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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난민(고려인 출신) / 부활 주일 예배

배남준 2022. 4. 18. 10:28

 

“사랑하는 여러분, 이것 하나만은 잊지 맙시다. 여러분이 사선을 넘어 이렇게 고국 땅을 밟을 수 있었던 것은 오직 예수님 은혜입니다. 그리고 그 예수님의 부활하심을 믿는 순간 새로운 인생길이 열립니다.”

17일 오후 광주광역시 광산구 산정공원로 광주고려인마을교회 예배당. ‘부활의 중요성’을 제목으로 설교 말씀을 전한 이천영 목사의 감회는 남달랐다. 러시아 침공으로 삶의 터전을 잃고 피란길에 나선 고려인 출신 우크라이나 난민 등 100여명이 함께 올해 부활주일 예배를 드렸기 때문이다(사진).

참석자들은 광주고려인마을·교회의 항공료 및 월세 지원을 받아 한국에 입국, 임시 정착 중인 고려인들이다. 교회 측은 부활주일 예배를 마친 뒤 대한적십자사 등에서 지원한 침구(이불세트)와 쌀 등을 나눠줬다.

이 목사는 “보금자리를 떠나 갈 곳 없는 고려인 난민들과 함께 드리는 올해 부활절 예배는 그 어느 때보다 특별했다”면서 “이들에게 가장 고통스러운 기간일 수 있지만 풍성한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하며 복음을 받아들이는 특별한 시간이 되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광주고려인마을·교회에 따르면 현재 우크라이나를 탈출한 고려인 난민의 귀국 지원은 이어지고 있다. 지난 15일 현재 항공권 지원을 받은 고려인은 117명이며, 루마니아(248명)와 폴란드(239명) 등에서 한국행 항공권 지원을 기다리는 고려인은 490여명이다. 광주고려인마을·교회는 이들을 위한 항공권과 월세 보증금(200만원) 및 2개월 치 월세를 지원하기 위해 모금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광주고려인마을과 인근에 정착한 고려인 난민은 100여명에 달한다. 광주고려인마을 관계자는 “하루 4~5명씩 현지에서 한국행 비자를 받았다는 연락이 오고 있다”면서 “이들을 위한 지원 준비와 함께 점점 더 늘어나는 정착자를 위한 ‘한국사회 적응 교육’까지 실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십시일반 모금도 이어지고 있다. 지역사회와 기업을 비롯해 한국교회의 사랑도 보태지고 있다. 현재까지 모아진 후원금은 1억3000만원에 달한다. 전남 광양에 사는 70대 초반의 기우초씨는 교통안전 지킴이를 하면서 매월 받는 30만원을 광주고려인마을에 연말까지 기부키로 약정했다.

                                                                             국민일보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