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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 [교리] 대신 [진리] 회복해야

배남준 2017. 11. 7. 21:13
“한국교회 ‘교리’ 대신 ‘진리’ 회복해야” 기사의 사진
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민일보 빌딩에서 열린 제4회 WAIC 전 회원 필수교육 및 포럼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앞줄 오른쪽 여섯 번째부터 오른쪽으로 박조준 WAIC 설립자, 황교안 전 국무총리, 박종화 국민문화재단 이사장,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 김명기 국민목회자포럼 사무총장, 이병원 WAIC 회장. 강민석 선임기자



“로마가 기독교를 국교로 선포한 뒤부터 타락하기 시작해 1000년이 넘도록 ‘교리’ 안에 인간을 잡아뒀습니다. 이로 인해 생명력을 상실한 교회는 교인들의 삶을 살피는 대신 신학으로 신앙을 구속하는 잘못을 저질렀습니다.” 

백수(白壽·99세)를 앞둔 백발의 교수가 던지는 메시지는 따끔한 회초리 같았다. 6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빌딩에서 열린 국제독립교회연합회(WAIC) 포럼의 주제 강연자로 나선 김형석(97) 연세대 명예교수는 작금의 변질된 기독교를 통렬하게 비판하면서 한국교회가 ‘교리’ 대신 ‘진리’를 회복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또 “교회가 사회를 위해 존재했던 초대교회 정신을 잃고 마치 사회가 교회를 위해 존재하는 것처럼 여기고 군림했다”면서 “교회주의에서 벗어나 예수님의 말씀으로 돌아가라”고 강조했다.  

‘전 회원 필수교육’으로 마련된 이번 행사는 회원 연합체인 WAIC의 목회자는 재교육 차원에서 반드시 이수해야 하는 과정이다. 이날 행사는 ‘중단 없이 이어지는 종교개혁’이란 취지로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행사를 겸해 열렸다.  

WAIC 설립자 박조준 목사도 개회예배 설교에서 이 부분에 방점을 찍었다. 박 목사는 “WAIC는 작은 공동체지만 우리의 개혁성이 한국교계에 새 바람을 불어넣을 것”이라며 “개혁의 핵심에 ‘목사’보다 예수 그리스도를 앞세워야 한다”고 ‘겸손한 목회자상’을 강조했다. 그는 “교인들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만 전하는 교회가 결국 종교개혁의 의미를 살릴 수 있다”면서 “호화로운 예배당도, 부유한 교회나 대대적인 사업도 필요치 않다”고 못박았다. 

교육에 이은 포럼에서는 종교개혁과 WAIC의 역할이 강조됐다. 신학대 총장으로 많은 수의 목회자를 배출한 것이 송구하다고 입을 연 정일웅 전 총신대 총장은 “목사를 양성하는 신학교 난립이 결국 한국교회에 심각한 후유증을 낳았다”고 고백했다. 정 전 총장은 “WAIC가 이런 과오를 답습하지 말고 안수자 교육과 철저한 목사 재교육을 통해 교회개혁을 이끌 목사를 훈련해 달라”고 당부했다.

박종화 국민문화재단 이사장(경동교회 원로목사)은 WAIC의 정체성 수호를 강조했다.

박 이사장은 “‘교단주의’에 저항하면서 등장한 WAIC는 스스로 천명한 대로 개교회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최대한 보장하고 존중하는 ‘자유인들의 공동체’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WAIC는 독립교회 운동을 지원하고 이끌어가는 협의체적 기구”라며 “교단 구조를 지향하는 제도가 아닐 때에야 비로소 제대로 된 힘과 역량을 순조롭게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이사장은 또 “독립교회 운동이 교권주의로부터 완전 해방되기 위해선 지속적으로 양질의 목회자를 배출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WAIC가 교파를 초월한 목회자 재교육을 위해 ‘목회교육연구원’을 설립하고 신학과 법학 등 전 분야에 걸친 교육으로 한국교회 목사들의 수준을 높여 달라”고 제안했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도 행사장을 방문해 축하했다. 황 전 국무총리는 “교회가 흔들리고 있는 이때 WAIC 회원들이 사역하는 교회들이 교회는 물론이고 사회가 나아갈 길을 제시해 달라”고 요청했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사진=강민석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