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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온의 소리] 그가 지옥에 간 까닭은 / 신촌성결교회 박노훈목사

배남준 2017. 6. 16. 07:25

[시온의 소리] 그가 지옥에 간 까닭은 기사의 사진

  -박노훈 목사-


부자와 거지 나사로, 비유인가? 실화인가? 

                     -누가복음 16장 부자와 거지 나사로-


죽음과 영혼은 납량특집의 단골 메뉴다. 예수님이 들려주신 부자와 나사로의 이야기는 영혼과 죽음, 현세와 내세, 천당과 지옥 등 모든 요소를 갖고 있는 성경 속 납량특집이라 할 수 있다. 
 
어느 마을에 부자가 살고 있었다. 화려하고 값비싼 의상을 입고 날마다 즐겁고 호화로운 생활을 했다. 그의 집 대문간에는 종기투성이의 몸으로 앉아 그 부자의 식탁에서 떨어지는 부스러기로 주린 배를 채우고자 하는 거지 나사로가 있었다. 나사로에겐 그의 종기를 핥으려는 개들만 다가올 뿐이었다.

그런데 충격적인 반전이 그들의 죽음 후에 펼쳐진다. 거지는 죽어서 천사들의 인도를 받아 아브라함의 품에 안기지만 부자는 지옥의 불꽃 속에서 고통 받는다. 부자는 심한 갈증과 고통, 단절과 거절을 겪는다. 그는 물 한 방울조차 얻을 수 없었다.  


나사로가 아브라함의 품속에서 평안을 누릴 때 그는 왜 불꽃 속에서 고통 받게 됐을까. 살아 있을 때 그는 부자였고 나사로는 걸인이었기 때문이었을까. 그렇지 않다. 천국에서 나사로를 반겨준 아브라함 역시 살아있을 때 큰 부자였기 때문이다. 아브라함은 많은 재산과 수백 명의 하인을 거느린 부자였다.

그럼 부자는 왜 지옥의 불꽃 속에서 괴로움을 받게 된 것일까. 아브라함의 말 속에 그 까닭이 담겨 있다. “얘야, 되돌아보아라. 너는 살아 있을 동안에 온갖 호사를 다 누렸고 나사로는 온갖 괴로움을 다 겪었다. 그래서 그는 지금 여기서 위로를 받고 너는 고통을 받는다.”

부자의 운명은 나사로의 운명과 붙어 다닌다. 그림자처럼 떨어지지 않는다. 여기에서 중요한 말은 ‘∼고’이다. 부자의 운명과 나사로의 운명은 그렇게 깊이 연결돼 있지만 살아 있을 때 부자는 그 사실을 깨닫지 못했다.  


죽음과 영혼은 납량특집의 단골 메뉴다. 예수님이 들려주신 부자와 나사로의 이야기는 영혼과 죽음, 현세와 내세, 천당과 지옥 등 모든 요소를 갖고 있는 성경 속 납량특집이라 할 수 있다. 
 
어느 마을에 부자가 살고 있었다. 화려하고 값비싼 의상을 입고 날마다 즐겁고 호화로운 생활을 했다. 그의 집 대문간에는 종기투성이의 몸으로 앉아 그 부자의 식탁에서 떨어지는 부스러기로 주린 배를 채우고자 하는 거지 나사로가 있었다. 나사로에겐 그의 종기를 핥으려는 개들만 다가올 뿐이었다
부자는 나사로에게 무심하다. 거리의 개들이 나사로의 헌데를 핥을 때에도 아무런 관심이 없었다. 그에게 나사로는 개와 동류였다. 놀라운 것은 그가 훗날 불꽃 속에서 드린 간청이다. “아버지 아브라함이여. 나를 긍휼히 여기사 나사로를 보내어 그 손가락 끝에 물을 찍어 내 혀를 서늘하게 하소서.” 이제 그가 ‘개’가 돼 있다.  

나사로에게 부자가 필요했던 만큼이나 부자에게도 나사로가 필요했다. 그러나 부자는 자신의 문을 닫아걸고 출입을 불허하며 살아간다. 그 문은 그에게 기회의 문이다. 문 밖에는 나사로가 있다.(마 25:31∼46) 그러나 그는 나사로에게 건너가지 않았고 나사로 역시 건너올 수 없도록 문을 닫아걸고 출입을 막았다. 거리는 지척이지만 지척이 천리다.  

내세에선 그들의 사이를 큰 구렁텅이가 가로막는다. 큰 구렁텅이는 부자의 집 대문과 똑같은 일을 한다. 살아서 건너가지 못한 그의 대문이 죽어서 건너가지 못하는 구렁텅이로 발전해 있다. ‘오늘’ 건너올 수 없는 나사로의 문제가 ‘내일’ 건너갈 수 없는 자신의 문제가 되리라는 것을 알았다면 그는 자신의 문을 그렇게 닫아걸고 있지만은 않았을 것이다.  

성문에서 하나님의 의를 세우라고 선포한 사람은 구약의 선지자 아모스였다. “너희는 악을 미워하고 선을 사랑하며 성문에서 정의를 세울지어다. 만군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혹시 요셉의 남은 자를 불쌍히 여기시리라.”(암 5:15) 

올 여름 더위에도 많은 이들이 휴가를 얻고 비용을 써서 성문 밖으로 나아가 곳곳에서 봉사활동을 펼친다. 그들의 얼굴에는 행복한 표정이 가득하다. 땀 흘리며 고생해도 그들에게 기쁨이 있는 것은 비유 속의 부자가 알지 못한 천국의 비밀을 알기 때문이다. 남을 돕는 것이 곧 나를 살리는 것이다. 이보다 더 더위를 물리치고 여름을 시원하게 만들 납량특집이 또 있을까.

                                                                                                                박노훈(신촌성결교회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