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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을 통째로 외우면 -영과 육이 강건해져

배남준 2018. 5. 23. 18:04


“성경 외우면 영육이 건강…  하나님과 가까워지고 머리 맑아져” 기사의 사진
김기영 목사가 지난 16일 서울 광진구 행복한장로교회에서 에베소서를 암송하고 있다. 신현가 인턴기자


성경을 외우면 어떤 점이 좋을까. 지난 16일 서울 광진구 행복한장로교회에서 만난 김기영(62) 목사는 에베소서 요한계시록 유다서 베드로전후서 디모데전후서 데살로니가전후서 9개 성경을 외운다고 했다. 성경책도 없이 성경구절을 통째로 암송(통송)해 나가던 그는 “성경을 외우면 하나님 말씀을 마음에 심어 영육이 건강해진다”고 소개했다.

“이스라엘 랍비들은 세 명이 모이면 구약성경을 필사한다고 하잖아요. 3·1운동 민족대표 33인 중 한 분이었던 고 길선주 목사님께서 요한계시록을 암송했다는 것이 큰 도전이 됐어요. 나는 얼마나 성경을 마음에 담고 있나 돌아봤죠.”

김 목사는 통송을 시작한 뒤 하나님과 가까워지고 머리도 맑아졌다고 말했다. 9개 성경을 모두 통송하는 데는 자그마치 10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통송 사역을 시작한 지는 18년째. 사람 이름이 잘 기억나지 않자 치매에 대한 두려움에서 시작했다.

아침에 일어나 암송을 시작해 잠들기까지 암송에 몰두했다. 운전과 운동을 하면서도 암송을 했다. 장마철에는 우산을 쓴 채 가로등 밑으로 가 계속 외웠다. 외워지니 재미가 있고 속도가 붙어 어느덧 9개 성경을 통송하게 됐다. 스트레스가 기억력을 감퇴시킨다는 것을 듣고는 매일 웃으며 지낸다는 그다.

김 목사가 시무하는 행복한장로교회에서는 60∼70대 권사들과 아이들이 김 목사를 따라 통송에 도전했다. 머리가 희끗희끗한 어르신들도 젊은이들이 엄두도 못 내는 암송을 1000자 정도 읊어 나갔다. 아이들은 노래하듯 즐겁게 성경을 외웠다. 김 목사는 “어린이에게는 뇌 건강에 좋고 노인에게는 치매 예방에 좋다”고 성경 통송의 장점을 열거했다.

긴 성경구절을 잘 외울 수 있는 비결은 뭘까. 노랫가락과 마중어를 사용하는 것이다. 김 목사는 “찬송가나 동요의 가락을 붙여 편곡해 외우면 뇌가 더 오래 기억한다”고 귀띔했다. 성경의 첫음절로 마중어를 만들어 칠판 등에 쓴 뒤 통송의 흐름이 끊어지지 않게 지시하는 역할을 맡긴다. 김 목사는 “펌프질을 위해 먼저 붓는 마중물처럼 마중어가 있어야 중간에 끊이지 않고 통송을 이어나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목사는 2015년부터 전국 각지의 교회와 신학교를 다니며 쉽게 통송하는 법을 강의하고 있다. 성경암송 방법을 담은 ‘성경을 통째로 암송하라’는 책을 써 목회자와 평신도 등 400여명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통송의 가장 큰 유익은 영성 훈련과 뇌 건강이라고 한다. 그는 “목회자 설교를 듣는 것만으로는 성도들이 심령에 말씀을 새기기에 한계가 있다”며 “통송의 가장 큰 축복은 심령의 변화”라고 설명했다. 암송을 통해 성도들 마음에 말씀을 새겨 넣으면 삶 속에 하나님 능력이 나타난다고 한다. “성경을 통째로 외우면 성경을 전체적으로 보는 안목이 생깁니다. 성경 통송은 영적 전쟁에서 승리하는 길입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