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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그냥 천국에 갈래”…

배남준 2015. 10. 29. 07:17

“엄마! 그냥 천국에 갈래”… CNN, 한인 입양아 출신 엄마 울린 희귀병 딸 ‘뭉클’

입력 2015-10-28 21:37
“엄마! 그냥 천국에 갈래”…  CNN, 한인 입양아 출신 엄마 울린 희귀병 딸 ‘뭉클’ 기사의 사진
미셸 문이 희귀 불치병을 앓고 있는 딸 줄리아나 스노에게 동화책을 읽어주고 있다. CNN 방송
“다시 몸이 나빠지면 병원에는 가지 않을래. 그냥 (고통 없는) 천국에 갈래. 엄마, 걱정하지 마. 하나님이 잘 돌봐주실 거야.” 

줄리아나 스노(5)는 흐느끼는 엄마를 어른스레 다독였다. 제 얼굴만한 호흡기를 코에 매단 채였다. 줄리아나는 ‘샤르코 마리 투스(CMT)’라는 근육이 위축되는 유전성 희귀 불치병을 앓고 있다. 이 병에 걸린 어린이는 면역이 극도로 취약해져 대개 두 살을 넘기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다. 미국 CNN 방송은 27일(현지시간) 생사의 기로에 선 줄리아나의 안타까운 사연을 전하며 그녀가 다시 일어날 수 있도록 ‘기적’을 빌었다.

줄리아나의 한국명은 ‘유리’다. 한국인인 줄리아나의 엄마 미셸 문은 어린 시절 미국에 입양돼 자랐다. 성인이 된 뒤 경기도 오산기지로 발령받아 의무장교로 복무하던 미셸은 2004년 같은 기지의 전투기 조종사 스티브 스노를 만나 2년 뒤 결혼했다. 

부부는 2008년 아들 알렉스를 낳았고 2년 뒤 줄리아나를 낳았다. 까만 눈동자가 엄마를 꼭 빼닮은 딸이었다. 그러나 아이는 첫돌이 지나서도 제대로 서지 못했다. 정밀검진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남편의 신체 일부에 지닌 유전질환이 딸에게 이어졌다고 했다. 

지난해 10월 줄리아나는 퇴원했다. 이제 줄리아나는 홀로 앉거나 걷지 못한다. 도움 없이는 장난감을 손에 쥐는 것조차 버겁다. 음식물을 씹고 삼키는 근육이 약해져 배에 연결된 관으로 음식을 섭취한다. 당장은 괜찮지만 다른 사소한 질병에라도 걸린다면 목숨을 장담할 수 없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