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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취임하자 백악관 홈피 '동성애 권리' 문구 삭제

배남준 2017. 1. 24. 13:52

트럼프 취임하자… 백악관 홈피 ‘동성애 권리’ 문구 삭제 기사의 사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45대 대통령으로 전격 취임한 가운데 미국 복음주의 기독교인들의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사진은 백악관 홈페이지에서 동성애자의 권리와 관련된 내용을 찾을 수 없다는 문구 화면. 백악관 홈페이지 캡처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취임하자마자 백악관 홈페이지에 상세히 소개됐던 동성애자의 권리에 대한 문구가 모두 삭제됐다. ‘피플’ 등 현지 언론은 21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지 1시간 만에 LGBT의 권리에 대한 글이 백악관 홈페이지에서 삭제됐다고 밝혔다. LGBT는 게이, 레즈비언, 양성애자, 트랜스젠더 등 동성애자를 뜻하는 약자다.  

오바마 대통령 재임 시절엔 ‘오바마 대통령과 LGBT 커뮤니티’라는 항목 아래 동성애를 지지하는 글이 있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부터는 LGBT로 검색하면 관련 글이 나오지 않는다. 이번 홈페이지 개편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이 작용했으며, 미국 내 동성애 옹호 문화를 바로잡는 첫 단추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동성애 옹호·조장 반대를 외쳐온 마이크 펜스를 부통령에 선임하고 동성 간 성행위를 불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 윌리엄 H 프라이어 등을 대법관 후보로 추천했다. 트럼프의 대통령 취임식에선 성경적 원칙 아래 동성애를 공개적으로 반대한 프랭클린 그레이엄 목사가 대표기도자로 서기도 했다.


미국에서 동성애의 폐해와 성경적으로 바른 성문화를 알리고 있는 김태오 티비넥스트 대표는 “그동안 오바마 정부는 LGBT 등의 권리를 강조하며 질병을 유발하는 부도덕한 동성 간 성행위까지 인권에 포함된다고 주장해왔다”면서 “백악관 홈페이지 개편은 동성애 옹호·조장문화를 바로잡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미국 복음주의자의 81%로부터 압도적 지지를 받고 취임한 트럼프 대통령을 바라보는 미국교회는 어느 때보다 기대에 차 있다. 또 신중함 속에서 대통령을 위해 기도하자는 분위기도 강하다. 역대 대통령 중 장로교 출신 대통령으로는 9번째인 트럼프가 복음의 정신에 입각한 정치를 수행하도록 기도하자는 것이다.

복음주의 잡지인 ‘렐러번트매거진’은 “당선 이후 내놓은 100일 계획을 주시하면서 기도하자”며 “연방법원 인사와 의회에서의 역할, 미국 내 이슈 등을 위해 기도하자”고 보도했다. 

복음주의 일각에서는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일방주의’에 대해 여전히 우려하는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을 다시 위대한 나라로 만들겠다는 대통령의 슬로건에 대해 기독교인들이 분별력을 갖고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힐러리 클린턴이 공약으로 내세웠던 다양성 존중과 약자 보호, 이민 친화 정책이 약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경계하고 있다. 힘을 내세운 미국 패권주의가 성경적 가치인 공평과 정의를 실종시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신학적으로는 트럼프 대통령의 영적 후견인인 폴라 화이트가 번영신학의 메신저라는 점에서 왜곡된 기독교를 더욱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렐러번트매거진’은 “지금 미국은 도시와 농촌, 보수와 진보, 인종 갈등, 이주민과 미국인의 거리감 등 전례 없는 분열의 시대를 맞고 있다”며 “특히 영적으로도 세속정치에 소망을 두려는 기독교인과 하나님나라에 영원한 소망을 두는 신자들로 분열돼 있다”고 밝혔다.  

이 때문인지 미국 ‘크리스채너티투데이’는 “신앙과 정치에 관해서는 정치가들의 말을 신중하게 판단할 것, 기독교 분열의 대가를 치를 것” 등 트럼프 시대 복음주의자들의 행동 강령을 소개했다.

신상목 백상현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