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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의 시간 하늘의 시간 - 조정민 목사

배남준 2019. 6. 15. 08:15


MBC 앵커 시절 저자 조정민


젊은 날 저는 언제나 시간에 쫓겼습니다. 늘 바빴습니다. 바쁜 것이 성공의 척도라 여겼고, 더 바쁘게 사는 것이 성공의 지름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숨 돌릴 틈 없이 살다가 어느 날 덜컥 예수님을 만났습니다. 





예수님의 생애도 말할 수 없이 바쁘셨습니다. 공생애라고 부르는 메시아의 일상은 늘 사람들과 숨바꼭질하듯 분주했습니다. 그런데 그분의 중심에서 흘러나오는 고요함에 시선이 끌렸습니다. 

‘이분은 대체 어떤 시간을 사셨나? 어떻게 고작 3년을 일하고 다 이루었다고 하시나?’ 하는 질문이 마음속에 맴돌았습니다. 

어느 날 그 비밀이 파노라마처럼 드러났습니다. 예수님이 인간에게 약속하신 구원의 전경이 펼쳐졌습니다. 그것은 땅의 시간에서 하늘의 시간으로의 초대였습니다. 인간의 시간에서 하나님의 시간으로의 초대였습니다. 크로노스에서 카이로스로의 초대였습니다. 

제우스 신의 아들 카이로스

수많은 믿음의 사람들이 그 시간의 강을 건너갔습니다. 우리는 강 건너편의 시간을 ‘영원’이라고 부릅니다. 영원에서 오신 분이 인간의 시간 안에서 사람들과 함께 이스라엘 땅을 거니셨습니다. 목적은 하나입니다. 인간의 시간과 하나님의 시간의 접속입니다. 예수님은 그 연결점에 십자가를 세웠습니다. 십자가를 넘어서면 누구나 사랑의 노래를 부릅니다. 하나님의 시간 안에서 흘러나오는 기쁨의 노래입니다.`

신앙인이 된다는 것은 시간의 혁명을 경험하는 사건입니다. 그 혁명을 경험한 사람은 더 이상 시간에 묶이지 않습니다. 더 이상 내 시간을 고집하지 않습니다. 하나님의 시간이 내 안에 흘러드는 만큼 자유합니다. 이 여유, 이 풍성함, 이 너그러움이 신앙의 본질입니다.

이러한 사람은 더 이상 주변 사람들을 몰아세우지 않습니다. 시간의 구원은 권력의지로부터의 해방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육신의 목숨이 남아 있는 동안 우리는 여전히 인간의 시간 속을 걸어갑니다. 그러나 순간순간 하늘을 바라보며 하늘의 시간 속을 동시에 걸어갑니다. 

우리는 누구나 하루 24시간을 삽니다. 그러나 이 시간 속에서 건져 올리는 시간이 있고 그냥 흘려보내는 시간이 있습니다. 시간의 강가에 앉아서 하염없이 시간이 흐르는 것을 지켜볼 수도 있고 낚싯대를 가져와서 그 시간을 건져 올릴 수도 있습니다. 건져 낸 시간은 영원으로 옮겨집니다. 건져낸 시간은 ‘순간’이라도 영원한 시간이 되는 것입니다.

악한 시대, 악한 세상, 악한 때를 살아가면서 우리는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시간을 건져 내야 합니다. 구원이란 무엇입니까? 이 세상의 흐름에 몸을 맡기고 떠내려가는 삶이 아니라 시간을 건져 올리는 삶을 사는 것입니다. 그렇게 시간이 구원될 때 질적으로 다른 시간의 혁명을 경험할 것입니다. 영성이란 시간의 혁명이며, 전혀 다른 차원의 시간을 사는 것을 말합니다.

우리는 흔히 주관적 시간의 길이를 경험합니다. 어느 날은 하루가 너무 길게 느껴지고 어느 날은 하루가 쏜살같이 지나갑니다. 불편하거나 싫어하는 사람과 같이 있으면 한 시간이 한 달처럼 길게 느껴지지만 사랑하는 사람과 같이 있으면 한 시간이 10분처럼 쏜살같이 흘러갑니다. 

영원이란 시간 밖의 시간입니다. 어쩌면 정지된 것처럼 보이는, 어쩌면 시간 자체가 사라진 것처럼 보이는 시간을 뜻합니다. 오랫동안 끝없이 살아가는 무한한 시간을 뜻하는 것은 아니지요. ‘영원’은 하나님과 함께 있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그분과 함께하는 시간입니다. 그러므로 영원이란 하나님을 ‘아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이 점을 분명히 말씀하셨습니다. 

영생은 곧 유일하신 참 하나님과 그가 보내신 자 예수 그리스도를
아는 것이니이다
(요한복음 17장 3절)


영생한다는 말은 예수님을 알고 예수님과 함께 지낸다는 의미입니다. 시간의 주인과 함께 지내는 것이 영원한 생명입니다. 육신으로 살아가는 시간 속에서 영원한 시간으로 우리 자신이 건짐 받은 모습입니다. 하나님 앞에서 새로운 의미와 가치를 지니는 시간이 카이로스입니다. 우리는 크로노스의 시간을 하나님 안에서 건져 올려서 영원의 시간으로 만들기 위해 이 땅을 살아가는 존재입니다. 그걸 깨닫는 것이 구원이고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 구원받는 자의 삶입니다.

- 『땅의 시간 하늘의 시간』 중에서


저자 : 조정민

25년 동안 언론인으로 열정을 불사르던 저자는 생명의 길인 예수님을 만난 후 사랑의 공동체에 대한 꿈을 품고 목사의 길로 들어섰다. 목회자로, 또 선교 방송국 사장으로 일하다 2013년부터 새로운 공동체인 베이직교회를 섬기고 있다. 
그는 많은 종교적 방황을 통해서 예수님이 진리임을 확신하게 되었고, 이 시대가 받아들이고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복음의 메시지를 전한다. 또 트위터 광장, 페이스북 우물가에서 인생의 길을 잃은 사람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짧은 인생을 제대로 살려면 시간의 우선순위를 바로잡아야 한다. 시간을 어떻게 사용하느냐가 인생을 결정하기에 신앙은 시간의 배분 혁명이다. 이 책을 통해 부도 직전의 삶에서 구원받은 삶으로, 낭비하는 시간에서 하나님께 건짐받은 시간으로, 내 시간표에서 하나님의 시간표대로 사는 삶으로 변화되기를 소망한다. 
MBC 사회부?정치부 기자, 워싱턴 특파원, 뉴스데스크 앵커, 보도국 부국장, iMBC 대표이사, 온누리교회 목사, CGN TV 대표를 역임했으며 현재는 베이직교회 목사이다. 
저서로는 《WHY JESUS 왜 예수인가?》, 《하나님의 뜻은 무엇인가?》, 《사람이 선물이다》, 《인생은 선물이다》, 《길을 찾는 사람》, 《새로운 길을 가는 사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