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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령 전장관 - 과학이 발달할수록 영성의 힘은 더 커진다

배남준 2016. 5. 13. 07:34

                이어령 전 장관, 통영 명예시민 될 듯


                      - 어제 12일 프레스 센터 미래 목회포럼 조찬강연에서 -(사진: 예전 모습) 


이 전 장관은 딸 민아 목사의 삶을 통해 하나님을 영접한 경험을 ‘지성에서 영성으로’라는 책을 통해 고백한 바 있다. 그는 “의심과 탐구가 지성을 낳지만, 믿음은 영성을 낳는다는 것을 깨달은 이후 진전이 없었다”며 “낮에는 무신론자로 바쁘게 살고, 밤에만 하나님을 믿는 자처럼 살았다”고 말했다. 그는 “흔들리다가도 AI와 알파고 현상을 보다보니 신앙심이 되돌아오고 있다”며 알파고 시대와 영성에 대한 깊은 통찰을 선보였다.

그가 생각하는 영성은 결코 비과학적이고 비지성적인 것이 아니다. 분명한 것은 신앙의 체험을 통해 얻을 수 있다는 점이다. 그는 “영성이란 열린 문틈 사이로 왁자지껄한 파티장의 화려한 모습을 살짝 본 것같이, 한순간 번개처럼 왔다 가는 체험”이라며 “그것을 붙잡고 끊임없이 싸워나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 점에서 영성이 없는 기독교, 교회는 복지단체와 다름이 없다. 그는 “영성이 없다면 기독교인이라 해도 윤리적으로나 심리적으로 컨설팅하는 사람들과 구분이 안 된다”고 했다. 

이 전 장관은 “기독교는 그동안 이교도와 무신론자, 이른바 마귀하고 싸워왔는데 이제는 인공지능이라는 큰 도전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AI의 눈부신 발전은 곧 유물적인 하나님을 만드는 것과 같은 것이다. 그는 “알파고가 지배하는 세상에서 인간의 결정만으로는 정치, 경제는 물론 아버지 노릇도 못하는 시대가 왔다”며 “하나님에게 매 순간 물으며 기도하듯이 컴퓨터의 운영체제(OS)에 물어보고 살아가는 시대”라고 분석했다. 스마트폰에 각종 일정과 자료, 사진 등을 저장해두고, 실시간 대화와 채팅을 하며 손에서 내려놓지 못하는 현실을 꼬집은 것이다. 

그는 “인공지능, 구글OS와 하나님 영성과의 치열한 마지막 결판이 이뤄지고 있다”며 “미래학자들이 특이점에 다다른다고 예상하는 2045년이 아니라 바로 지금 이 순간 진행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매일매일 흔들리면서도 나는 크리스천인가, 나에게 영성은 있는가 고민하며 살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예수님이 광야에서 40일간 금식기도한 뒤 사탄에게 시험받은 것과 똑같은 시험대에 한국교회가 올라있다고 말했다. 이 전 장관은 “돌덩이를 빵으로 만드는 경쟁에 뛰어들지 않은 교회가 없다. 꼭대기에서 뛰어내려보라는 요구처럼 기적이 일어났다고 하는 곳도 많다”며 “지상에서 왕이 되라고 했는데, 현재 정치하는 목사님들은 지상 왕국을 만들려는 유다와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바로 이것이 영성과의 투쟁”이라며 “마지막까지 하나님의 말씀으로 살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강의가 끝난 뒤 참석했던 목회자들의 질의가 이어졌다. 한국사회의 뜨거운 이슈인 동성애 문제에 한국교회가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가르침을 달라는 질문이 나왔다. 

이 전 장관은 “하나님이 다른 죄는 다 용서해주셨지만, 소돔성처럼 하나님이 주신 생명을 갖고 인공적으로 조작하고 이상한 짓을 할 때는 멸하셨다”고 말했다. 그는 “동성애를 정당화하고 인간의 자유라고 적극적 가치로 옹호하는 건 그렇지만, 소돔성을 치려할 때 인간의 편에서 어떻게든 한 명이라도 구하려 했던 아브라함의 마음을 가진 분들이 그들을 불쌍히 여기고 버리면 안 된다고 끌어안아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기독교는 정의의 하나님에 사랑의 하나님이 더해지면서 유대교와 다른 종교가 될 수 있었다”며 “치유될 수 없는 어떤 환자라도 품어줄 수 있는 톨레랑스를 기독교가 보여줄 때 소돔성은 구해진다”고 전했다.

이 전 장관은 이날 예정된 강연 시간을 훌쩍 넘긴 뒤에도 목회자들의 질문에 흔쾌히 답하며 시종일관 건강한 모습을 보였다. 이 전 장관은 두 차례 암 수술을 받았다. 한 참석자가 83세의 나이에도 강연과 저술 활동을 왕성하게 해나갈 수 있는 건강유지 비결을 물었다.  

그는 “건강을 생각하지 않는 것이 건강의 비결”이라며 “하나님께 건강을 맡기는 것이 나의 건강법”이라고 답했다. 이 전 장관은 알파고 현상과 지난해 한국사회를 위기로 내몰았던 메르스 현상을 주요하게 다룬 ‘한국인 이야기’ 첫 권을 이달 중 발간할 예정이다. 


                                                          2016  5,13  국민일보 미션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