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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리 그레이엄 목사 - 美 대통령 12명의 영적 멘토

배남준 2018. 2. 23. 13:35
빌리 그레이엄 목사, 보수·진보를 떠나 美 대통령 12명의 영적 멘토 역할 기사의 사진
빌리 그레이엄 목사와 조지 HW 부시, 지미 카터, 빌 클린턴(왼쪽부터) 등 미국 전직 대통령들이 2007년 5월 열린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의 빌리그레이엄전도협회(BGEA) 도서관 개관식에서 기도하고 있다. BGEA 제공

빌리 그레이엄 목사는 생전에 정치에 대한 관심은 없었다. 하지만 역대 미국 대통령들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대통령을 비롯해 12명의 대통령에게 조언자이자 영적 멘토 역할을 했다. 대통령 선거 기간 중 후보들이 그를 찾는 건 일종의 관례로 여겨지기도 했다.

그레이엄 목사는 지난해 말 갤럽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가장 존경하는 남성’에 4위에 오르는 등 최근까지도 대중 지지를 받았다. 그의 95세 생일파티에는 당시 사업가였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미디어 재벌 루퍼트 머독, 세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 등 900여명이 참석하기도 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지도자들도 그레이엄 목사를 추앙했다. 그레이엄 목사는 2002년 영국의 엘리자베스 2세 여왕으로부터 기사 작위를 받았다. 당시 기사 작위 수여식에서 엘리자베스 여왕은 “그레이엄 목사의 선교활동이 영국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그레이엄 목사는 1954년 영국 런던 전도대회를 성황리에 치르면서 세계적 부흥사로 발돋움했다.

그레이엄 목사는 미국 대통령들의 고충을 듣고 위로하는 역할도 했다. 일례로 1981년 3월 30일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의 암살 기도가 일어난 직후 워싱턴으로 날아가 부인 낸시 여사를 위로하고 기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미 카터와 조지 H W 부시(아버지 부시),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등은 2007년 5월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서 열린 빌리그레이엄전도협회(BGEA) 도서관 개관식에 참석하는 등 퇴임 후에도 그레이엄 목사와 지속적으로 친분을 유지해왔다. 당시 개관식에서 클린턴 전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들은 그레이엄 목사에게 고마운 마음을 갖고 있다”며 “그는 대통령 집무실에서 우리를 위해 기도해 주곤 했다”고 밝혔다. 카터 전 대통령은 냉전 시대 동유럽과 북한까지 가서 복음을 전하던 그레이엄 목사의 용기를 칭찬하며 “나는 그레이엄 목사 덕분에 영적 생활을 이룰 수 있었던 수천만 명 중 하나”라고 말했다.

그레이엄 목사는 특히 부시 일가와 친밀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레이엄 목사는 아버지 부시 대통령의 집권기인 1992년 북한을 방문했다. 당시 냉전 종식 이후 북한을 방문한 첫 외국인 종교 지도자였다는 점에서 국제 사회의 큰 관심을 모았다. 방북 전 그레이엄 목사는 부시 당시 대통령과 제임스 베이커 국무장관을 만나 이견을 조율했고, 북한을 찾았을 때 부시 대통령의 메시지를 김일성 주석에게 전달하고 김일성대학에서 강연을 하는 등 미 정부의 특사 역할을 톡톡히 했다.

아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자서전 ‘맡아야할 본분’(A charge to keep)에 “1985년 메인 주 해변에서 그레이엄 목사와 사적인 대화를 나누는 중에 신앙의 전환점이 찾아왔다”고 기록했다. 1985년 그레이엄 목사와 개인적인 만남 이후 술을 끊게 됐다는 그는 “그레이엄 목사의 영향으로 젊은 시절 방황을 끝내고 기독교 신자로 거듭났다”고 고백한 바 있다.

                                                                                                        이사야 기자 Isaiah@kmib.co.kr
                                                                                                                                          [출처] - 국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