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만나는 하나님
부드럽게 받쳐주는 그분
라이너 마리아 릴케
나뭇잎이 떨어진다.
멀리서 떨어져 온다.
마치 먼 하늘의 정원이 시들고 있는 것처럼
거부의 몸짓으로 떨어지고 있다.
밤이 되면 이 무거운 지구는
모든 별로부터 떨어져 고독 속에 잠든다.
우리 모두가 떨어진다.
여기 이 손도 떨어진다.
다른 모든 것들도 떨어진다.
그렇지만 이렇게 떨어지는 모든 것을
양손으로 부드럽게 받쳐주는 그분이 계신다.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시는 순수한 영혼의 고백이다. 릴케가 보기에 이 세상은 정상이 아니다. 망가져있고 병들어 있다. 스스로 치유할 수 있는 힘도 없다.
떨어지는 낙엽도 병든 우주의 증표로 보일 정도다. 밤이 되면 지구는 깊은 침묵 속으로 빠져든다. 그것은 절대 고독이라고 부를 만하다. 시인은 모든 것이 추락하는 절망을 경험한다. 어디에도 기쁜 소식은 없고 소망의 노래도 들리지 않는다.
그러나 시인은 절망하지 않는다. 고개를 들어 위를 본다. “이렇게 떨어지는 모든 것을/ 양손으로 부드럽게 받쳐주는 그분이 계신다”라고 노래한다. 믿음의 눈으로 보니 이 세상은 아직 지옥이 아니다. 버림받은 땅이 아니다. 광활한 우주는 무의미하지 않다. 하나님의 눈은 그의 피조물들은 여전히 성실과 자비로 대하신다.
시인은 연약해진 우리들의 믿음을 일으켜 세운다. 등을 토닥이고 손을 잡아주면서 속삭인다. 어떤 상황과 처지에 있을지라도 보호자와 피난처 되시는 그 분을 신뢰하라고.
나는 이제 하나님이 계심을 의심하지 않는다. 내 모든 욕망은 완전히 달라졌다. 여전히 넘어질 때가 있지만, 완전히 다른 길을 걸어간다. -헨리 마틴(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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