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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병들 "성경필사는 나의 힘"

배남준 2017. 11. 7. 20:58
[1004 군인교회가 희망이다] 장병들 “성경필사는 나의 힘” 기사의 사진
강원도 화천군 이기자부대 상승독수리연대 샬롬교회에 전시된 장병들의 성경필사 공책들. 샬롬교회


강원도 화천군 이기자부대 상승독수리연대 샬롬교회(엄무환 목사)는 매우 도전적인 ‘신앙교육 실험’에 나서고 있다. 장병들에게 신약성경과 시편, 잠언까지 필사하는 훈련을 실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엄무환 목사는 6일 국민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놀라운 것은 성경필사를 하는 이들 중 군에 와서 처음 교회에 출석한 장병이 많다”면서 “이를 통해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하고 삶이 변화하는 열매를 맺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고 전했다. 

휴전선이 멀지 않은 최전방 부대 장병들은 항상 긴장된 상태에서 근무하고 훈련도 잦다. 이들에겐 성경필사는 고사하고 읽는 것도 쉽게 여유를 내기 힘든 일이다. 그런데도 성경을 읽고 쓰면서 복음을 접하고 나라를 지키는 이유를 깨닫게 됐다는 장병들의 간증이 이어지고 있다.

샬롬교회의 성경필사는 2013년 9월 당시 서울 강남구 소망교회 군선교부장이던 유영배 장로가 장병들의 부족한 성경지식을 메우기 위해 권유한 게 계기가 됐다. 4년 동안 200여명의 장병이 참여했고, 이 부대의 병영문화를 바꿔 놨다. 하루일과를 마치고 TV를 시청하던 장병들이 이제는 도서관과 내무반에서 성경을 읽고 쓰게 됐다고 한다.  

[1004 군인교회가 희망이다] 장병들 “성경필사는 나의 힘” 기사의 사진
하나님에게 의지한 병사가 정성스레 쓴 요한계시록. 샬롬교회 제공


유모(21) 상병은 성경을 쓰면서 군생활을 더 열심히 할 수 있었다고 했다. 여자친구와 헤어진 뒤 한동안 괴롭고 힘들었지만, 데살로니가전서 4장 13절 “소망 없는 다른 이와 같이 슬퍼하지 않게 하려 함이라”는 말씀을 읽고 상처를 치유했다고 한다. 성경 앞에 ‘성구 찾기’라는 목록이 있는데, 두려울 때나 슬플 때에 도움이 되는 성구를 찾아 읽으며 자신감 넘치는 병사로 변했다.

홍모(22) 병장은 성경을 쓰며 안정을 되찾았다. 힘들 때마다 지은 죄를 회개하고 기도했다. 새 번역 성경으로 읽고 쓰니 그동안 깨닫지 못했던 하나님의 사랑과 십계명의 의미까지 알게 됐다고 기뻐했다.  

수송대 이모(21) 상병은 군에 와서 처음 교회에 출석했다가 예수님이 병든 사람을 치유하고 죽은 자 가운데서 살아난 이야기를 읽고 쓰며 감화됐다. 이젠 주변 장병들에게도 복음을 전하겠다는 각오다.

샬롬교회는 성경필사 장병에겐 지휘관들의 협조를 받아 4박5일 포상휴가증을 전달한다. 연내 병사들의 성경필사 노트를 모아 전시회도 열 계획이다. 엄 목사는 “성경필사가 구원의 열매를 맺게 하는 군선교의 중요한 도구가 됐다”며 “신앙이 성숙해진 장병들은 전역 이후에도 모범적인 크리스천으로 살아갈 것”이라고 했다.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