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성 산불 진화 중 헬기 추락 순직 박현우 장로… 하늘의 베테랑, 교회서도 기둥… ‘빛과 소금’ 모범 보인 그리스도인
7년간 재정 도맡아 묵묵히 본분
3년 전에도 산불 진화 정부 포상
담임목사 “3년 더 뛴다고 하더니…”

“박 장로님, 산불 지원 나가셨다고 소식 들었습니다. 기도하겠습니다. 안전히 무사히 잘 복귀하시길 바랍니다.”
영남 지역 대형 산불이 확산하던 지난 26일 오전 11시23분 카카오톡 메시지다. 2분 만에 회신이 왔다.
“목사님 감사합니다. 지금 기상 상태가 불량해서 지상 대기 중입니다. 기도 부탁드립니다.”
“계속 기도하겠습니다. 속히 산불도 잡히고 장로님도 복귀하시길 바랍니다.”

박현우(73) 장로는 이날 오후 1시쯤 경북 의성의 야산에서 헬기를 타고 산불을 진화하다 기체와 함께 추락해 순직했다. 박 장로가 운행한 헬기는 강원도 인제에서 화재 진압 지원을 나온 S-76B 기종이었다. 이 헬기는 1995년 7월 미국에서 생산돼 30년간 운항했다. 담수 용량은 1200ℓ였다. “작업 중 헬기가 전신주 선에 걸렸다”는 목격담이 나왔다.
“장로님은 평소 연락하면 바로바로 답장을 주던 분이셨어요. 회신을 기다리는데 장광자 권사님께 전화가 왔어요. ‘에어팰리스(회사)에서 헬기가 추락해 남편이 사망했다’는 소식을 들으셨다고….”

모든 자리에서 묵묵히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해낸 신앙인. 고인을 기억하는 이들의 증언은 한결같았다.
“장로님은 묵묵히 모범을 보이는 분이셨어요. 교회가 재정적으로 어려우면 말없이 지원해 주셨어요. 일흔이 넘고 명예장로가 되셨지만 젊은 집사는 물론 청년들에게도 꼬박꼬박 존댓말을 써주셨어요. 따뜻한 아버지 같은 분이셨지요.”
아내 장 권사는 이렇게 말했다. “어제(29일) 남편을 떠나보냈는데, 처음 같이 교회에 갔던 날이 떠올라요. 결혼하고 6년 뒤 제가 예수님을 만나고 남편에게 복음을 전했을 때 남편이 단번에 ‘오케이’했어요. 우리 남편은 신앙인으로서 늘 자기 본분을 다했어요. 남편은 ‘은퇴하면 그동안 미뤄둔 여행 다니면서 맛있는 거 먹고 수석도 모아보자’고 했어요. 그런데 우리 계획과 하나님의 계획은 다른가 봐요. 그렇다고 하나님이 원망스럽진 않아요. 우리 부부는 천국에서 다시 만날 거잖아요.”
이현성 기자 sag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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