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당 입구에서 주보를 나눠주는 사람은 현직 변호사였고 찬양 인도자는 로스쿨 졸업생, 반주자는 미국변호사였다. 설교자는 전직 검사, 기도자는 변호사였다. 15일 서울 서초구 양병교회(심동섭 목사)의 주일예배 풍경이다.
양병교회는 법률사무소와 세무법인 등이 즐비한 법조타운 내의 유일한 교회다. 담장 너머 서울고법과 서울중앙지법이 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대신 소속의 교회는 2011년 12월 ‘시대를 변화시킬 그리스도의 신실한 병사를 양병(養兵)한다’는 목표 아래 설립됐다. 출석 성도의 30%는 변호사, 법학자 등 현직 법조인이다.
검사 출신의 심동섭(58) 목사는 설교에서 예화 한 편 들지 않고 아브라함-이삭-야곱-요셉으로 이어진 신앙전통과 예수 이름으로 자녀를 축복해야 하는 이유를 치밀하게 논증했다. 한동대 로스쿨 출신인 류정우(47)씨는 “목사님이 전직 검사답게 성경의 사건을 재구성해 주시는 데, 성경에서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사실이 확 드러날 때마다 굉장한 영감을 얻는다”고 말했다.
오후 성경공부 시간엔 ‘믿는다’와 ‘제자가 된다’는 것의 차이, 죄악으로 부패한 사람의 변화 등에 대해 배웠다. 최창회(59) 변호사는 “목사님과는 사법시험 동기인데, 매주 복음의 핵심을 찌르는 설교말씀에 큰 은혜를 받는다”면서 “이곳 법조타운은 다툼과 시기, 원망과 분노가 집약된 지역인데 양병교회를 통해 하나님의 말씀을 흘려보내고 있다는 자부심이 크다”고 설명했다. 한동대 로스쿨 출신인 이기쁨(31)씨는 “설교말씀을 듣다보면 때론 로스쿨에서 교수님의 수업을 듣는 게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들 때도 있다”며 웃었다.
교회는 검사신우회, 로스쿨 졸업생 모임 공간으로 개방된다. 오전 7시30분 아침기도회가 열리는데 다수의 법조인들이 기도회 후 식사를 하고 출근한다. 매주 금요일에는 대한법률구조공단 서울중앙지부 앞에서 전도활동도 한다.
미국변호사인 남지연(30·여)씨는 “목사님이 설교를 절대 하향 평준화 하지 않는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복음의 정수를 선포한다”면서 “신앙과 삶을 어떻게 일치시킬 수 있는 지 그 길을 보여주는 건강한 교회”라고 밝혔다. 이화여대 로스쿨을 졸업한 정선화(34·여)씨도 “교회가 법조인들의 신앙 교류에 좋은 공간이 되고 있다”고 했다.
심 목사는 소망교도소장으로 근무하면서 무보수로 교회를 섬기고 있다. 평일에는 아내 김평숙(58) 전도사가 교회를 지킨다. 심 목사는 “한국교회는 동성애와 이슬람, 이단종교의 거센 도전과 빈부격차, 좌우대립 등의 담론 앞에 성경적 관점을 제시해야 할 중요한 시점에 있다”면서 “기독교 윤리관을 확산시키고 다음세대를 책임질 그리스도의 군사를 양병하고 격무에 시달리는 법조인 전도에 더욱 힘쓰겠다”고 말했다.
글=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사진=김보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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