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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부터' 성경말씀 속으로

배남준 2017. 7. 7. 10:41

 

[나부터 말씀 속으로 국제포럼] “성경 함께 읽으면 하나님과 깊은 교제 일어나 삶이 변화” 기사의 사진

마크 래버튼 미국 풀러신학교 총장(왼쪽)이 6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빌딩에서 열린 국제 포럼에서 ‘살아있는 말씀’을 주제로 발제하고 있다. 래버튼 총장 오른쪽으로 이인선 김삼환 한별 목사가 논찬자 등으로 배석해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6일 개최된 ‘나부터 말씀 속으로’ 국제포럼은 ‘함께 성경 읽기’의 중요성과 그 전략을 한국교회 앞에 제안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성경의 1차 독자(讀者)는 구약시대 이스라엘 민족과 신약시대 교회 공동체였다. 오늘의 교회 역시 성경 말씀을 공동체 단위로 낭독하며 읽어야 한다. 사도 바울이 디모데에게 보낸 첫 번째 편지에서 교회 공동체가 (말씀을) 읽는 것에 전념하라(딤전 4:13)고 했던 만큼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는 시점에 함께 성경 읽기는 한국교회 앞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이날 국제포럼에서 마크 래버튼 미국 풀러신학교 총장은 ‘살아있는 말씀’이란 제목으로 강연했다. 그는 “수세기 동안 교회 안에 묻혀 있던 성경을 지금 우리가 볼 수 있게 된 것을 가볍게 여기지 말아 달라”며 “종교개혁가들이 감춰져 있던 성경을 신자들에게 돌려줬는데도 우리가 성경을 읽지 않음으로써 성경이 다시 (어둠에) 묻히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이웃과 친구들이 성경을 가까이 하도록 돕자”며 “찰스 스펄전 목사는 성경을 열심히 읽어서 우리 몸의 혈액까지도 성경 말씀으로 변하게 하자고 말했을 정도로 말씀을 읽고 사랑하자 했다”고 말했다.

그는 요한복음 1장 1∼5절을 읽으면서 “이 성경 구절은 하나님의 존재는 곧 말씀이라는 의미다.

 

주님은 말씀하는 분이며 우리에게 그분을 알려주고 싶어하신다”며 “신자들은 성경을 읽고 성령의 작용으로 살아있는 메시지를 경험한다”고 말했다.  
래버튼 총장은 공동체로 함께 성경을 읽게 되면 교제(communion)와 소통(communication)이 일어난다”며 “단순히 지식적 차원에서 이해하는 것을 넘어 주님과 깊은 교제에 들어감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공동체 성경 읽기(public reading)’와 개인적 성경 읽기의 차이에 대해서도 말했다. “성경은 원래 공동체에 말씀하신 것이지 특정 개인에게 한 것은 아닙니다. 우리가 성경을 읽을 때마다 성경의 주된 독자였던 이스라엘 백성과 초대교회 공동체와 함께 읽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렇다고 개인적 차원의 성경을 무시하는 것은 아닙니다. 개인 성경 읽기와 묵상 역시 중요합니다. 성경의 전통인 살아있는 하나님의 말씀을 한 가족, 한 공동체 단위로 읽는 것을 회복하자는 것입니다.”

빌 황 G&M글로벌문화재단 설립자는 ‘뉴욕 맨해튼에서 시작한 커뮤니티 성경읽기 운동’에 대해 발표했다. 커뮤니티 성경읽기란 그룹이나 모임에서 성경을 집단적으로 읽고 낭독하는 것을 말한다. 그는 오디오 성경인 ‘드라마 바이블’도 제작했다.  

“드라마 바이블로 성경 전체를 듣고 읽기 위해서는 90시간 정도 걸립니다. 개인적으로 일주일에 평균 2∼3시간 성경을 읽습니다. 한 번은 뉴욕 월스트리트 회사에서, 그리고 한 번은 교회에서 읽습니다. 저의 경우 성경읽기는 식사를 하는 것과 같았습니다. 밥 먹는 것 자체가 기쁘고 같이 음식을 먹으면 맛이 더 좋은 것과 성경을 함께 읽는 것은 비슷합니다. 성도들은 성경을 읽고 싶어 합니다. 못 읽는 것이지 안 읽는 게 아닙니다. 같이 읽으면 의지가 생깁니다.”

그는 커뮤니티 성경읽기를 통해 성경을 읽지 못하는 것에 대한 죄책감이 없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성경이 재미있게 읽힐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성경은 교리가 아니라 스토리다. 그래서 재미있다. 주인공이신 예수님과 등장인물이 나오는 이야기를 발견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문애란 G&M글로벌문화재단 이사장은 ‘성경과 책을 통한 교회 프로그램의 실제’를 발표했다. 문 이사장은 “신앙성장에 꼭 필요한 2가지는 성경과 책이다. 하지만 지역교회에서는 다른 프로그램에 비해 이들이 강조되지 않는다”며 “만약 성경을 읽지 않고 전체적 맥락을 파악하는 통전적 시각도 없으면 하나님이 누구신지 알 수 없고 주님의 사역에도 참여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나 역시 하나님을 안다고 생각했으나 다른 신에게 기도하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고 과거 경험을 소개했다.

문 이사장은 이날 성경읽기 전략을 제안했다. 그는 “최근 재단에서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64%의 신자들이 성경읽기를 어렵게 느꼈는데 이유는 의지가 약해서였다”며 “그렇기에 공동체로 읽기가 필요하다. 같이 읽으면 읽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성경을 읽는 전략은 함께 크게 낭독하는 것이다. 성경에 보니 낭독할 때는 하나의 패턴이 존재한다”며 “이스라엘 백성이 성경을 낭독할 때 회개가 있었고 나라가 회복됐다”고 말했다.

그는 “공동체로 성경읽기는 1시간 20분 정도 걸린다”며 “마치 밥을 먹듯 ‘바이블 브렉퍼스트’ ‘바이블 런치’ ‘바이블 디너’로 적용할 수 있다”고 했다. 커뮤니티 성경읽기 모임은 직장이나 가정, 교회 소그룹에서 적용 가능하다. 시편으로 기도하고 본문을 읽고 다시 시편을 읽고 마무리한다.

이재훈 온누리교회 목사는 공동체 성경읽기의 적용 사례를 소개했다. 이 목사는 “종교개혁가들은 오직 성경, 오직 말씀의 모토를 만들어 줬는데 우리는 하나님의 말씀을 더 혼잡하게 한 경향이 있다”며 “설교 시간에 불필요한 말을 줄이고 신자들이 함께 말씀을 낭독하며 읽는 시간을 늘렸다”고 말했다.

그는 “신자들이 말씀을 함께 읽으면서 우리 자신이 얼마나 성경의 메시지와 멀어져 있는가를 알 수 있었다”며 “말씀을 그대로 전하고 읽어갈 때 종교개혁의 정신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글=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 사진=강민석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