. 2050달러.이것은 그 당시 부채를 정확하게 갚을 수 있는 돈이었다.
하나님께서는 그의 기도에 이토록 정확하게 응답해주셨던 것이다.
전영찬 선생님에 의해 새롭게 된 고등학교이지만 이 선생님이 거창고를 더 유명하게 만드는 것이 또 따로 있다.
그것은 다름이 아니라 모험정신으로 똘똘 뭉친 <취업 10계명>이다.
첫째, 월급이 적은 쪽을 택하라.
둘째, 내가 원하는 곳이 아니라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을 택하라.
셋째, 승진 기회가 거의 없는 곳을 택하라.
넷째, 모든 것이 갖추어진 곳을 피하고 처음부터 시작해야 하는 황무지를 택하라.
다섯째, 앞다투어 모여드는 곳에는 절대로 가지말고 아무도 가지 않는 곳으로 가라.
여섯째, 장래성이 전혀 없다고 생각되는 곳으로 가라.
일곱째, 사회적 존경 같은 것은 바라볼 수 없는 곳으로 가라."
여덟째, 한 가운데가 아니라 가장자리로 가라.
아홉째, 부모나 아내나 약혼자가 결사반대를 하는 곳이면 틀림없으니 의심하지 말고 가라.
열째, 왕관이 아니라 단두대가 기다리고 있는 곳으로 가라."
거창고 졸업생들이 이런 모험정신으로 단단히 무장하고 이 세상에 나오는데 어찌 이 세상을 이기지 않을 수 있겠는가. 우리 인생은 크고 작은 모험으로 가득 차 있다. 인생이 곧 모험인 것이다.
이 십계명은 일반 사람들이 보기에는 정말 미련해 보인다.
그러나, 다시한번 생각해보면........
멋진 직업의 십계명이 아닐 수 없다.
불의 앞에서는 맹수보다 더 하시고
일신의 고난 앞에선 위대한 노예로 순진했던 이!
님은 살아 생전에 우리에게 빛과 소금이었고
죽어선 한 알의 밀알로 이 땅에 묻히셨도다.
1976년 수술 일정을 미루고 학교에 헌신하다가 순직한 고 전영창 교장 동상에 새겨진 추모의 글이다. 거창고를 더 유명하게 만든 것은 강당 뒷벽에 새겨진 위의 '직업선택의 십계'라는 글이다. 이 십계명은 거창고의 위대한 정신이 살아 숨쉬는 내용이다.
많은 목회자 배출
거창고 출신으로 고신교단 목회자로 배출된 인사는
임종수 목사(교단총무역임),
김종선 목사(부산노회장, 초장동교회 담임),
유연수 목사(수영교회) 등
부산노회만 해도 5~6명, 통합 측의 류영모 목사(한소망교회 담임) 등 한국교회에 배출된 거창고 출신 목회자는 20여명이나 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교육부장관을 못 시켜드려 죄송하다”
고 했던 전성은 전 거창고등학교 교장은
전영창 선생의 아들로 서울대를 졸업하고
1965년부터 거창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재직하다가 교장을 맡았다.
2009년 3월 대통령직속기관인
교육혁신위원장으로 임명된 전 전 교장은
전국 교육청 18여개를 1/4로 줄이고 그 예산으로
각 학교에 지원하고, 부모가 없는 아이들에게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참다운 교사라고 역설했다.
전영창 선생의 업적을 기리고
재평가를 하는 것이 늦은 감은 들지만
교단과 병원이 역사적 관점에서
재조명할 필요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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