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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우주 인간 / 서울대 제원호 교수 (물리학부)

배남준 2017. 1. 10. 23:52

ㅈ ㅐ ㅁ ㅣ (11월 28일 월요일) 

  -제원호 교수 -(美에일대 원자 물리학 박사. 나노 분야 세계 권위자.  대한민국 학술원상 수상  )  


소우주 인간- 제원호

                                                  하나님 나라


인간이 사는 우주 만물은 보이는 세계와 보이지 않는 세계로 되어 있다. 땅에 속한 물질세계와 하늘에 속한 영(靈)적인 비물질세계로 이루어진 것이다. 그런데 모든 피조물 중 인간은 정반대의 성질을 갖는 이 두 세계 사이의 중간에 존재한다. 그래서 유일하게 인간은 보이는 세계와 보이지 않는 세계를 동시에 느끼고 경험하는 소우주적인 존재이다.


보이는 세계는 기본적으로 시간과 공간 그리고 형체(몸)로 되어 있다. 가장 밑바닥에는 광물계(땅)가 있는데 이는 시간, 공간의 에너지가 형체로 나타난 곳이다. 흙이나 물, 공기 등의 광물계는 땅 위에서 그 몸을 크게 하는 식물계에 에너지를 공급한다. 식물계는 몸의 움직임을 통해 주위 환경을 이용하는 동물계의 에너지가 된다.


그리고 인간은 이러한 흙의 계로부터 몸에 필요한 에너지를 얻는다. 이와 같이 땅에 속한 모든 형체는 모두 흙으로 되어 있어 눈에 보이지만, 시간과 공간 안에서 자연법칙에 따라 움직이고 늘 변한다. 보이는 피조물은 다 흙을 입고 이 땅에서 시작하여, 그 몸은 다시 흙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이러한 신토불이(身土不二)의 특성 때문에 혹자는 인간을 땅에 속한 존재로 보기도 한다.


한편 보이지 않는 하늘에 속한 세계는 시간과 공간을 벗어난 영의 세계이다. 신의 영역에 속하는 이 세계는 흙으로 된 세계와 달리 눈에 안보이고 그림자도 없다. 그래서 땅의 흙으로 된 몸으로는 이것을 직접 느낄 수 없고, 그래서 없는 것처럼 생각된다. 그런데 영적인 피조물인 인간은 이러한 보이지 않는 세계를 느낄 수 있는 ‘내면의 세계’를 가지고 있다. 사랑(영)은 보이지 않기 때문에 추상적 개념 같지만, 인간의 내면에서 느껴지고 그 몸과 인격을 통해 구체적으로 표현되는 것이다. 이는 마치 전기 자체는 눈에 안보이지만 전구를 통해 흐를 때 빛을 내게 되어 그 실체를 느낄 수 있는 것과 같은 이치다. 그래서 인간의 몸은 영(사랑)을 담는 그릇이며, 또 그 안에 담겨진 것이 밖으로 나타나는 TV 화면과도 같다.


인생은 이러한 우주세계의 축소판이다. 사람은 먼저 부모로부터 흙을 받아 이 땅에 태어난다. 그래서 모체는 물질세계의 가장 기초인 땅의 광물 단계에 해당한다. 이 모체로부터 태아는 영양분을 공급받아 그 형체(몸)가 커지는 식물 단계를 보낸다. 이 태아는 모체 밖에서 동물과 같이 본능으로 움직이는 유아기, 즉 동물 단계를 지내게 된다. 그러나 동물과 달리 유아는 부모로부터 사랑(영)을 받으며 자아를 의식함으로써 동물 단계를 벗어나 사람으로 성장하게 된다. 늑대소년과 달리 사람의 사랑과 의식을 공급받아 비로소 영적인 인간의 모습으로 자라게 되는 것이다. 이후로 인간은 다른 사람과의 소속감을 따라 움직이는 사람 단계, 즉 사춘기를 거친다. 그런데 이 시기를 지나면서 사람은 ‘나’ 만을 생각하고 자기중심적으로만 움직이는 반항기에 머무를 수도 있고, ‘나’ 를 벗어난 천사와 같은 존재가 될 수도 있다.


그래서 소우주적인 인간 몸의 가치는 썩어질 흙에 있지 않고, 그 안에 담겨진 영에 따라 달라진다. 그릇 자체보다는 그 내용물에 의해 그릇의 가치가 결정되는 것이다. 사람은 부모로부터 영(사랑)을 받음으로써 흙에 속한 단계들을 벗어나게 된다. 나아가 위로부터 내려오는 무한히 큰 사랑을 받아 ‘나’ 의 단계를 넘어 신적인 사랑의 단계로까지 자랄 수 있다. 이는 마치 하늘에서 내리는 빗물은 먼저 땅에서 뿌리를 통해 흡수된 후에 식물을 자라게 하는 영양분이 되는 것과 같다. ‘나’ 를 벗어나게 하는 우주적인 큰 사랑(영)이 인간의 흙에 담겨지게 될 때 비로소 인간은 반대되는 ‘너’를 품을 수 있는 참된 본연의 모습을 찾게 될 것이다. 이것이 하늘과 땅 사이에서 소우주 인간이 몸을 갖고 사는 진정한 가치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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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은 땅에 붙이고 살되 영은 예수님 안에서 하늘에 속해야 할 것이다. 이것이 이 땅에 하나님나라를 가져오는 것일 것이다.


                                                                                    -꽃비 내리던 날 카페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