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코메티 특별전을 주관한 코바나컨텐츠의 김건희 대표는 작품 감상의 포인트는 조각상들의 시선(gaze)이라고 조언한다. 특히 ‘로타르 좌상’(왼쪽)과 ‘걸어가는 사람’의 눈에서 죽음을 앞둔 인간의 비통함과 인간의 영생을 강조하는 기독교적 가치를 느껴볼 것을 권한다. 김지훈 기자
“크리스천에게 그의 작품은 예수님이 짊어지셨던 십자가와 비슷한 의미를 띤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삶에서 무엇이 중요한지 묵상하게 만들죠.”
배철현 서울대 종교학과 교수는 15일 본보와 통화에서 이같이 말했다. 조각가 알베르토 자코메티(1901∼1966)의 작품에 깃든 기독교적 가치가 무엇인지 물었을 때 돌아온 답변이었다. 배 교수는 “크리스천이라면 그의 조각상을 보면서 예수님을 떠올리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자코메티의 작품은 우리가 무엇을 믿고 의지해야 하는지 성찰하게 만든다”며 “자코메티 회고전을 찾는다면 인간의 숭고한 가치를 되새길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코메티의 작품에 기독교적 가치가 묻어나는 가장 큰 이유는 그가 기독교적 가풍 아래에서 성장했기 때문이다. 자코메티의 할아버지는 신실한 크리스천이었다. 자코메티가 유년기를 보낸 스위스의 스탐파 지역은 기독교인들이 모여 공동체를 꾸린 마을이기도 했다.
자코메티는 신학자처럼 죽음과 구원 문제에 천착한 작가로 유명하다. 그가 ‘죽음’이라는 숙제를 붙들고 씨름하기 시작한 건 스무 살 때였다. 자코메티는 혼자 이탈리아를 여행하다가 기차에서 한 노인을 만났다. 노인은 자코메티에게 베니스로 여행을 떠나자고 제안했다. 두 사람은 여행길에 오르는데, 며칠 뒤 노인은 돌연 숨을 거두고 만다.
‘알베르토 자코메티 한국특별전’을 찾는 관람객은 전시장에서 이 이야기가 담긴 게시물을 만날 수 있다. ‘스무 살 자코메티, 죽음을 목격하다’라는 제목의 게시물이다. 여기엔 자코메티가 당시 느낀 충격의 감정이 적혀 있다. “그날 이후 난 전등불을 켜두지 않으면 잠을 잘 수 없고, 잠자리에 들 때마다 어쩌면 영영 깨어나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덧없음, 덧없음…. 인간이 아무렇지도 않게 한 마리 개처럼 죽어버릴 수 있다니….”
스무 살 나이에 죽음 앞에서 무력할 수밖에 없는 인간의 한계를 실감한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자코메티의 작품에서 좌절이나 허무가 아닌, 희망의 메시지를 발견한다. 그의 작품이 지닌 특징 때문이다. 자코메티는 수많은 조각상을 통해 인간은 하나님이 허락한 자유의지에 따라 스스로 삶을 개척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특별전 하이라이트인 ‘묵상의 방’에 들어가 ‘걸어가는 사람’을 마주한다면 이 사실을 실감할 수 있다.
자코메티의 유작인 ‘로타르 좌상’도 크리스천에겐 적잖은 울림을 선사한다. 자코메티는 이 작품을 만들 때 조각상의 시선(視線)에 집중했다. 그는 조각상의 눈빛에 영원히 살고자 하는 욕망과 죽음을 앞둔 비통한 감정을 모두 담아내려고 했다.
특별전을 주관하는 코바나컨텐츠의 김건희 대표는 “로타르 좌상에는 인간이 느낄 수 있는 모든 고민이 담겨 있다”며 “특히 관람객들은 이 조각상의 시선을 통해 예수님이 마지막에 마주했을 인간적인 고뇌의 감정들을 되새겨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배철현 서울대 종교학과 교수는 15일 본보와 통화에서 이같이 말했다. 조각가 알베르토 자코메티(1901∼1966)의 작품에 깃든 기독교적 가치가 무엇인지 물었을 때 돌아온 답변이었다. 배 교수는 “크리스천이라면 그의 조각상을 보면서 예수님을 떠올리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자코메티의 작품은 우리가 무엇을 믿고 의지해야 하는지 성찰하게 만든다”며 “자코메티 회고전을 찾는다면 인간의 숭고한 가치를 되새길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코메티의 작품에 기독교적 가치가 묻어나는 가장 큰 이유는 그가 기독교적 가풍 아래에서 성장했기 때문이다. 자코메티의 할아버지는 신실한 크리스천이었다. 자코메티가 유년기를 보낸 스위스의 스탐파 지역은 기독교인들이 모여 공동체를 꾸린 마을이기도 했다.
자코메티는 신학자처럼 죽음과 구원 문제에 천착한 작가로 유명하다. 그가 ‘죽음’이라는 숙제를 붙들고 씨름하기 시작한 건 스무 살 때였다. 자코메티는 혼자 이탈리아를 여행하다가 기차에서 한 노인을 만났다. 노인은 자코메티에게 베니스로 여행을 떠나자고 제안했다. 두 사람은 여행길에 오르는데, 며칠 뒤 노인은 돌연 숨을 거두고 만다.
‘알베르토 자코메티 한국특별전’을 찾는 관람객은 전시장에서 이 이야기가 담긴 게시물을 만날 수 있다. ‘스무 살 자코메티, 죽음을 목격하다’라는 제목의 게시물이다. 여기엔 자코메티가 당시 느낀 충격의 감정이 적혀 있다. “그날 이후 난 전등불을 켜두지 않으면 잠을 잘 수 없고, 잠자리에 들 때마다 어쩌면 영영 깨어나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덧없음, 덧없음…. 인간이 아무렇지도 않게 한 마리 개처럼 죽어버릴 수 있다니….”
스무 살 나이에 죽음 앞에서 무력할 수밖에 없는 인간의 한계를 실감한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자코메티의 작품에서 좌절이나 허무가 아닌, 희망의 메시지를 발견한다. 그의 작품이 지닌 특징 때문이다. 자코메티는 수많은 조각상을 통해 인간은 하나님이 허락한 자유의지에 따라 스스로 삶을 개척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특별전 하이라이트인 ‘묵상의 방’에 들어가 ‘걸어가는 사람’을 마주한다면 이 사실을 실감할 수 있다.
자코메티의 유작인 ‘로타르 좌상’도 크리스천에겐 적잖은 울림을 선사한다. 자코메티는 이 작품을 만들 때 조각상의 시선(視線)에 집중했다. 그는 조각상의 눈빛에 영원히 살고자 하는 욕망과 죽음을 앞둔 비통한 감정을 모두 담아내려고 했다.
특별전을 주관하는 코바나컨텐츠의 김건희 대표는 “로타르 좌상에는 인간이 느낄 수 있는 모든 고민이 담겨 있다”며 “특히 관람객들은 이 조각상의 시선을 통해 예수님이 마지막에 마주했을 인간적인 고뇌의 감정들을 되새겨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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