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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호보암, 솔로몬의 아들 시대 확증할 증거 나왔다!

배남준 2016. 7. 22. 07:21

   르호보암 시대 확증할 ‘올리브 씨앗’ 나왔다 기사의 사진

한국발굴단이 이스라엘 텔 라기스에서 발굴한 르호보암 성벽 전경. 좌우측 확장 발굴 성벽의 길이를 합치면 35m, 둘 사이에 파지 않은 20m 땅 아래 성벽이 이어져 있는 것으로 보면 한국발굴단은 지금까지 성벽 55m가량을 확인한 셈이다


주전(BC) 1150년경 가나안의 부유한 도시국가 라기스(수 10:31)는 이스라엘 민족에 의해 파괴됐다. 이후 오랫동안 버려졌던 이 도시는 BC 10세기 르호보암에 의해 요새화 됐다.  

라기스는 구약에 24차례 등장한다. 천연요새인 예루살렘을 침공하려는 적들이 애용했던 우회 침공로의 초입에 위치해 있어 많은 전투를 겪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라기스는 예루살렘에서 남쪽으로 40㎞ 떨어져 있다. 열왕기하 18∼19장에는 히스기야 왕(BC 701년) 때 앗수르의 산헤립이 예루살렘을 공격하기 전에 라기스를 포위했다는 기록이 나온다. 

과거 이스라엘은 지대가 높거나 물이 있는 지역을 찾아 도시를 건설했고, 그곳이 전쟁 등으로 파괴되더라도 그 위에 흙을 덮고 또 다시 도시를 구축했다. 라기스 유적도 도시가 시대별로 겹겹이 쌓여있는 셈이다. 그 중 르호보암 시대의 성벽이 지난해 ‘텔(언덕) 라기스’ 한국발굴단(단장 홍순화 한국성서지리연구원장)에 의해 처음 발견됐다(국민일보 2015년 7월 28일자 25면 참조). 발굴단은 이스라엘 고고학 당국(IAA)의 허락을 받아 4년 전부터 히브리대와 공동으로 발굴을 해왔으며, 발굴 성과에 대한 독립적 연구 권한을 갖고 있다.

발굴과정에서 BC 10세기 것으로 보이는 토기 조각 등이 출토됐고, 이들 유물을 통해 르호보암 시대의 성벽일 것으로 추정됐다. 그러나 일각에서 토기가 시대를 확실히 대변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견도 있었다. 발굴단은 지난달 중순부터 발굴 작업을 재개해 이 성벽이 르호보암 시대의 것임을 확증하는 데 한걸음 더 다가갔다.



   르호보암 시대 확증할 ‘올리브 씨앗’ 나왔다 기사의 사진

한국발굴단과 미국 자원봉사자들이 르호보암 성벽 확장 발굴 작업을 하고 있다.

                      

◇‘올리브 씨앗’, 확증의 열쇠=21일(현지시간) 찾은 텔 라기스 4차 발굴현장의 분위기는 고무적이었다. 이번 발굴의 가장 큰 성과는 그 시대 것으로 추정되는 올리브씨앗 약 스무 알을 찾은 것. 고고학에서는 토기와 곡식(씨앗), 뼈 등을 연대 추정의 중요 증거물로 삼고 있다. 

한국발굴단 발굴실장 강후구(서울장신대) 교수는 “올리브 씨앗을 묻힌 깊이에 따라 분류했고, 이를 영국 옥스퍼드 대학에 보내 방사성탄소연대 측정을 할 예정”이라며 “올리브 씨앗은 나무 등 다른 생물체에 비해 생존할 수 있는 기간이 짧기 때문에 방사성탄소연대 측정 시 비교적 정확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나무 등의 경우 수백년 동안 사는 것도 있어 탄소연대를 정확하게 측정하기 어렵다고 알려져 있다.

강 교수는 “이번에 발견한 올리브 씨앗이 르호보암 시대의 것이라는 결과가 나온다면 한국발굴단의 발굴결과를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방사성탄소연대 측정이란 방사성탄소동위원소인 탄소14가 약 5730년의 반감기에 의해 질소14로 붕괴하는 것을 이용해 생물체가 죽은 후 경과한 햇수를 측정하는 방법이다.

◇BC 9∼10세기에 대한 지식공백 채우길 기대=한국발굴단이 지난해 발견한 성벽은 너비 3m의 돌성벽으로 총 길이가 10m에 불과했다. 올해는 그곳을 기준으로 좌우의 폭을 늘려 총 35m의 성벽을 더 발굴했다. 좌측과 우측으로 확장 발굴한 성벽 사이에는 파지 않은 지면이 20m 이상 있다. 그 아래 성벽이 이어져 있을 것이기 때문에 한국발굴단은 이번 발굴에서 르호보암 성벽 55m 이상을 확인한 셈이다. 특별히 확장 발굴한 성벽 우측 끝에서 불과 10여m 거리에는 히브리대학의 발굴현장이 있다. 여기에서는 르호보암 시대 이전인 가나인 시대의 유물이 발굴됐다. 홍순화 단장은 “이로 인해 이곳이 르호보암 성벽의 한 쪽 모서리 부분임을 짐작할 수 있다”며 “마지막 발굴인 내년에는 성벽 안쪽에 있을 것으로 보이는 가옥 등을 발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4차발굴 책임자인 요셉 가르핀켈 히브리대(고고학) 교수는 “라기스 발굴의 최종목표는 지층들이 수평으로 넓게 모습을 드러내게 해서 당시의 무역 행정 사회조직 예술 등 시대적 특징을 찾아내는 것”이라며 “이로 인해 BC 10세기와 9세기의 생활상을 발견하고, 유다왕국의 초기 200년에 대한 지식의 공백을 채울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라기스(이스라엘)=글·사진 이사야 기자 Isaia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