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신앙칼럼,뉴스,시,그림

줄어드는 다음세대 - 군선교가 답

배남준 2017. 7. 27. 10:46

“줄어드는 다음세대, 군 선교가 답” 기사의 사진

정인범 장로가 23일 인천시 부평구 육군 17사단 내 교회에서 주일예배 후 장병들과 성경공부를 하고 있다. 정인범 장로 제공

 

2015년 중령으로 예편. 30년 넘은 군인 생활을 마무리한 지 2년이 지났지만 그는 매주 군부대를 찾는다. 특별한 사명감 때문이다. “장병들에게 복음을 전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군교회를 떠날 수가 없더군요.” 인천시 부평구 육군 17보병사단 사령부 내 충성교회에서 만난 정인범(56) 장로의 첫 마디였다.  

1985년 임관한 정 장로는 군에서 처음 신앙을 갖게 됐다. “중대장이던 1991년 전도를 통해 부대 내 교회에 처음 나갔습니다. 신앙은 제가 군 생활을 이어가는데 큰 버팀목이 됐지요.” 점차 성경을 배우고 기도하는 기쁨을 알게 됐다. 그 즐거움을 장병들과 나누는 일에 몰두했다.

이웃사랑 실천에도 앞장섰다. 2004년 육군 12사단 보급수송대대 근무 때는 딱한 처지에 놓인 사병을 돕는 일을 주도했다. 부대 취사병 박모씨는 아내와 남매를 둔 가장이었다. 그가 입대하자 가족들이 경제적 어려움에 처했다. 입대 전 피자가게를 운영하며 진 부채의 이자까지 늘고 있는 상황이었다. 우연히 사연을 들은 정 장로 등 부대 간부들은 성금을 모아 전달했다. 정 장로는 박씨 거주지인 경기도 동두천시에 사연을 알렸고, 동두천시는 박씨와 가족을 생활보호대상자로 선정해 지원했다.


군대 밖 교회에서 신앙생활을 할 수 있음에도 정 장로는 항상 군 교회를 떠나지 않았다. 2012년 수도방위사령부내 교회에서 장로 임직을 받았고, 2013년 17사단 보급수송대대 대대장으로 발령받으며 충성교회에서 신앙생활을 하게 됐다. 아직도 그는 새신자 교육을 맡아 봉사하고 있다. 장병들에게 성경 이야기는 물론 한국 기독교의 역사를 알리는데도 힘쓴다.

30년 가까이 군 교회에서 신앙생활을 한 그가 생각하는 군선교란 무엇일까. “1년에 대략 17만명이 군대에서 세례를 받습니다. 그들을 제대로 양육하고 전역 후 일반교회 정착까지 이어져야 완성된다고 생각합니다.” 

정 장로는 군선교가 교회의 미래세대 양육에 대한 해답이 될 수 있다고 했다. “학교 선교는 수년 전부터 어려운 상황이라 들었습니다. 대학생의 복음화율이 3∼4% 정도인데 군대 복음화율은 20%가 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알곡 같은 기독장병들이 한국교회의 미래가 될 겁니다.”

정 장로는 민간인 군선교 사역자들의 지원 역시 시급하다고 했다. “민간인 사역자들은 말단 장병들의 신앙양육부터 위문상담 등으로 큰 영향력을 주는데, 열악한 환경에 처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때문에 젊은 목회자들이 군선교에 관심 갖기가 어렵죠.” 현재 1004개 군인교회 중 600여 개의 대대급 이하 교회는 민간인 목회자들이 사역을 담당한다.  

정 장로는 계속 군 교회에서 남아 있고 싶다고 했다. “주님의 종으로, 복음을 전하며 살고 싶습니다. 저를 통해 단 한명의 장병이라도 제대로 하나님을 만나길 소망합니다.”

인천=이사야 기자 Isaia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