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날
주여, 가을이 왔습니다. 여름은 참으로 길었습니다.
해시계 위에 당신의 그림자를 놓으십시오.
들에다 많은 바람을 풀어 놓으십시오.
마지막 과실들을 익게 하시고
이틀만 더 남국의 햇볕을 주시어
그들을 완숙케 하여
마지막 단맛이 진한 포도주 속에 스며들게 하십시오.
지금 집이 없는 사람은 이제 집을 짓지 않습니다.
지금 고독한 사람은 이후에도 오래 고독하게 살면서
잠자지 않고, 읽고, 그리고 긴 편지를 쓸 것입니다.
바람이 불어 나뭇잎이 날릴 때, 불안스레
이리저리 가로수 길을 헤맬 것입니다
―라이너 마리아 릴케 Rainer Maria Rilke
'기독교 > 신앙칼럼,뉴스,시,그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경렬 목사님 사랑합니다 - 장민호와 동역자들 함께 (0) | 2020.10.03 |
---|---|
코로나시대 미국의 기도행진 (0) | 2020.10.02 |
어떻게 사는 것이 가장 좋은 것인가 /김형석 교수 (0) | 2020.09.12 |
[아무튼, 주말] “상금 4억원은 아프리카에···내 옷값은 1달러 ″ (0) | 2020.09.12 |
드레스덴 성모교회 영국 조종사의 유산으로 복구 (0) | 2020.09.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