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 앞두고 만난 홍정길·최일도 목사]
발달장애인·노숙인 돕기 앞장, 20년 넘게 형·동생 인연 이어와
"올해 종교개혁 500주년… 교회, 사회 '소금' 역할 회복해야"
춘천파크자이
홍 목사는 교회 건물을 짓지 않는 대신 발달장애인을 교육하는 밀알학교에 강당을 지어주고 일요일에만 사용하는 남서울은혜교회를 이끌었다. '밥퍼 목사'로 유명한 최 목사는 신학생 전도사 시절부터 서울 청량리역을 무대로 노숙인 등 가난한 이들을 섬겨왔다. 두 교회는 올해 추수감사절부터 '교환 합동 예배'를 드리고 있다. 추수감사절엔 다일공동체 식구들이 '생명의 빛 예배당'을 찾았고, 설교는 최 목사가 했다. 오는 24일 성탄예배는 반대로 '생명의 빛 예배당' 성도들이 다일공동체를 방문, 홍 목사가 설교할 예정이다.
홍 목사는 예장 합신, 최 목사는 예장 통합 소속이다. 평생을 봉사와 섬김으로 살아온 목회자들이 교류하는 모습은 개신교계에 훈훈한 미담으로 전해지고 있다. 유난히 맹추위가 기승을 부리는 올해 성탄절(25일)을 앞둔 지난 17일 설곡리 골짜기에서 두 목회자를 만나 성탄의 의미를 들었다.
―두 분 인연이 궁금합니다.
최일도(이하 최)="20년도 넘었습니다. 제가 청량리에서 밥퍼를 시작하고 얼마 안 된 시절, 반포 남서울교회 담임이시던 홍 목사님이 부르셨어요. 헐레벌떡 달려갔더니 대뜸 안아주시면서 '일도 형제'라 부르셨어요. '홍 목사님'이라 불렀더니 '야, 형이라 불러' 하셔서 이후로 큰형님으로 모시고 있습니다."
홍정길(이하 홍)="최 목사는 정말 힘든 사역을 하면서도 변함이 없습니다. 당시 남서울교회엔 중산층·전문직이 많이 나왔습니다. 제가 일부러 '우리 좀 불편하게 살자'고 이야기하던 때입니다. 그런데 정말 불편을 자청해서 사역하는 게 최 목사였지요. 그래서 불러서 격려하고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유학생 수련집회인 코스타 집회에 강사로 초청했지요."
―그 인연이 설곡리로 이어졌습니다.
홍="저는 은퇴 선교사들의 보금자리를 만들 생각으로 들어왔는데, 최 목사가 먼저 와있었지요. 1970~80년대 세계 각지로 파송했던 선교사들이 이제 은퇴하고 있어요. 갈 데가 없죠. 반면 한국에는 다문화 가정이 늘고 있지요. 가평 지역도 점차 다문화 가정 비율이 높아지고 있어요. 은퇴 선교사의 경험과 다문화 가정을 연결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최="저는 '밥 짓는 시인, 퍼주는 사랑' 책이 밀리언셀러가 되면서 인세 수입의 절반은 북한 결핵 퇴치 사업에 기증하고 나머지로 여기 농가 주택을 구입한 것이 설곡리 생활의 시작이었지요. 영성수련이 없는 나눔·섬김은 일반 NGO와 다를 게 없다는 생각에서 영성수련원으로 마련했습니다."
―2017년은 다사다난(多事多難)이란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개신교계로 보면 루터의 종교개혁 500주년이기도 했습니다.
홍="세미나, 집회, 종교개혁지 방문 등 많은 행사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정작 종교개혁의 의미는 얼마나 되새겼나 반성합니다. 루터를 비롯한 개혁가들은 '오직 말씀'을 외쳤습니다. 말씀은 실체, 즉 실천이 없으면 그냥 '소리'일 뿐입니다. 성경이 말하는 실체는 거룩, 성찰, 정직, 사랑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 실체가 있으면 사회가 바뀝니다. 종교개혁 500주년인 올해 한국 교회에 그런 실천이 있었는지 반성합니다."
최="저는 개신교계에서 '빛과 소금'이라고 말하는 순서가 틀렸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성경에서 예수님도 '소금'을 먼저 말씀하셨습니다. 그런데 '빛과 소금'이라고 하니 한국 교회가 그동안 '빛'에만 끌린 것 아닌가 생각합니다. '소금'을 회복해야 합니다. 구호나 외침이 아니라 여기 같은 산골짜기에서 침묵 속에 묵상하며 힘을 길러 삶으로 실천하는 신앙이 필요합니다."
―이제 곧 성탄절입니다. 성탄절을 맞는 마음은 어떠신가요.
홍="저는 성탄절 날짜가 절묘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12월 25일은 모두가 한 해를 정리하는 때입니다. 특별히 그리스도인들은 후회되는 일, 고통스러운 기억을 있는 그대로 하나님 앞에 내놓고 맡겨야 합니다. 반대로 영광된 일, 큰 은혜를 입은 일이 많았다면 교만하지 말고 그 역시 하나님 앞에 경외하고 겸손하게 순종할 수 있는 기회입니다. 이 과정을 통해 내년을 살아갈 새 힘을 얻었으면 합니다."
최="정말 다사다난했던 한 해입니다. 그 가운데 상처도 많았습니다. 상처는 그대로 두면 흉터로 남습니다. 동방박사들이 별을 보고 따라가 갓 태어난 그리스도를 만났듯이 별을 보는 마음으로 살아갔으면 합니다. 이제 우리 사회도 바닥을 쳤으니 올라갈 일만 남지 않았겠습니까."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12/22/201712220010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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