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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언론찬사, 대형여객기 참사 막은 女조종사 슐츠 - 하나님이 주신 담대함과 지혜로

배남준 2018. 4. 21. 07:01




  • “하나님이 우리를 지켜 주시려고 천사를 보내셨네요(God sent his angels to watch
  • over us).”

1990년대 찍은 태미 조 슐츠. NBC뉴스 캡처

엔진 폭발로 추락 위기를 맞은 대형 여객기를 안전하게 착륙시키며 대형 참사를 막은 여성 조종사가 영웅이 됐다. 3만2000피트(9753m) 상공에서 동체가 떨어져 나가는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기독교적 신념으로 사고에 침착하게 대응한 그녀에게 ‘강철 심장을 지닌 크리스천’이라는 찬사가 이어지고 있다.

크리스천포스트 등 외국 기독매체들은 미국 필라델피아 국제공항에 비상착륙한 사우스웨스트항공 보잉 737 여객기의 조종사인 태미 조 슐츠(Tammie Jo Shults‧56)에게 ‘강인한 여성 크리스천(strong Christian lady)’이라는 칭찬이 이어지고 있다고 19일 보도했다.

NBC뉴스 캡처

사고 여객기에 탑승했던 어맨다 보어맨은 비행기가 지면에 안착한 직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조종사는 정말 놀라운 사람! 그녀가 공항에 우릴 무사히 착륙시켰다”면서 “하나님이 우릴 지켜 주시려고 천사를 보내셨다”고 적었다.

또 다른 승객 알프레드 텀린슨은 AP와의 인터뷰에서 “그녀(슐츠)는 강철 심장을 가진 사람”이라면서 “그녀에게 경외의 박수를 보낸다. 우릴 안전하게 땅에 내려준 감사의 표시로 그녀에게 올해 크리스마스카드를 보낼 생각”이라고 말했다.

사고는 지난 17일 발생했다. 뉴욕 라가디아 공항에서 승객과 승무원 149명을 태운 사우스웨스트항공 1380편 보잉 737기의 왼쪽 날개 엔진이 이륙 20분 만에 폭발했다.

폭발한 엔진. 인스타그램 캡처

기내에선 긴박한 상황이 빚어졌다. 유리창을 깨고 들어온 파편으로 여성 탑승객 한 명이 숨지고 7명이 다쳤다. 탑승객 페기 필립스는 “엔진이 폭발했을 때 모든 게 끝나는 줄 알았다”면서 “우리가 살 길은 오직 기적 밖에 없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아찔했던 사고 순간을 기억했다.

엔진 폭발 여파로 깨진 창문. 인스타그램 캡처

슐츠는 그러나 냉정함을 잃지 않고 곧바로 인근 필라델피아 공항으로 비상착륙을 시도했다. 그녀는 자신이 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모든 승객의 생명이 위험에 처할 수 있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슐츠는 관제탑과의 교신에서 “기체 일부가 소실됐다. 속도를 줄일 필요가 있다. 활주로에 도달하면 응급의료진을 보내줄 수 있느냐. 탑승자 중 부상자가 있다”고 침착하게 전했다.

침착하게 사고에 대응한 슐츠는 비행기가 무사히 착륙하자 문 입구까지 나와 승객 한 명 한 명을 모두 안아주며 위로했다.

승객을 안으며 위로를 건네는 슐츠. 조셉 마커스 인스타그램 캡처

슐츠의 모친인 버지니아 슐츠는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기독교적 신앙이 위기의 순간 딸에게 용기와 지혜를 주었을 것이라면서 “하나님이 그 순간 딸과 함께 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슐츠의 이웃인 샌디 그린은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평소 슐츠를 아는 사람들에게는 놀랄 일도 아니다. "슐츠는 정말 강한 크리스천”이라면서 “위기의 순간에도 자신의 일을 충실해 해낸 그녀가 자랑스럽다”고 기뻐했다.

슐츠는 미 해군 최고의 여성 비행사 중 한 명이다. 1983년 캔자스 주 미드아메리카 네이저런대학을 졸업한 뒤 85년 비행학교에 입교해 비행사가 됐다. 89년에는 여성 최초로 미해군에서 FA-18 호넷 전투기를 모는 조종사가 됐다. 교관으로 복무하면서 소령까지 진급한 그녀는 전역 후 93년부터 사우스웨스트항공 조종사로 일하기 시작했다. 같은 항공사 조종사인 남편과 사이에 2명의 자녀를 두고 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