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간증

중남미에 학교 교회 세우는 최상민 사장

배남준 2016. 3. 29. 14:29


아이티 전력업계 큰 손 ‘복음 전파도 큰 손’… 중남미에 학교·교회 세우는 최상민 ESD 사장 기사의 사진
최상민 ESD 사장은 지난 10일 아이티 카라콜에 건립된 직업학교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예수 그리스도라는 인생의 분명한 목적이 있을 때 삶이 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예수님은 공생애 3년간 하나님의 말씀을 집중적으로 가르치셨습니다. 말씀을 전하시고 삶으로 모범을 보이시며 리더를 키우셨죠. 제가 아이티와 도미니카공화국에 100개 학교와 교회를 세우려는 것도 리더를 길러내기 위해서입니다.” 

지난 10일 아이티직업학교 이사장에 선임된 최상민(40) ESD 사장은 사업가에 머물지 않고 교육과 선교에 뛰어든 이유를 이같이 설명했다. ESD는 아이티 전체 전력의 35%를 책임지는 회사다. 발전소 건설과 운영, 전력 판매 등으로 연간 40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전체 수익의 70%는 아이티에서, 나머지는 도미니카공화국에서 나온다. 직원만 315명이고 본사는 도미니카공화국에 있다.

최 사장이 도미니카공화국에 이민 온 것은 1993년이다. 그의 부모는 수도 산토도밍고에 식당을 차렸다. 식당일을 돕던 그가 미국으로 건너간 것은 96년. 뉴욕시립대에서 회계학을 전공했다. 그러다 졸업을 1년 앞두고 중도 포기했다. 그는 “아무리 공부를 잘 해도 미국사회에선 동양인의 한계가 뻔히 보였기 때문”이라고 했다.

99년 인조목 사업을 시작했지만 수요가 많지 않았다. 2000년 도미니카공화국 코트라에서 8개월간 무보수로 일하며 어깨너머로 무역을 배웠다. 기회는 통역을 도우면서 왔다. 현대중공업의 거래를 도우며 수천만 달러에 이르는 발전소 1기 수주를 성사시켜 성과급으로 5만 달러를 받았다.

영업뿐만 아니라 발전기 정비 기술도 배웠다. 발전기가 멈추는 돌발 상황이 발생할 때마다 해결사 노릇을 했다. 특유의 성실성으로 정부 관계자로부터 눈도장을 받았다. 2004년 발전설비 판매 사업으로 시작한 ESD는 발전소 건설·운영, 태양광 발전으로까지 영역을 확대했다. 지금은 한국전력공사처럼 전기를 생산·판매한다.

최 사장은 “해외에서 성공하고 싶다면 자기가 잘 하는 분야, 정말 하고 싶은 분야에 뛰어들어야 한다”며 “특히 바닥부터 시작해 시장 흐름을 익히고 현장과 적극 교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한국에선 완벽하게 준비한 뒤 해외 무대에 뛰어들겠다고 생각하는 젊은이들이 많던데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기본적인 숙식만 보장된다면 현장에 곧바로 뛰어들어 부딪히면서 배워야 한다”며 “언어와 일을 습득하면서 독립을 꿈꾼다면 분명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2007년부터 중남미에 초·중·고등학교를 세우고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지금까지 도미니카공화국에 3개, 아이티에 3개 학교를 세웠다. 기부금만 200만 달러다. 한국교회봉사단이 최근 준공한 아이티직업학교에도 수억원을 지원했다. 학교가 세워지면 채플이 생기고 교회가 들어선다.

그는 “사업이 확장될수록 인생의 존재 목적과 정체성에 혼란을 겪었다. 아무리 좋은 집에 살고 좋은 차를 사도 만족감이 없었다”면서 “그러다 하나님께서 학교와 교회를 지으라는 마음을 주셨고 그때부터 삶의 의미를 다시 찾게 됐다”고 회고했다. 

최 사장은 “수익만 찾지 않고 나누려고 하니 아이티와 도미니카공화국 정부 관료들이 진정성을 느낀 것 같다”면서 “손해 보더라도 교육 사업만큼은 아낌없이 지원했다. ‘외국인이 우리보다 더욱 교육사업에 힘쓴다’며 감동하더라. 그렇게 신뢰까지 덤으로 얻었다”고 웃었다.  

그는 “크리스천은 내가 왜 살아야 하는지, 사는 동안 반드시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분명하게 알고 있어야 한다”면서 “사업도 마찬가지다. 그렇지 않으면 행복은 절대 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불신 가정에서 태어난 그가 예수를 믿은 것은 미션스쿨인 경기도 남양주 동화중학교를 다니면서부터다. 최 사장은 “불교 집안에서 태어나 중학교 때 처음 성경을 접했고 학교에서 주보를 갖고 오라고 해서 처음 교회에 나갔다”면서 “지금은 모든 가족이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고 웃었다.  

최 사장은 “아이티도 대한민국처럼 선진국의 대열에 들어가기 위해선 기독교 가치관을 지닌 지도자가 많이 나와야 한다”며 “아이티직업학교가 기독교 정신을 지닌 지도자를 길러내는 ‘모판’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내와 딸 둘, 아들 하나를 두고 있는 그는 도미니카한인교회에 출석하고 있다.

   -국민일보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