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에서는 하나님을 욕하면 처벌 받을 수 있다. 영국 영화배우이자 코미디언으로 유명한 스티븐 프라이(60·사진)가 아일랜드 국영방송(RTE) 프로그램과의 인터뷰에서 하나님을 ‘완전한 미치광이’(utter maniac)라고 표현하자, 아일랜드 경찰이 신성모독(blesphemy) 혐의로 조사 중이라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최근 보도했다.
신성모독 혐의가 인정되면 2만5000 유로(3108만원)의 벌금형 처분을 받을 수 있다.
가톨릭 신자가 전체 인구의 88%를 차지하는 아일랜드에는 명예훼손법 조항 안에 별도의 신성모독죄가 있다. 하나님을 모욕하거나 경멸하는 발언을 공개적으로 할 경우 이 법에 따라 처분된다. 아일랜드 외에도 대다수 이슬람 국가와 일부 유럽 국가 등 33개국에 신성모독죄가 있다.
프라이는 문제가 된 인터뷰에서 “하나님을 만나면 무슨 말을 할 거냐”는 질문에 대해 “어떻게 당신은 이렇게 비참한 세상을 만들 수 있냐” “내가 왜 불의와 고통으로 가득 찬 세상을 만든, 변덕스럽고 속 좁고 바보 같은 하나님을 존경해야 하느냐”고 답했다. 또 “하나님이 우주를 창조했다면 (그는) 분명히 완전한 미치광이이고 완전히 악마”라고도 했다. 프라이 측은 “조사 중인 사안에 대해 얘기할 게 없다”고 언급했다.
프라이는 지적인 이미지를 가진 배우로 통한다. 네 권의 소설과 두 권의 자서전을 펴냈다. 오스카 와일드의 생애를 그린 영화 ‘와일드(Wilde)’에서 주연을 맡았고, 미국 Fox사의 범죄수사물인 ‘본즈(Bones)’에서는 와이엇 박사 역으로 출연했다. 2003년부터 영국 공영방송 BBC의 퀴즈쇼 ‘QI’ 진행을 맡고 있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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